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동북지방 피난소 급식봉사를 다녀와서

日 동북지방 피난소 급식봉사를 다녀와서

[ 선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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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6월 22일(수) 09:56

   
▲ 봉사에 참가한 16명의 시나가와교회 교인들과 일본기아대책기구 봉사자들.

강장식목사
총회파송 일본 선교사ㆍ시나가와교회


지난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지 3개월이 지났다. 지진, 쓰나미, 방사능의 3중 재앙으로 일본은 지금도 충격에 휩싸여 있으며, 한국교회의 사랑과 기도가 절실한 형편이다.
 
행방불명을 포함한 사망자는 2만3천500여 명에 달하며, 반파 이상의 피해를 입은 주택이 18만4천2백 가구로, 하루 아침에 38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시점에서도 9만3천4백여 명은 여전히 체육관과 공공시설 같은 피난소에서 단체생활을 하고 있으며, 정부가 임시거처를 마련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엄청난 피해규모 앞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필자는 한국교회의 지원물자를 나누주는 봉사를 하면서 2박3일씩 두 번에 걸쳐 피해지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거대한 쓰나미에 뒤덮였던 해안 도시에는 제대로 남겨진 것이 없었다. 처음 보는 참혹한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깊은 탄식이 쏟아져 나온다. 최근 다시 가본 현장은 세 달 전 모습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긴 인내와 수고, 그리고 끊임없는 격려와 사랑만이 다시 미래를 꿈꾸게 할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된다.
 
시나가와교회는 작은 교회지만, 피해지역을 위한 봉사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이재민들이 삼각김밥, 우유, 빵 등의 가공식품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한 교인들이 현지에 가서 따뜻한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다고 제안한 것이 발단이 됐다.
 
사실 필자는 '지진으로 교인들의 수가 줄었고, 계속되는 여진과 방사능에 심신이 지쳐있어 과연 교인들이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피해지역에 가서 섬기겠다는 교인들이 늘면서 바자회를 열어 기금을 마련했고, 그 기금으로 피난민을 위한 급식봉사 계획이 세워졌다.
 
지난달 19~21일 열린 바자회에 한 권사님은 3년에 걸쳐 정성껏 만든 퀼트작품을 헌품하기도 했다. 또한 다른 여전도회원들도 김치를 비롯한 각종 한국요리를 만들어 판매했다. 한국인들이 일본인을 돕는다는 취지에 공감한 현지 주민들의 작은 기부들이 이어졌고,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팔았음에도 25만4천3백39엔의 기금을 마련하게 됐다.
 
여기에 한국 교회들의 후원까지 합쳐져 보다 풍족한 가운데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의 피난소인 시즈가와고등학교에서 피난민과 봉사자들 2백50명의 점식식사를 제공했다.
 
1만7천 명의 인구가 살던 미나미산리쿠에서는 일천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주민 대부분이 집을 잃어 아직까지 5천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피난소 생활을 하고 있는 곳이다.
 
처음 도착하자 완파된 거리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토요일이었지만 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복구를 시도할 상황이 아님을 쉽게 직감할 수 있었다.
 
한식 메뉴로 준비된 반찬들과 불고기 25㎏이 줄은 선 일본인들에게 곧바로 배식됐다. 인사를 건내는 일본인들에게 힘내라는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었으나 여전히 무거운 그들의 어깨와 표정을 보며 '많이 드세요'라고 인사할 수밖에 없었다. "고기를 오랜만에 먹어본다"는 감사가 이어졌지만 오히려 인사를 받는 것이 미안할 따름이었다.
 
일본은 선진국이어서 재해를 당해도 굶주리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떤 재해 지역이든 피해자들이 쓰라린 고통의 눈물을 흘리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
 
일본의 피해지역 교회들은 스스로를 지키며 이웃을 품어야 하는 2중의 사명을 감당하느라 많이 지쳐있다. 이 위기가 그들에게 성숙과 부흥의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이들을 지원해 줄 많은 기독교인들의 사랑이 절실하다. 한국교회가 후원과 기도로 그들의 힘이 되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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