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교착상태, 선교에 부정적 요인 우려

리비아 사태 교착상태, 선교에 부정적 요인 우려

[ 선교 ] 민주화 이룬 이집트-튀니지도 정국 불안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4월 26일(화) 16:05
리비아 사태가 교착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이미 독재자를 몰아낸 튀니지와 이집트의 사회적 혼란도 고조되고 있어 '이번 민주화 열풍이 선교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미 카다피는 다국적군을 이슬람 세계를 무너뜨리려는 '십자군'으로 규정했다. 다른 이슬람 국가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림수지만, 현지인들은 '이슬람 성전(聖戰)'이라는 말만으로도 서방세계와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은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반군을 포함해 리비아인 다수가 서방 국가들의 지원을 원유 등 이권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간주하고 있는만큼 반군이 집권해도 예전같은 친서구 정권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특히 최근에는 다국적군 공습에 반군과 민간인 피해자들까지 나오면서 카다피 축출을 위한 연합전선에도 갈등이 초래되고 있다.
 
반군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국가 모델은 민주적, 세속적 이슬람국가인 터키에 가깝다. 터키는 1926년 샤리아법을 전면 폐지했으며, 1997년부터는 히잡 착용까지 금지했다.
 
그러나 이번 혼란 중에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얼마나 세력을 확보하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튀니지는 최근 리비아 난민 관리를 위해 상당수의 군경을 국경지역에 배치했다. 자연히 수도 튀니스와 지방 도시들의 치안은 악화됐고,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활동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지 사역자는 "세속적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이 요즘은 모스크에 나가고 있으며, 상인들도 꾸란을 낭독하는 방송을 틀어놓는 등 자신이 신실한 무슬림임을 나타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발호에 대비해 일반인들이 들어두는 보험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산층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수지만 서민층을 중심으로 강한 조직력을 갖춘 원리주의자들'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집트 상황은 더 심각해 보인다.
 
정권을 잡은 군사평의회, 원리주의자 집단인 살라피스(salafis), 이집트 최대 야권인 이슬람형제단 간의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치안 역시 더 악하됐다.
 
지난 3월 30일 살라피스는 인터넷을 통해 '여성이 외출시 히잡을 착용하지 않으면 거리에서 폭행하겠다'고 경고했다. 현지 기독교인들은 이를 히잡을 쓰지 않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폭행을 정당화하는 언사로 해석했다.
 
카이로 남부 헬로완교회와 기자(Giza) 지역 교회가 방화로 전소됐으며, 무슬림 청년들이 기독교인 남자 청년을 잡아 여성들과 모임을 가졌다는 죄목을 경찰서에 신고한 후 귀를 자른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보며 종교인 보호를 위한 구체적 대안을 교회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서구 입장이 굳어진 이슬람 국가들에게 이번 민주화 운동은 부패를 청산하고 세속화의 길에서 돌아서게 하는 개혁(?)의 동기가 되고 있다.
 
이슬람이 돌아가고자 하는 개혁의 지향점은 분명 친서구 또는 친기독교는 아닐 것이다. 현지 사역자들은 당분간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튀니지의 오는 7월, 이집트는 9월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현지 기독교인들은 "한국교회가 이슬람 국가들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말고 현지 상황을 청취하며 함께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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