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서당]생명의 하나님,정의와 평화로 우리를 이끄소서

[에큐메니칼서당]생명의 하나님,정의와 평화로 우리를 이끄소서

[ 선교 ] 10차 부산총회(2013년)와 그동안 총회의 주제들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2년 04월 24일(화) 15:17
부산총회는 1961년 인도의 뉴델리 총회 이후 42년 만에 열리는 아시아 대륙의 총회이다. 그러나 부산 총회의 주제를 결정하는 과정에는 한국교회의 요청이 크게 반영되었다.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의견은 부산총회의 주제가 생명의 중요성과 한국의 통일,아시아의 정의와 평화 문제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수렴되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앙과 직제위원회는 이러한 의견을 모아 "삼위일체 하나님과 생명,평화,치유"를 WCC에 제안했다. 특히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생명'과 '평화' 문제는 WCC 중앙위원회 안에서 큰 설득력을 갖게 되었다. 다른 한편 아시아에서 '정의' 문제는 중요한 선교적 과제라는 제안이 필리핀 교회로부터 나왔다. 그 결과 부산총회의 주제는 '생명의 하나님,정의와 평화로 우리를 이끄소서'(God of Life,lead us to justice and peace)로 결정되었다. 총회의 주제를 뒷받침하는 성경구절로는 이사야 42:1~4절로 하나님의 종은 "상한 갈대를 꺽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리로 공의를 베풀고"(3절),"낙담하지 아니하고 세상에 공의를 세우기에 이른다"(4절)는 것이었다. "갈대"와 "등불"은 생명을 나타내고,"꺽지 아니하며" "끄지 아니하고"는 평화를 나타내며,"공의"는 정의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제는 9~10차 총회에 이어 하나님에 중심을 두면서 교회의 선교과제가 생명과 정의와 평화인 것을 강조했다. WCC 총회 주제에서 생명이 언급된 것은 6차 뱅쿠버 총회였다. 그러나 정의와 평화가 주제로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시아에서는 생명,정의,평화 문제가 교회의 일치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반증한다. 또한 이 주제는 WCC가 전통적으로 강조해 온 정의,평화,창조보전(JPIC)이 아시아 에큐메니칼 운동의 주요 의제라는 점을 나타냈다. 이번 총회 주제를 결정하는 일에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공헌을 한 것만큼 이제는 이 주제를 해석하고 교회의 삶에 깊숙이 반영하는 작업이 WCC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서울장신대 정병준교수는 1차 총회 때부터 WCC 총회 주제들을 이렇게 분석하고 있다. 우선 그는 WCC 주제들이 철저히 삼위일체론에 근거하고 있다고 말한다. 주제에서 하나님을 강조한 총회는 1차,4차,8차,10차 총회이며,기독론은 2차와 3차,5차,6차다. 끝으로 성령론은 7차 총회 주제에서 강조되고 있다.
 
WCC 창립총회의 주제는 하나님으로 시작해서 희년총회를 거쳐 9차 총회에서 하나님으로 돌아왔다. WCC 총회 주제의 가장 중심에는 기독론이 위치하고 있었다. 그것은 WCC의 초기 헌장에서 나타나듯이 WCC는 "아래로부터의 기독록"과 "위로부터의 기독론"이 배타적이지 않게 공존했다. WCC 총회 중 해방과 진보가 가장 강력하게 나타난 4차 총회가 종말론을 사용한 것은 인상적이다. 기독교의 종말론은 혁명성을 가장 잘 드러내 준다. 그러나 역사적 진보와 하나님 나라 사이에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신학적 과제로 남아있다. 성령론은 영성문제와 생태계의 문제를 다룰 때 사용된 주제였다. 종교적 다원성의 사회 안에서 성령의 역할을 어디까지 개방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도 전통적인 관점으로 돌아갔다.
 
9차 총회에 이르기까지 총회 주제들 가운데 주어는 삼위일체 하나님이었고,그 대상은 세상과 만물이었고,교회에 대한 언급이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그것은 WCC 선교신학이 하나님 선교 개념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선교의 주체는 하나님이고 교회는 그 선교의 도구이다. 세상은 하나님께서 사랑하고 일하시는 현장이 된다. 10차 총회의 주제는 주어가 하나님고 그 대상은 '우리'(교회)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이끄시는 주체는 하나님이다. 더불어 하나님과 세상 사이에 화해론적인 혹은 성례전적인 주제가 나타난다. 이러한 개념들은 하나님께서 세상에 관계하는 구속가적 역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들이다. 주제를 선정하는 과정에는 세상과 성서의 세 축이 긴밀하게 연결된다.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WCC의 주제와 분과토의 주제들을 보면 현실의 도전에 대한 응답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WCC 주제들은 단순한 대응이 아니라 반드시 신학적 성찰과 과거 에큐메니칼 운동의 성광를 깊이 고려해서 결정했다. WCC 총회주제는 교회의 신앙고백과 함께 세상의 시대적 징조를 해석하는 예언자적 통찰력과 신앙적 비전을 직관하는 예리한 수사학이 사용됐다.


자문:서울장신대 정병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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