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서당]21세기 에큐메니즘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잠재력을 보다

[에큐메니칼서당]21세기 에큐메니즘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잠재력을 보다

[ 선교 ]

장윤재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5월 08일(화) 15:56
이화여대 기독교학부 장윤재교수가 WCC 10차 총회 유치의 전 과정과 주제 선정의 절차들을 담아 정리한 '정의의 눈으로 보는 생명과 평화-10차 WCC 부산총회의 주제에 대한 한 신학적 이해' 중 일부를 발췌 게재한다. 장윤재교수는 이 글을 통해 에큐메니칼 운동의 궁극적인 지향점과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WCC 10차 부산 총회가 새로운 에큐메니칼 운동의 지평을 여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WCC가 왜 시리아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부산을 차기 총회 개최지로 선정했는지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난 9차 총회의 실무총책을 맡았던 WCC의 한 책임자는 이번 10차 총회의 유치국을 결정할 때 무엇이 한국교회로부터 매우 인상적이었는지 말했다. 그는 한마디로 한국교회의 초대장 안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강한 협력의 느낌"(strong sense of togetherness)이었다. 한국교회가 9차 총회 유치를 위해 보냈던 초청장과 이번 10차 총회 유치를 위해 보낸 초청장을 비교해 봐도 큰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다. 이번에는 WCC 회원교회를 넘어 많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서명이 추가됐다. 중국교회와 일본교회의 지지도 크게 작용했다. 한마디로 WCC는 한국의 다음과 같은 매우 독특한 상황에 끌린 것이다. 아시아의 국가이면서 인구의 25%가 기독교인이고,가장 높은 개신교 비율을 자랑하면서,종교 간 평화를 이루고 있고(유혈충돌이 없고),가톨릭과 복음주의자들과 오순절교회와 에큐메니칼과 정교회가 협력하는,그래서 '21세기 에큐메니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잠재력으로 가진 나라라고 세계교회 지도자들은 본 것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대안적 정의운동으로서 생명과 평화의 운동을 더욱 힘차게 추진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의 권리로서 하나님의 정의를 기치로 내걸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일을 '함께' 해야 한다. 우리가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길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 세계교회가 오는 2013년 한국에서 기대하는 것도 '정의'와 '생명'의 운동에서 어떻게 그리스도의 교회를 '일치'할 수 있는가이다.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기존의 '에큐메니칼'이 '에반젤리칼'와 '오순절'과 '정교회'와 협력해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운동을 하느냐하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이 세계교회의 지형변화 속에서 앞으로 걸어가고자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40년 후인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30억 명의 기독교인 가운데 50% 이상은 아프리카에,그 다음 남미와 카리브해에,그 다음은 아시아와 유럽에,마지막으로 북미에 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세계교회의 지형변화는 교회 간의 협력과 일치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틀,그리고 접근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WCC'와 '에큐메니칼 운동'은 동의어가 아니다. 에큐메니칼 운동에 의해 만들어진 기구는 영원한 것도 아니다. WCC 안에서는 지금까지 WCC 안에서 누려온 교회 간 친교를 로마 가톨릭과 오순절교회,그리고 복음주의 교회로 넓혀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을 '하나의 새롭고 보다 넓은 지구적 포럼'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있다. 또한 기존의 '교회 협의회'가 회원교회에 의해 안수 받은 지도자들에 의해서만 이끌려 가는 것을 반성하면서 학생과 청년,여성,평신도 운동의 강화와 그들의 참여를 강조한 바 있다. 2013년 총회는 이와 같은 에큐메니칼 운동의 새 판짜기의 시작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지형은 이와 같은 세계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의 새로운 방향성을 가름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WCC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지만 그 핵심은 '대화'라고 할 수 있다. WCC는 서로 다른 배경과 역사 및 교리를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만나 다툼과 분열과 상쟁의 역사를 회개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가려는 '대화의 창'으로 이해될 수 있다. 분열된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하나되지 않은 교회는 세상으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이 보내신 아들이라는 사실을 믿게 할 수 없다.(요17:21) 교회의 하나됨은 교회의 교회됨을 위한 관건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경쟁적이고 개교회적인 양적 팽창의 시대를 끝내고 질적인 성숙과 내실화를 도모할 때를 맞이했다. 바로 이 질적인 성장과 내실화의 관건이 에큐메니칼의 정신이고 운동이다. 그것이 21세기 한국교회를 살리고 재도약하게 만드는 발판이 될 것이다. 2013년 WCC 총회의 한국유치는 바로 그런 패러다임 전환을 향한 하나님의 새로운 초대라고 믿는다.


장윤재목사/이화여대 기독교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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