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서당>제2차 에반스톤 총회(1954년)

<에큐메니칼 서당>제2차 에반스톤 총회(1954년)

[ 선교 ] 냉전대립과 탈식민지화 운동 고조, '함께 모이자'에서 '함께 성장하자'로 변화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2년 01월 17일(화) 15:43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교회는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다. 1937년에 북미교회는 WCC 중앙위원회의 60개 의석 중 12석을 차지했으나,에반스톤 총회에서는 총 90개 의석 중 22석을 차지했다. 재정적인 면에서 미국교회의 기여는 두드러졌다. 록펠러는 WCC 본부 건물 구입비 54만불을 기부했고,미국교회가 WCC의 연간 재정에서 부담하는 비율은 1949년에 82.9%로 가장 높아고 이듬해인 1950년에도 81.6%로 재정의 거의 대부분을 책임졌다. 제2차 WCC 총회는 자연스럽게 미국에서 개최됐다. 이 곳에 1백61개 회원교회의 5백2명의 총대가 참석했다. 이 시기는 냉전대립과 탈식민지화 운동이 고조됐다. 무엇보다 1948년 동베를린이 봉쇄됐고,1949년에 북대서양조약기구가 결성되면서 미소 사이에 냉전 블럭이 형성됐다. 그해 중국이 공산화됐다. 1950년엔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탈식민지화 운동으로 신생국가들이 탄생하고 있었다. 1949년에 인도네시아가 독립했고 53년과 54년에 이란과 과테말라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는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이런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1950년대 에큐메니칼 운동의 관심은 탈식민지화와 신생국의 국가건설에 집중됐다. WCC 내부에서도 서구교회들과 신생교회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났다. 1950년 한국에 전쟁이 발발하자 토론토에서 모인 WCC 중앙위원회는 '한국 상황과 세계질서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유엔이 한국에서 경찰행동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WCC가 초교회를 지향한다는 비난에 대처하기 위해 WCC의 본성을 밝히는 '교회, 교회들, 세계교회협의회'라는 문서를 발표했다. 한편 1952년에 열린 세계선교사협의회(IMC)에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신학개념이 등장해서 WCC 선교신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2차 총회의 주제는 '그리스도-세상의 소망'(Christ-the Hope of the World)이었다. 앞서 언급한 1950년의 토론토 WCC 중앙위원회는 차기 총회 주제에 대해 "세계는 거짓희망,절망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총회 주제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와 세상 모두에게 유일한 희망이라는 확증을 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WCC 헌장과 함께 이 주장은 향후 WCC 총회 주제들이 강력하게 기독론을 반영하도록 방향을 결정지었다.
 
에반스톤 총회는 교회들이 이념적 동서갈등,경제적 남북갈등,인종적 흑백갈등을 초월해 서로 일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총회는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과 그 안에 있는 종말론적인 희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종말론적 희망(하나님 나라)의 의미와 그 역사적 관련성에 대해서는 견해가 일치하지 못했다. 주로 유럽교회들은 희망을 종말론적으로 이해했고, 미국교회들은 그것을 현실적 낙관론으로 이해했다. 에반스톤 총회도 암스텔담처럼 기독론 중심적인 '비교교회론'에 머물러 있었다. 다만 '함께 모이자'에서 '함께 성장하자'로 강조점이 변화됐다. 2차 총회에서는 모두 6개의 분과주제들이 다뤄졌다. 1분과에서는 교회일치를 다뤘고,2분과에서는 하나님의 선교를 다뤘다. 3분과는 1차 총회에서 주장한 '책임사회' 개념을 더 발전시켜서 "책임사회는 사회ㆍ정치적 대안이 아니라 사회질서를 평가하는 기준이며 우리가 선택할 사항에 대해 안내해 주는 지침이다"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교회는 국가의 양심이 되어야 한다"는 윤리신학을 제시했다. 4분과에서는 최초로 제3세계의 경제적 저개발지역의 문제를 다뤘다. 5분과는 종교자유와 인종평등 문제를 다뤘다. 에반스톤 총회에서는 인종평들을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그로 인해 인종차별정책을 고수하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3개 네덜란드 개혁교회들이 WCC를 탈퇴하기도 했다. 6분과에서는 평신도가 교회와 세상 사이를 연결하는 선교적 책임을 지니고 있다는 '평신도 신학'을 강조했다.
 
(자문:서울장신대 겸임 정병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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