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드 'Rev'를 통해 본 오늘날의 교회

영드 'Rev'를 통해 본 오늘날의 교회

[ 선교 ] 기고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5월 18일(수) 16:54

 

   
진영종
총회 파송 영국 선교사

 

 

 

 

 

   
▲ 영국 BBC의 6부작 시트콤 'Rev'의 한 장면.
오랜 기독교 전통을 가진 영국 사회에서는 그 동안 교회나 성직자를 배경으로 한 TV 프로그램들이 널리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까지 일으킨 작품도 있는데, BBC가 방영한 6부작 시트콤 'Rev'가 인기다. Rev는 영국 교회와 사회에 대한 비판과 변증을 코미디라는 장르로 표현한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캔터베리 대주교를 비롯한 종교 지도자 및 사회학자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처절히 몸부림치며 고민하는 영국교회의 모습은 여러 목회자들에게 많은 교훈을 전하기도 했다.
 
주인공 아담(Adam Smallbone)은 시골 마을의 조그만 교회에서 런던 동부에 자리잡은 전형적인 도시 교회인 성구세주(St. Saviour)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한다. 아담목사는 도덕적 가치와 종교적 의미가 상실된 목회 현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다양한 문제들과 씨름하며 이를 외면하지 않고 극복해 나간다. Rev를 통해 제시된 영국교회의 고민을 살펴보자.

 

#반달리즘
 
현재 영국 교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거리 중의 하나가 바로 '반달리즘(Vandalism)' 즉 '공격성 교회 파손행위'이다. 한국에서는 교회가 부정적으로 비춰진다고 해도 아직 교회를 향한 직접적인 파괴행위는 없으나, 영국 교회는 지방의 작은 교회에 이르기까지 반달리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Rev에서도 첫회에 이 반달리즘이 등장해 역사적 가치가 높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무차별로 파손된다. 한국교회 역시 계속 부정적 이미지로 사회에 인식된다면 머지 않아 영국교회처럼 반달리즘으로 인한 고통을 고스란히 답습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교세 감소와 트랜드목회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교세의 급격한 감소라는 당혹스런 결과를 초래했다. 일부 교회들은 이에 대한 진지한 반성 없이 성공 지향의 트랜드를 쫓게 됐는데, 결국 신앙인들은 외형적 힘을 가진 메가처치도 교회를 온전히 대변하지 못함을 깨닫고 있다. 이 드라마는 급격히 성장하는 트랜드 목회가 신학의 전통을 무시하고 교인들의 영적 교감까지 소홀히 할 수 있음에도 성공적 목회로 간주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최근 목회자의 인기영합주의(Populism)는 물질만능주의와 함께 교회를 더욱 빠른 속도로 침몰시키고 있다. 또한 잘못된 성장 경쟁은 목회자들의 소외감과 교회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목회자 스스로 하나님 앞에서 본인의 소명과 정체성을 끊임 없는 확인해 나가야 함을 드라마는 이야기 한다.

 
#미디어 정책과 목회자를 위한 지원
 
또 한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이슈는 교회의 미숙한 미디어 정책이다. 아담목사도 미디어에 분별없는 언사를 노출함으로써 교회와 자신의 입지를 더욱 악화시키게 되는 데, 드라마는 이것이 대중적 인기를 얻으려는 인간적 욕망에서 기인함을 고발하고 있다. 교회는 이제 언론과 피할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음을 인정하고, 일관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또한 열등의식 등 목회자들의 문제를 상담하는 '패스토럴 캐어(pastoral care)'를 강화해야 한다. 누구하고도 자신의 고민을 나눌 대상이 없는 한국 목회자들의 현실은 여러가지 부작용으로 도출되고 있다. 영국교회는 목회자의 고민을 상담하고 목양하는 패스토럴 캐어 부서가 총회, 노회 산하에 존재하여 철저한 비밀보장 하에서 목회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목회자 역시 결코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타종교 및 지역사회와의 대화
 
어린이 기도모임을 갖기 위해 교회 내 공간사용을 요청한 무슬림에게 장소사용 허락한 아담목사는 이를 불편하고 못마땅히 여기는 교인들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또한 아담은 교회 주변에 입주하려는 스트립댄서 클럽의 저지 문제를 두고 고민하기도 한다. 영국의 목회자는 지금 타종교와의 대화 그리고 세상과의 소통에 있어서 자신들의 역할을 재해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드라마는 사회인들의 눈에 배타적이고 독선적이며 몰상식한 수준으로까지 비춰지고 있는 오늘날의 교회 지도자들을 모습을 그리며, 그 해결책으로 사랑과 용서에 기초한 대화를 제시하고 있다.

 
#목회자의 고독과 가정문제
 
수많은 만남 속에서도 고독한 것은 비단 목회자만이 아닐 것이다. 특히 이성 교우와의 만남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목회 현장에서는 목회자 스스로가 엄격한 윤리적 기준을 세우고 지켜야 하며,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목회자의 가정생활에 대해서도 깊고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목회자의 가정생활이 교회와 교우를 섬기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시간적, 심리적 여유를 제공해야 한다. 목회자에게 특권을 주자는 말이 아니라 목회자를 포함한 교회가 사회에 가정생활의 모범을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편마다 자신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진솔하게 하나님께 아뢰는 아담목사의 진실한 모습을 보며, 목회자가 하나님 앞에서 진정성을 잃지 않는다면 교회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었다. 지금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 역시 이 '진실성'이 아닐까? 영국교회 목회자들의 몸부림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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