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코디네이터' 못 뽑나, 안 뽑나?

'내셔널 코디네이터' 못 뽑나, 안 뽑나?

[ 선교 ] "'9월 4일'까지 한국 준비위 진용 갖춰야" 절박함 속에서도 현실은 어정쩡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1년 08월 16일(화) 14:29
   
▲ 지난 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WCC와 한국 준비위 간의 첫번째 실무회의 장면. 사진/장창일차장

WCC 10차 총회 준비를 위한 첫번째 실무회의가 부산에서 열렸지만 여전히 한국 준비위원회는 내셔널 코디네이터조차 뽑지 못한채 어정쩡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WCC APC(총회 준비위원회)는 한국 준비위원회에게 몇 가지 중요한 요청을 했다. WCC APC는 9월 4일까지 한국 준비위원회의 조직과 정관을 완료해 서면으로 올라프 트베이트 WCC 총무에게 보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9일 오전 한국 준비위원장 김삼환목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더글라스 칠 총회 코디네이터는 'Urgent'(긴급한)라는 표현을 쓰면서 한국교회가 반드시 '9월 4일 시한'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는 WCC가 요구하고 있는 한국 준비위원회의 조직에 그동안 큰 논란이 되어왔던 '내셔널 코디네이터'를 정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준비위 안에서 또 다시 논란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실정. WCC APC는 방한 중 내셔널 코디네이터의 자격에 대한 기준을 밝히기도 했다.

WCC는 내셔널 코디네이터의 자격에 대해 △WCC와 한국교회를 잘 아는 인물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물 △풀 타임으로 근무하며 10차 총회 준비만 할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부터 "WCC는 원래 자격기준을 두고 있지 않았는데 한국교회 일부의 요청으로 이 같은 자격을 만든 것이다"라는 자의적인 해석들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형편이다.

<'내셔널 코디네이터' 안뽑는 것인가, 못뽑는 것인가>
WCC 10차 총회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것이 결정된 게 벌써 2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여전히 조직조차 완료하지 못했고 사무국을 여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실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내셔널 코디네이터는 준비위 안에서 말도 꺼내지 못하는 금기어가 된 형편이다. 심지어 일부 관계자들은 "내셔널 코디네이터라는 명칭을 쓰지 않기도 했다. 따라서 실무자들 중에서 책임자를 선임하면 된다"는 말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말은 결국 현재 일부 완성한 정관에 따라 향후 구성하게 될 6국 체제에서 한명의 국장을 실무책임자 정도로 선임해 제네바와 실무를 진행하도록 한다는 뜻으로 벌써부터 특정인사가 그 일을 하려고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다른 측에서는 교회협이 실무를 하면 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 상임집행위원장인 김영주목사가 사실상 내셔널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게 되지만 WCC가 밝힌 자격에 부합하지 않아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게 된다. 이 모든 논란들은 한국교회가 내셔널 코디네이터를 선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야기되는 난맥들의 일부다. '9월 4일 시한'을 받은 한국 준비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 16일까지 회의일정을 잡지않고 있어 궁금증을 낳고 있다.

<다른 어려움은 없나>
내셔널 코디네이터 말고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아직 미완인 정관 중 제5장 법인에는 두 가지 옵션이 있다. 1안은 'NCC 유지재단법인을 활용한다'는 것이고, 2안은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라는 이름의 별도 법인을 구성한다'는 것. WCC 총회를 위해 법인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원화 기준으로 1백억원에 달하는 총회기금이 공식적으로 처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문화관광부 지원이나 은행계좌 설립 등 법인을 통해 진행해야 하는 업무들은 부지기수다. 하지만 법인과 관련해서는 긴 시간 수면 아래에서 두 가지안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하는 순간 또 다른 논란이 될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인건을 포함해서 정관을 모두 완비하는 일 또한 9월 4일 이전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시급한 사안이기는 마찬가지다.

<9월 4일 시한을 못지키면 어떻게 되나>
이미 WCC가 한국 준비위 내셔널 코디네이터의 자격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한 마당에 '내셔널 코디네이터 없이 가자'거나 '자격을 갖추지 못했지만 한국 준비위가 결정한 인물을 받으라'는 식으로 인사문제를 처리할 경우 WCC가 이 의견들을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특히 WCC APC는 이번 방한에서 "2013년 10차 WCC 총회는 WCC의 총회다"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한국교회가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감당해 줄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9월 4일 시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벌어질 일에 대해서는 다양한 전망이 가능하지만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일부 인사는 "WCC가 네셔널 코디네이터를 지명할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한국 준비위가 서둘러 이 일들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창일 jangci@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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