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위기의식

한국교회의 위기의식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5월 18일(수) 16:17

 
요즘 기독교 관련 언론매체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위기', '개혁', '회복' 등이다. 이 시대와 교회를 주제로 하는 글에는 이 단어들이 대부분 등장한다. 무엇인가 큰 변화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는 현상이다. 위기의 문자적 해석은 '위험한 기회'라는 것이요, 사전적 정의는 '위험한(crucial time) 고비 즉 어떤 일에 전환점(turning point)'이란 의미이다.
 
외적위험에 대해서 일시적인 대응 능력의 상실을 위기라고 부른다. 어떤 문제든지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가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 할지라도 위기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 문제에 건강하게 대응할 능력이 없다면 위기상황으로 이어진다.
 
지금 한국교회의 위기를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심각한 위기라고 말하는 것은 몇 가지 사실들을 종합해볼 때 내리는 결론이다.
 
첫째는 외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한국교회를 향한 비난과 냉소적인 관점들이 결코 부분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한국교회 내부에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대응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즉 문제를 논의하고 풀어갈 유기적인 시스템과 인재의 부재이다. 셋째는 한국교회의 문제가 위키리스크같은 고발 전문 웹사이트를 통해서 폭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피부로 느낄수 있도록 현상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넷째 한국교회가 우리 국가와 사회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 중심으로 부각되어 나타나는 것은, 구체적으로 기독교를 음해하려는 세력 앞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며 정확한 사실을 긍정적으로 홍보할 기구의 기능상실이다. 다섯째로 한국교회의 문제가 지금 한국사회의 문제와 맞물려서 복합적으로 얽혀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변화가 낳은 혼란과 문제에 교회의 제사장적 기능, 선지자적 기능의 균형 있는 역할이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총체적인 위기라고 하지만 기회이다. 물론 위험한 요소가 많이 있지만 말이다. 왜냐하면 이제는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두 공감하고 있고, 부분적이며 일시적인 현상에서가 아니라 가장 본질적인 문제인 영적인 것에서 위기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 더구나 지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단순한 회복을 넘어 잃어버린 교회의 본질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것은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개혁의 분위기가 성숙되었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전환점을 이룰 수 있는 때가 온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다음 기회를 얻기까지 다양한 희생을 많이 치러야 할 것이다.
 
변화와 개혁을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가장 근본적인 신앙고백의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교회를 향해 지적하는 것이나 교회 내부문제의 현상에 초점을 맞추어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문제는 현상의 문제가 아니라 훨씬 더 깊고 본질적인 부분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믿는 대상과 믿는 내용에 대한 분명한 신앙고백의 회복과 그것에 따른 교회 본질적 기능 회복만 이뤄지면 더 유익한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이것은 개인적인 것과 공동체적인 것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위기를 맞을 때 내부에 있는 가장 귀한 자원과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제2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래서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라는 자기패배적인 사고보다 우리가 알지 못했고, 또한 미처 깨닫지 못해 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신앙과 교회의 아름다운 역사를 찾아내어서 서로 격려하는 것으로 위기극복은 시작되어야 한다.

김형준
목사ㆍ동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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