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윤리> 연속 심포지엄 -'목회자와 돈'

<목회자윤리> 연속 심포지엄 -'목회자와 돈'

[ 특집 ] 교회와 투자-교회와 목회자의 투자에 대한 성경의 입장정리

박정윤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1월 04일(금) 16:36
최근 일부 목회자가 교회 돈으로 주식투자를 통하여 손실이 발생한 뉴스가 알려지면서 목회자의 주식투자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거운 것 같다. 본 원고의 목적은 청지기의 관점에서 교회와 목회자의 투자에 대한 성경의 입장을 정리하여 제시하는 데 있다. 여기서 투자는 주식투자, 펀드투자, 부동산투자를 말한다. 또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와 구주로 믿는 신자들의 공동체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주식투자에 대한 목회자의 입장은 세 가지인 것 같다. 첫째, '주식투자는 어떤 경우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절대 부정적 입장이다. 둘째, '주식투자는 투기가 아니라면 신중하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방선기, 이상덕 등). 셋째,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한 사회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ing)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투자를 통하여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긍정적 입장이다.

성경은 어느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가를 말씀에 기초하여 평가해 보자. 교회는 하나님의 자원을 맡아 관리하는 청지기이다. 교회가 맡은 자원에는 진리(truth), 재능(talent), 돈(treasure), 시간(time)이 있지만 여기서는 주로 재무 자원, 즉 돈에 국한해서 다루기로 한다. 성경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돈에 대한 청지기의 태도는 크게 세 가지이다(Stevens, 1997). 첫째는 돈을 낭비하는 태도이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둘째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유산을 먼 나라에 가서 창기와 함께 낭비했다. 둘째는 사장시키는 태도이다. 한 달란트 받은 종이 그것을 땅에 감추어 둔 경우나 한 므나를 받아 그것을 수건에 싸둔 예가 사장의 태도이다. 셋째는 투자의 태도다. 두 달란트와 다섯 달란트를 받은 종이 그것을 가지고 바로 가서 장사한 예는 투자를 한 예이다. 그렇다면 청지기로서 교회가 맡은 자원에 대한 바른 자세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원을 낭비하거나 사장시킬 것이 아니라 주인의 뜻을 바로 이해하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투자하여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청지기로서 우리는 투자에 대한 동기를 살펴보아야 한다. 잘못된 투자동기가 있고 바른 동기도 있다. 먼저 그릇된 투자동기로는 탐심, 나태, 교만, 게임 등이 있다(Burkett, 1992). 탐심은 사람이 필요한 것 이상으로 더 가지고자 하는 욕구를 말하는데 이것은 오늘날 합리화하기 쉬운 동기이다. 탐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면 이미 있는 것도 다 잃어버리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이런 사람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우리의 자원이라는 진리를 기억하는 것이 좋다. 이 진리를 놓치게 되면 우리가 아무리 많은 돈을 가지더라도 만족할 수 없다.

성경의 관점에서 보면 타당한 투자동기에는 세 가지가 있다. '더 많이 나누기 위해 투자하기', '미래의 가족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투자하기', '복음을 진전시키고 특수한 필요를 위해 투자하기'가 바로 타당한 투자동기다.

다음은  성경에서 발견한 기본적 투자원리다.

1. 채무보증과 같은 우발채무를 책임지지 말라. 잠언은 '다른 사람의 채무에 대해 보증을 서지 말라'고 여러 번 반복해서 경고하고 있다(잠언 6: 1-5; 11:15; 17:18; 20:16; 22:26-27; 27:13).
2. 투자위험은 기대수익률에 비례한다.(잠언 21:5).
3. 분산투자를 하라.(전도서 11:2)
4. 일확천금을 약속하는 투자에 속지 마라.(잠언 23장 4-5)
5. 퇴직이후의 삶을 위해 되도록 빨리 적립을 시작하라.
6. 사회책임투자를 하라.(잠언 11:1)
7. 가격이 오른 것은 적어도 당분간 하락한다.(전도서 8:7).
8. 빌린 돈으로 투자할 때는 신중을 기하라. (신명기 28:12, 44)
9. 투자소득에 대해서도 십일조를 하라. (잠언 3:9-10, 28:14), (신명기 8:17-18)

이제 교회가 이러한 투자원리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정리해보자. 이 투자원리는 교회의 모든 투자부분에 적용이 가능하지만 여기서는 목회자의 퇴직금, 성전건축, 사회적기업의 세 영역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사회책임투자펀드를 목회자의 퇴직금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교회의 담당위원회와 목회자가 의논하여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목회자와 교회가 급여의 일정률을 퇴직금을 위해 장기적으로 적립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교회가 목회자의 퇴직금을 한꺼번에 마련해야 하는 부담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다.

또한, 수년전부터 한국교회는 성전건축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토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개축하거나 신축하는 사례가 많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홍순현 외, 2009). 한국교회는 빚에 대한 성경의 탁월한 지식과 지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금융기관으로부터 많은 금액을 차입하여 성전을 건축함으로 차입금의 상환압박과 함께 이자지급으로 인해 헌금을 낭비하고 있는 현실이다. 교회는 차입을 통해 서둘러 건축을 하기보다는 건축자금이 마련될 때까지 건축시기를 연기함으로써 교회자원의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 

끝으로 지금은 어느 때보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한 시기이다(김찬목, 2008). 교회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지만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개신교 교인이 감소추세에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럴 때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창업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본 원고의 목적은 투자에 대한 성경적 원리를 정리하고 이를 실제 교회의 투자영역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 있었다.

먼저 성경은 재무자원을 낭비하거나 사장시키지 말고 투자를 통해 교회가치를 극대화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이어서 성경에서 발견한 10가지의 투자원리를 설명하고 정리하였다. 주식을 투자할 때는 개인적으로 직접투자하기 보다는 펀드형태로 자신의 위험성향에 맞추어 펀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다음에는 사회책임투자가 성경적 토대위에 발전되었다는 것을 설명하고 사회책임투자의 세 가지 실행전략을 교회가 목회자의 퇴직금, 성전건축, 사회적기업 등의 영역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예시하였다. 성전건축을 할 때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여 교회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주의를 제기하였다.

개신교의 교인수가 감소하고 있는 지금은 어느 때보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수행을 위한 사업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교회의 사회적 책임 수행에 있어서 담임목사를 비롯한 전담 교역자가 가장 무거운 책임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김찬목, 2008). 이와 함께 목회자의 윤리성에 문제가 없도록 교회의 지도자들이 각성할 필요가 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 악의 뿌리'라고 외치는 자가 스스로 돈을 사랑하고 재물에 정직하지 않는다면 주일마다 외치는 설교가 과연 성도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겠는가! 이제는 목회자들이 실제 삶을 통해 설교를 하여야 할 때이다.


기윤실 부설 기독교윤리연구소
박정윤교수(영남대학교 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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