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기획> 장애아 교회교육 지침 마련 필요하다

<교육 기획> 장애아 교회교육 지침 마련 필요하다

[ 다음세대 ] 장애인 복음화율 저조…"배려않는 교육시스템" 지적, 장애인 인식 전환 및 장애인 신학 정립 필요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1년 09월 05일(월) 11:44
"목사님... 우리 아이가..." 대구에서 교육담당 목회를 하고 있는 A목사는 최근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새신자로 등록한 한 여성이 "어린 아들이 발달 장애를 갖고 있다.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싶은데, 교회학교에서 교육이 가능하겠는가?"라는 고민을 조심스럽게 꺼냈지만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교회 내에 장애인 부서가 별도로 없고, 발달 장애아를 가르칠만한 전문가도 전무했기 때문이다.

장애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총회 차원의 교육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이범성교수는 최근 '장애인 선교 신학' 포럼에서 "장애인 복음화율이 5%를 넘지 못한다. 기독교인들이 장애인을 불편해하며 배려하지 않는 교육시스템을 적용해 그들을 교회 밖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교회는 보통 시각, 청각, 지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비장애인과 통합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 경우 장애인과 비장애인 서로의 삶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만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교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한곳에 모은 '장소 개념'의 통합교육을 시행할 뿐이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서의 통합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는 못하다.

   
▲ 제주영락교회가 운영하는 사랑부의 전체 캠프 모습. 발달 장애아 사역에 집중하는 교회들은 이들을 위한 별도의 부서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본교단에서 발달 장애 부서를 운영하는 교회는 50여곳 정도./ 사진제공 제주영락교회
이를 위해서는 교회 내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장애인 신학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침 이런 작업을 현재 총회 사회봉사부 산하 장애인신학준비위원회가 맡아 진행 중에 있다.

장애인신학준비위원장 채은하교수(한일장신대)는 "장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무차별적인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으로 사람을 차별하고 무시하고 냉대하고 범주화하는 경우가 교회 내에 존재한다"며 "누군가가 지니고 살아가야 할 장애는 이 시대의 대표적 아픔이지만 서로 보듬고 껴안는 곳은 예언자의 예언이 성취되는 하나님의 나라가 될 것이라는 인식을 교회 안에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채 교수는 "장애 아동이나 청소년에게는 자존감을 높여주는 교육과 장애에 대한 성경적 해석을 가르쳐 장애가 좌절과 연결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며 "인간은 인종이나 종교나 장애에 상관없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고, 하나님의 생기를 받은 피조물이라는 사실 자체가 우리 모두 평등하고 존중되어야 함을 알려준다. 이것이 바로 장애인 신학의 출발점이 된다"고 덧붙였다.

신체 장애는 물론이고 교단으로서는 정신지체나 발달 장애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아무래도 학습능력과 상황이해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발달 장애아 사역에 집중하는 교회들은 이들을 위한 별도의 부서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본교단에서 발달 장애 부서를 운영하는 교회는 제주영락교회와 명성교회, 창동염광교회, 영락교회, 도림교회 등 50여 곳 정도.

예배 형식은 비장애인 예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교나 찬양 등이 진행된다. 공과 교재는 대부분 예장합동 소속의 한 대형교회가 만든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 공신력 있는 교재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본교단에서도 2002년 장애인 부서를 위한 공과 교재를 교단 차원에서 국내 최초로 발행했지만, 이후 더 이상 개발이 되지 않고 있다. 수요가 많지 않다 보니 판매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공과 교재 작업에 관여한 한 인사는 "장애아 교육과 관련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해 안타깝다"며 "장애인 특성에 맞는 개별화된 교육에 맞는 다양한 공과공부 교재가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발달 장애아 부서를 둔 교회에서도 이 부분에 공감하고 있다. 창동염광교회에서 발달 장애아 사역을 하고 있는 임상희목사는 "발달 장애아를 위한 교육 지침과 교재가 총회 차원에서 개발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오랫동안 발달 장애와 관련된 사역을 진행한 교회는 노하우가 있지만, 그렇지 못한 교회는 매뉴얼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발달 장애 사역을 위한 지도자 교육이 진행되고 있어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총회 발달장애인선교연합회에서 진행하는 교육으로, 장애인 부서 설립과 운영에 대한 노하우도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발달장애인선교연합회 회장 최대열목사(명성교회 부목사)는 "장애인 사역은 유형별로 차별성을 두면서도 결국 하나로 연결돼야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개교회에서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아동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신경정신과 질환의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틱 장애 현상도 교회학교에서 시급하게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교실에 1∼3명 정도는 ADHD 아동이라는 통계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증상을 겪는 아이들은 돌발적이거나 산만한 행동양상을 보여 교회학교에서도 싸늘한 시선과 냉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교육담당 교역자부터 교사까지 이런 장애 현상과 치유학습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영남신학대학교 김규식교수(기독교교육학)는 "교회학교 교사들은 대부분 ADHD나 틱 장애의 특징을 보이는 아이들이 수업을 방해하고 문제를 일으킨다는 생각에 무조건 '통제'만 하려고 한다. '사랑'을 통해 치료적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며 "장애 행동 유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공부하며 교육 방법을 서로 공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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