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필요하다

농촌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필요하다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5월 22일(화) 11:58
해마다 찾아오는 농어촌주일이다. 그런데 별 감흥이 없다. 반복되는 레토릭일 뿐인가! 농업은 사양 산업이요 농촌공동체는 이미 붕괴되었다. 반만년의 역사와 삶을 지탱해온 기간산업이 지난 50여 년 동안 맘몬의 힘 앞에서 소리없이 무너져 내렸다.
 
지금 한국의 식량 자급율은 26%, 에너지 자급율은 3% 수준이다. 인간 삶에 필수적인 이 두 가지를 거의 해외에 의지하고 있다. 기후 대재앙과 식량파탄이 예고되고 있는 위기의 시대에 '한강의 기적'은 과연 얼마나 지속가능할(sustainable) 것인가? 심각한 문제이다. 편리와 풍요에 도취되어 대책없이 앉아 있으면 얼마 후 큰 불행을 겪게 될 것이다. 노아시대의 홍수심판처럼 말이다. 오늘 농어촌은 식량과 에너지의 자립이 불가능한 도시문명을 지탱시켜 주는 생산기지일 뿐이다. 식량과 에너지 생산이 농어촌에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농업과 농촌의 붕괴는 사회와 문명의 붕괴로 이어진다. 근본을 무너뜨리고 세운 건물은 잠시 영화를 누리고 사라지는 바벨탑일 뿐이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에덴동산에서 내쫓으시면서 그 근본된 토지를 갈게 하셨다. 땅의 사람으로 살게 하신 것이다. 이후 가인이 아벨을 죽이고 땅으로부터 유리(遊離)되어 다니다가 자구책으로 에녹성을 지어 살면서 도시문명이 시작되었다. 이 도시문명의 홍수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문명전환의 시대이다. 농업과 농촌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신학적이고 문명사적인 통찰이 요구되고 있다. 어려운 농촌교회를 도와준다는 물질적인 시혜의 차원을 넘어서서 미래의 새로운 '삶의 양식'을 창조해 내는 현장으로서의 농촌이요, 농촌교회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귀농 및 귀촌인 숫자가 날로 증가하는 것은 시대의 징조이다. 도시 및 농촌교회가 신앙고백과 인식의 공통 기반을 가진다면 미래사회의 새로운 희망을 잉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할 수 있는 일일까?
 
엘리야 선지자의 신앙과 용기, 그리고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천명이 있었음을 생각하면 절망할 일만은 아니다. "남은 자가 능하신 하나님께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언한 이사야의 확신은 희망을 준다. 노아시대, 도시문명에 현혹되어 땅과의 관계까지 파괴함으로써 홍수 심판의 대재앙을 초래한 사건을 오늘에 되새기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교회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노아가 포도원 농부가 되어 심판 후의 새시대를 열어갔다는 사실은 오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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