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 양성위해 두 딸 조의금 기부한 목회자

신학생 양성위해 두 딸 조의금 기부한 목회자

[ 피플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1년 11월 14일(월) 16:38
"너무나도 예쁜 딸들이었습니다. 보고 싶은데, 만져보고 싶은데…이제는 천국에서 만나야죠"

교통사고로 신학생이던 두 딸을 잃은 본교단 목회자가 신학생 양성을 위해 조의금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따뜻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서울동노회 주봉채목사(경기중앙교회)는 지난 여름,가족과 여름성경학교 준비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타이어가 펑크 나는 불의의 사고를 당해 딸 셋 중 장녀 은총(24ㆍ서울장신대),막내 영광(20ㆍ서울신대) 씨를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보냈다.

음악치료사를 꿈꿨던 은총씨는 서울장신대에서 교회음악을 전공하며 학교 새벽예배에 4년 동안 피아노 반주자로 봉사했으며,영광씨는 서울신대 사회복지학과 '천사'로 불리며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학우들을 돌보는 모범적인 학생이었다고.

갑작스럽게 두 딸을 잃은 사연이 여전히 알릴만한 일이 아니다며 여러 번 인터뷰를 고사한 주 목사는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이었다. '하나님 나를 데려가시지 왜 그 예쁜 딸 들을 데려가시나요?' 기도하며 울부짖었다. 하지만 변함없는 하나님의 은혜와 감사로 아픔을 이겨내고 있다"며 "아버지가 목회하는 작은 교회에 묵묵히 헌신 봉사자로 섬겼던 내 딸들은 나에게 순교자"라고 울먹였다.

이어 주 목사는 "13년 전 경기도 남양주시에 개척한 교회에는 여전히 두 딸의 손 때 묻은 곳이 많다"며 "딸들을 생각하니 한국교회 신학생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하게 됐다"며 딸들이 다녔던 학교 측에 조의금을 기부한 이유를 들었다.

주 목사는 지난달에 서울장신대에는 그랜드피아노를,서울신대에는 5백여 만원을 각각 전달했다.

마직막으로 딸들의 응원에 힘 입어 목회에 생명을 걸겠다는 각오를 밝힌 주 목사는 "교회 성도님 한 분이 꿈을 꿨는데 우리 딸들이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아빠는 꼭 목회를 해야 한다'고 말이죠. 이제는 아픔을 뒤로하고 양들을 위해 목회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도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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