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교회 소금 같은 교회, 주산교회

빛나는 교회 소금 같은 교회, 주산교회

[ 교단 ] 주산리 주민의 '애경사(哀慶事)'는 주산교회의 가장 큰 행사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1년 12월 09일(금) 15:45

사례비 털어 '방역소독'으로 주민 돕기 시작,지역사회 필요 고민하고 해결 노력
교인들 자발적으로 '옥합선교회' 조직,체계적인 복지사역으로 실천적 섬김 펼쳐

   

"지역사회 없이는 교회가 있을 수 없죠. 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해 녹아드는 소금이 되고,자신을 희생하고 태워 어둠을 밝히는 빛을 발해야 합니다"
 
지역사회를 너무나 사랑하는 교회,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화목하고 생동하며 꾸준히 성장하는 교회가 있다. 전라남도 담양군 고서면 주산리에 위치한 전형적인 농촌교회,광주동노회 주산교회(김광훈목사 시무)가 주인공이다.
 
고령화와 이농현상으로 현 교세를 유지하는 것이 곧 성장이라고 여겨지는 농촌지역의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주산교회는 특별한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복음의 지경을 넓혀가고 있다.
 
1970년 12월 설립돼 올해로 41주년을 맞이한 주산교회. 1986년 김광훈목사가 부임한 이래 사회복지선교 분야에서 당당히 앞서가는 농촌교회이다. 특히 최근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는 지역특성을 감안한다면 60여 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한 이력은 전국의 농촌교회에 기적과 같은 희망의 메시지로 울려 퍼지고 있다.
 
김광훈목사는 "부임 당시 교회가 지역주민들에게 칭찬 받지 못할망정 손가락질은 절대 받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짐과 함께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며 교회가 진행하는 다양한 사역들을 소개했다.
 
주산교회가 지역주민을 위해 펼친 복지사역의 첫 출발은 '방역소독'이었다.
 
   
김 목사는 "당시 교회재정이 한 달에 10만원도 안돼는 상황이었는데 사례비를 털어 50만원짜리 방역소독기를 구입했다. 그리고 성도님들과 지역주민들의 가정을 홀로 방문해 최선을 다해 소독했다. 우리집,우리교회를 사랑한 마음으로 마을 곳곳에서 10여 년을 소독했다"며 "그러자 주민들의 반응이 뜨거웠고,그 때부터 외면만 하던 교회를 향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것이 주산교회 사회봉사의 시초였다"고 전했다.
 
지금에야 농촌지역도 방역소독이 필요 없을 만큼 깨끗한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20여 년을 돌이킬 때 주민들을 위한 최고의 복지를 '위생'으로 생각했던 김 목사의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지역사회의 필요를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한 김 목사의 노력의 흔적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방역소독으로 지역사회와 소통의 통로를 확보한 김 목사는 곧바로 타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통학을 돕기 시작했다. 목사에서 운전기사로 변모한 것이다. 김 목사에서 15년 동안이나 지역사회의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김 기사'가 됐다.
 
김 목사의 섬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교회 성도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애경사를 직접 챙기기 시작했고,마을에서 진행되는 모든 행사를 교회 행사처럼 최대한 협력했다.
 
김 목사는 "봉사 초창기 우리 성도,우리교회만 생각했다면,지역사회와 하나 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 사회와 주민들을 복음의 대상,미래의 교인으로 생각했기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의 지속적이고 변함없는 실천적 봉사의 삶이 이제는 주산교회 성도들의 삶에도 영향을 끼쳤다. 교회 성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돈 안들이는 봉사의 방안들을 강구한 것이다.
 
김 목사는 "교회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물질로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죠. 고민 끝에 노인정을 찾았고,청소를 하기 시작했다"며 "이 봉사가 교회 성도들이 실천하는 봉사사역에 새로운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노인청 청소봉사는 독거노인의 가정을 방문하는 재가복지로 확대됐고,이제는 거동불편 독거노인 목욕,우유제공,지역 보건소와 연계한 의료지원봉사 등의 전문적인 봉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주산교회의 복지사역은 '환경운동'을 통해 가속도가 붙었다. 

"교회에서 폐지를 모으기 시작했다. 아마 이면지를 공식문서로 사용하는 곳은 우리교회가 유일할 것이다. 이 운동에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면서 지역사회에 대대적인 환경운동이 펼쳐졌다"며 "이를 통한 수익금을 지역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소소히 시작했던 주산교회의 사역이 이제는 대외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복지사역의 필요성을 공감한 성도들은 자발적으로 옥합선교회(회장:박형술)를 조직했다.
 
선교회를 통해 지역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복지사역에 돌입했고,지역 공공기관까지 주산교회의 사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를 배경으로 청소년 복지 및 교정복지,장애인 단체와 협력한 장애인 복지,외국인 노동자 선교,인근 군부대 선교 등을 위한 사역에도 불을 태웠다. 무에서 시작했던 농촌교회의 복지사역이 유를 창출하며 감사의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이다.
 
이정도면 지역 사랑하는 교회와 목회자로 안주할 법도 하건만 김 목사와 주산교회의 지역 사랑의 시선은 더욱 넓어졌고,최근에는 2백여 평 규모의 새로운 예배당을 건축해 제2의 부흥을 꾀하고 있다.
 
특히 김 목사는 "지역을 사랑하려면 지역을 가장 잘 아는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지역상황을 이해한 후 '가사문화 해설사' 및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의 '대나무 해설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 담양지역복지협의회 위원,고서면 주민자치위원,담양군정책자문위원,남북교류협력위원,담양시민단체 상임의장,생태도시담양21협의회 회장 등을 감당했다. 정말 지역사회에 관심 많은 목회자다.
 
김 목사는 "주산교회는 한결같이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고 있다고 하지만 교회만을 위한 섬김이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진심을 다해 변함없이 지역사회와 주민들을 사랑하는 소금과 빛의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끊임없이 변모하는 지역사회와 발맞춰 묵묵히 헌신과 섬김의 봉사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했던 주산교회. 좌절하는 농촌교회와 한국교회의 실천적 섬김의 자세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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