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가 준 교훈

'도가니'가 준 교훈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0월 06일(목) 14:22
 
최근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한 '도가니'가 개봉돼 1주일만에 1백5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개봉 이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광주 인화학교 청각장애 학생 성폭행 사건의 실화를 다룬 이 영화를 보고 국민들은 가벼운 처벌을 받은 성폭행 가해자들과 아무런 재재를 받지 않은 학교 재단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여론이 확산되자 경찰은 인화학교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실시하는가 하면, 교육 당국은 전국 장애 특수학교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관련법 개정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 인권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장애인 인권에 대한 보장이 큰 이슈 중 하나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학교 재단이 기독교 재단이라는 점에서 반기독교 정서를 더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을 상대로 엄청난 범죄를 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을 기다리는 재단 이사장이 법정 앞에서 반성하는 모습이 아닌 성경책을 들고 무죄 판결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은 기독교인의 시각으로도 충격적인 장면일 수밖에 없다. 성폭력 가해자들은 여전히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성폭력을 고발하며 학교에 저항한 교사만이 해임되었을 뿐이다. 이 사건은 모처럼 기독교가 한 목소리를 내었던 사학법 개정반대운동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지난 9월 본교단 제96회 총회가 '그리스도인,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성총회를 통해 본교단 소속 교인들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세상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할 여러 가지 정책과 실천 방안을 마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총회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는 '도가니'라는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교회가 이 땅에서 어떤 존재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됐다.
 
한 사람의 감독과 하나의 영화가 이 땅에 수 많은 도전을 주고 있는 반면, 오늘날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수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만 그 영향은 크지 않는 듯하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는 그 지역에서 '도가니'라는 영화가 보여줬던 그러한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이 사회의 부패한 현실을 고발하고 치유의 칼날을 들이댄 것처럼 오늘의 교회는 부패해 가는 세상을 소금과 빛으로 밝히고 정화해야 한다. 어떻게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지를 함께 고민하고 자숙하며 겸손한 자세로 세상을 섬길 뿐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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