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 11개 교회가 함께하는 연합 성경학교

충북 영동 11개 교회가 함께하는 연합 성경학교

[ 다음세대 ] 범화교회-동안교회 함께 10년간 진행, 우수 도농협력 프로그램으로 각광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8월 23일(화) 18:03
   
▲ 지난 1~3일 충북노회 범화교회(김웅식목사 시무)에서 열린 영동지역 11개 교회 연합 어린이 여름성경학교.

【충북 영동=차유진차장】 충북 영동군의 한 농촌교회가 모처럼 1백30여 명의 아이들로 북적인다.
 
지난 1~3일 충북노회 범화교회(김웅식목사 시무)에서는 영동지역 11개 교회가 참가한 '연합 어린이 여름성경학교'가 열렸다.
 
영동 지역의 본교단 교회는 모두 20곳. 이 중 절반은 아예 교회학교가 없고, 있는 곳도 보통 10명 미만이니 지역 어린이들은 거의 다 모인 셈이다.
 
성경학교 마지막날 범화교회를 방문했다. 1층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식사하는 모습이 보인다. 옆으로 한 반인듯한 4~5명의 아이들이 지나갔다. 농촌에선 흔치않은 뷔페식 점심, 예쁜 유니폼 덕분인지 모두들 표정이 밝다.
 
지역 목회자들에 따르면 영동은 조손, 한부모 가정의 비율이 이미 절반에 달했다. 도시로 나간 젊은이들이 이혼하면서 자녀를 조부모에게 보내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이제 농촌에서는 하나님의 사랑을 부모의 사랑에 비유할 수 없다. 부모의 사랑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단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교회도 상처를 치유해 줄 여력은 없다.
 
영동의 20개 교회 중 외부 도움 없이 성경학교를 개최할 수 있는 곳은 고작 한 곳 정도. 대부분의 교회가 오직 목회자 부부의 힘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행이도 이번 성경학교에는 지역에서 모인 7~8명의 교사가 함께 했다. 부족한 부분은 동안교회(김형준목사) 청년 3부가 채웠다. 범화교회와 동안교회가 성경학교를 통해 관계를 맺은 것은 벌써 10년 전의 일이다. 그 동안 아이들도 세 배 가까이 늘어 이 연합 성경학교는 모범적인 도동 협력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성경학교에는 60여 명의 동안교회 교사와 봉사자가 참가했다. 10년 연속 교사로 참석했던 양선화 양은 "이곳 성경학교는 아이들도, 교사들도 예수님을 만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밤 12시까지 뛰어다니지만 그래도 아침이면 새 힘이 난다는 이 도시 젊은이들이 농촌에 일으킨 변화는 적지 않다.
 
먼저 성경학교와 함께 이뤄지는 봉사활동이 주민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었다. 땀흘리며 타인을 돕는 젊은이들 앞에서 주민들은 나태해진 삶의 자세를 바로잡고, 교회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범화교회의 담임 김웅식목사는 교회가 자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반복되는 만남을 통해 맺어진 관계'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범화교회에 출석하는 50여 가정 중 20가정은 수련회와 봉사활동 등 지속된 여름 프로그램을 통해 연결됐다.
 
이젠 범화리 아이들의 90%가 교회에 출석하지만 김 목사에겐 여전히 아쉬움이 있다.
 
"저도 농촌에서 자랐습니다. 당시 우리교회에도 교회학교가 없었죠. 도시교회같은 찬양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40년이 지난 지금도 농촌교회는 달라진 것이 없답니다."
 
농촌교회의 회복에 힘써 온 그는 지난 10년의 경험을 통해 '도시와 농촌 교회가 연합하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어다고 한다. 그의 꿈은 지역 교회들만의 힘으로 여름 성경학교를 운영해 보는 것이다.
 
여전히 농촌에는 교사도, 봉사자도, 재정도 부족하다. 그러나 이날 함께한 목회자들은 "먼 거리에서도 배우고 싶어 찾아오는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기독교 교육을 멈출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한 "소외되고 열악한 환경에 있는 농촌 아이들에게 복음은 신앙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복음은 농촌 아이들의 삶이며 바르게 사는 이유이다. 이날 모인 목회자들은 "도시 교회가, 그리고 총회가 농촌 아이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가진 것을 나누는 일에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