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여! 겸손히 회개하라

한국교회여! 겸손히 회개하라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 칼럼

유갑준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6월 01일(금) 16:23

중국의 '시가집'인 시경 소아에 '타산지석'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다른 산의 나쁜 돌이라도 자신의 산에 옥돌을 가는데 쓸 수 있다는 뜻으로, 별로 본이 되지 않는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도 자신의 지식과 인격을 수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최근에 불교 조계종 일부 승려들의 도박파문으로 종교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으며, 더욱이 근자에 다시 문제가 된 몇몇 저축은행의 비리의 주역들이 교회의 중직자임을 상기할 때 교회는 이것을 타산지석으로 교훈 삼아 그 어느 때보다도 자성해야 하며, 교회지도자들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세상에 희망을 주기 위해 더욱 경건에 힘써야 하겠다.
 
미국의 리더십의 권위자인 베니스(Warren Bennis)는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위협에 대해 첫째는 핵무기 전쟁으로 인한 인류전멸의 위협이고, 둘째는 전염병과 생태계 파괴의 위협이며, 셋째는 심각한 리더십의 위협이라고 경고하면서 이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리더십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물론 이 지적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교회는 이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가 한번 리더십을 잃어버리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으며, 이것을 회복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오랜 기독교의 역사를 통해서 볼 때 오리겐, 크리소스톰, 어거스틴, 루터, 낙스, 백스터, 에드워드 등 위대한 목회자가 있었을 때 교회가 부흥했으며, 또한 사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청교도의 거장인 백스터는 17세기 황폐화된 영국교회를 새롭게 했고, 또한 목회자들을 개혁함으로써 청교도 운동을 꽃피우게 했다. 그리고 에드워드는 경건한 삶을 통해서 미국의 대각성운동을 일으키는 선구자가 되었다. 길선주목사는 말씀과 기도와 학문연구의 균형 잡힌 영성으로 한국교회의 기틀을 바로 세웠으며, 이것이 결국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으로 이어져서 한국교회의 부흥의 불길을 타오르게 했다. 이런 뜻에서 오늘 한국교회의 문제는 목회자의 문제요, 목회자의 문제는 곧 영성의 문제로서 오늘의 한국교회의 위기는 목회자의 영성회복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교회 안에서의 역기능적인 모습이나 교회 밖의 거대한 반기독교 역풍에 대해서 정치적으로나 이념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신앙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의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로 목회자들은 직업인이나 종교인이 아닌 하나님의 소명받은 종으로서 지속적인 영성훈련을 해야 한다. 물론 오늘의 목회자들은 비록 수도원이라는 제한된 수련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지는 않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운반하는 성직을 수행하는 자로서 수도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철저하게 말씀과 기도의 영적훈련을 쌓아서 영적으로 권세있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둘째로 한국교회는 세상적인 복을 추구하기 보다는 영혼사랑의 정신을 가져야 하겠고, 특별히 천국을 지향하는 올바른 종말신앙을 가져야 한다. 오늘날 교회는 점점 복음보다는 윤리, 도덕, 처세술, 세상 복을 강조하다보니 자연 세상 욕심으로 가득 차게 되어서 여러 사회적 병리현상을 낳게 되었다. 따라서 바른 현세관과 내세관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본이 되며 공의를 세우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셋째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생각하며 세상 사람들을 뜨겁게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특별히 작은 자들, 즉 가난한 자, 장애자, 사회적 약자, 다문화 가족 등에 대해 따뜻한 사랑을 보냄으로 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오늘날 세상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반기독교적 트렌드는 목회자에게 영적으로 숭고한 삶을 살라고 하는 채찍으로 여겨지며 또한 한국교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게 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따라서 타종교의 잘못을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의 부족과 허물을 겸손히 보면서 교회가 세상에 대해 진정한 소망이 되기 위해 먼저 우리 자신들을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유갑준목사 / 송정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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