지역 선교와 목회에 맞는 신학교육, 교단 산하 신학교의 미래 열어 간다

지역 선교와 목회에 맞는 신학교육, 교단 산하 신학교의 미래 열어 간다

[ 총회1백주년 ] 신학대학의 새로운 도전

노영상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07일(토) 10:49

 '현장화'와 '신학적 반성' 근거로 선교전략과 사회봉사전략 세워나가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교단의 신학교육 시기를 우리는 다음의 몇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는 평양 장로회신학교 설립된 1901년부터 1940년까지이다. 이 시기에는 선교사들이 신학교육을 주도하였으며, 이 시기 후반에 이르러 남궁혁, 박형룡, 이성휘 등의 한국인 3인방이 평양신학교의 교수로 영입되어 선교사들과 협력하여 신학교육을 담당하게 되었다. 1940년부터 1953년까지 장로교회가 4개 교단으로 분리되는 분쟁과 분리의 시기로서, 이에 따라 신학교도 서로 분립되게 되었다. 고려신학교(1952), 예수교장로회 조선신학교(1953, 한신대학교의 전신)가 분립하였고, 1948년에 세워진 총회신학교가 그 후 1959년 총신신학교와 장로회신학교로 분리됨으로써, 이 시기에 교단신학교가 4개가 세워지게 되었지만 그 신학교들은 문교부에 의해 정식으로 인가된 대학들은 아니었다.
 
6ㆍ25 전후하여 우리 교단 내에 난립하였던 성경학교 및 성서신학원들이 합하여져 지방에서 문교부가 인정하는 6개의 정식 신학교가 설립되게 된다. 이 신학교들은 지난 80년대를 지나며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신학자들을 교수로 영입하면서 문교부가 인정하는 대학으로 발전하여 오는 중, 1996년에 이르러 총회는 장신대의 신학대학원을 분립시켜 각 지역 신학대학교들로 배분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었다. 이후 1998년에는 본교단의 온누리교회를 중심으로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가 설립되었으며, 최근 주안대학원대학교를 주안교회가 설립하는 등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한 목회자 교육기관이 세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며 성장하였던 본교단의 신학대학교들은 그간 나름의 역할을 해왔었다. 많은 신학자들이 한국교회와 본교단의 성장 원인을 다른 여러 요인에서 찾기도 하지만, 필자는 그 원인 중의 하나가 신학교들의 성장과 성숙에 있었음을 말하고 싶다. 한국교회의 집중 성장 시기인 1960년대부터 80년대에 즈음하여 신학교가 목회자 배출을 제때하지 못하였다면 한국교회는 오늘과 같은 성장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신학교들이 많은 목회자들을 배출하지 못했더라면 한국교회는 오늘과 같은 세계 2위의 선교국가가 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간 한국교회의 신학교들은 양적으로 충분한 성장을 하여왔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신학교의 양적 팽창이 목회자 수급정책에 이상을 가져오기도 하였으며, 목회자의 질을 저하시키는 원인을 야기하기도 하였지만, 긍정적인 면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 같다. 본교단을 비롯한 한국의 신학교들은 양적인 성장만을 한 것이 아니며, 그간 괄목할만한 질적인 성장도 하였다. 필자는 지난 30년 동안 본교단의 신학교수로 일해 왔는데, 그 동안 본교단 신학교들이 만들어온 신학적 성장이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한국교회의 병폐 중 하나는 생각하지 않고 실천하는 것에 있다. 일정한 선교전략 없이 해외에서 선교의 일들이 수행될 때가 많다. 목회에 있어서도 꿩 잡는 것이 매라는 식으로 목회에 대한 나름의 신학적 반성이 없이 목회적 실천들이 행해질 때가 많은 것 같다. 많은 신학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오늘날 신학함의 빈곤에 처해있다. 아마 한국교회에 오늘보다 더 적은 신학교들이 있었더라면 한국교회의 추락은 더 심했을런지 모른다.
 
신학적인 깊은 숙고 없인 한국교회의 새로운 변화는 불가능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더욱 많은 수의 질 높은 신학자들의 육성이 요청된다. 본교단의 장점은 신학교의 수가 많아, 많은 신학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둥지가 많다는 점이다. 거의 2백명 정도의 신학자들이 신학교의 전임교수로 활동할 수 있는 바, 이 수가 지난 동안의 본교단의 신학적 책임을 담당하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한국교회를 앞서서 이끌어간 분들이 목회자들임에 분명하나, 그런 목회를 뒤에서 백업한 것은 신학자들의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본교단과 같이 지역별로 탄탄하게 안배된 신학교들을 보유한 교단은 없다. 이것이 우리 교단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이런 신학대학교 하나를 지역에 만들려면 수천 억원의 재원이 투여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 같이 형성된 신학교들의 역량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신학교들의 목사후보생 배출과 신학적 책임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지역의 선교센터로서의 역할을 향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사료된다. 목사후보생의 교육뿐 아니라, 각 지역 목회자들의 계속교육과 평신도 중직자 교육 및 각 지역교인들을 위한 영성훈련교육을 7개 신학교들로 맡게 하여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이 지역신학교들이 각 지역의 상황에 맞으며 각 지역의 선교와 목회에 맞는 신학교로 육성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교회 및 사회와 긴밀한 연관을 맺는 것이 긴요하다고 본다. 신학교육을 보다 현장화하고 지역 실정에 맞는 신학적 반성을 함을 통해, 신학교들은 지역에 더욱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특히 각 지역의 한 마을을 정하여 그 마을에 맞는 선교전략과 사회봉사 전략을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함께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여 본 후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 내용을 그 지방 곳곳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해볼 것을 권장하고 싶다.
 
이 같은 마을공동체 만들기의 중심에 선 교회를 위한 전략들을 각 지역의 신학교들이 깊이 탐구할 때, 한국교회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신학교들이 이러한 실천적 책임을 외면한다면 교회들에 의한 신학교 설립의 필연성을 더욱 커지게 될 것인 바, 신학교들의 각성을 통해 그러한 가능성이 지양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교회를 일반병원들로 본다면, 신학교는 그 병원을 뒤에서 지원하는 의과대학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의대가 발전하여야 각각의 병원들이 발전하는 것과 같이, 신학교들이 성장하여야 교회들이 튼튼해질 수 있다. 병원에선 새로운 의학기술들을 실험하지 않지만 의과대학에선 새로운 의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실험들을 계속하는 것처럼, 신학대학들은 새로운 도전이 계속 하여야 할 것인 바, 그 같은 신학교의 도전들을 총회가 격려할 때 우리 교단은 더욱 굳건히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노영상교수(장신대 신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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