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죽어서 다시 살아나자"

"한국교회, 죽어서 다시 살아나자"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4월 21일(목) 13:45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바람은 이집트와 리비아뿐만 아니라 북아프리카와 중동 등 아랍권 여러나라를 강타하고 있다. 수십년 동안 독재권력을 휘두르던 이들 나라의 권력자들은 그동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을 갑작스럽게 맞이했다. 일자리와 집을 달라고 외치는 대중의 분노의 목소리 그리고 권력자의 부정부패와 장기집권에 대한 저항이 철옹성같던 독재권력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집트의 무바라크나 리비아의 카다피 모두 자국에 대한 사랑을 역설했다. 자신들이 자국을 위해 얼마나 헌신했으며 얼마나 공로가 많은가를 내세웠다. 실제로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절대다수의 대중은 이들을 거부했다. 그 이유는 그들이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부정축재를 했고, 자신들의 부와 안녕을 위해 철저하게 정보를 차단하고 은닉하는 모습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 이상 그들만의 비밀을 감출 수가 없게 되자 대중은 폭발적으로 저항한 것이다.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이제 더 이상 숨길 수 있는 비밀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이 비밀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 세상의 최고급 모든 외교비밀도 위키리스크에 의해 다 폭로되지 않았는가?
 
한국교회는 최근 안팎으로 많은 비난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리사회가 한국교회를 향해 끊임없이 분노의 소리를 쏟아내고 있으며, 사그라들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계속 더 커지고 있다. 교회내부에서도 개혁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교회의 지도자들은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지, 왜 개혁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듯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교회가 마치 저 아프리카의 권력자들처럼 한순간에 도미노처럼 무너져버리지는 않을까 두렵다.
 
요사이 우리 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한국교회에 관심이 많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감추어져 있던 교회에서 뭔가를 캐내려 한다. 그리고 사회 일반의 보편적인 가치와 충돌하는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모습이 발견될 때마다 신랄한 비난과 냉소가 가차없이 행해지고 있다.
 
또 어디서 무슨 사건이 터질지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공격하는 사회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싸워야 할 것인가? 물론 사안에 따라서는 그럴 필요도 있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오해에서 비롯된 것들은 적절한 해명과 대사회 설득이 필요할 것이다.
 
또 전문적으로 그 일을 감당하는 기구도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 우리는 이 사회가 던지는 돌을 그대로 맞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사회가 한국교회를 향해 내뱉는 침도, 뼈아픈 채찍도 저항하지 말고 맞아야 한다. 때리면 맞는 수밖에 없다. 막는다고 막아지지도 않고 막아낼 수도 없다. 왜? 곪으면 언젠가 터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 이 때에 차라리 한국교회 안의 모든 거짓과 부조리와 관행이 송두리채 다 드러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지금은 한국교회가 죽어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을 보고 우시던 예수님께서는 오늘날 우리들의 여러 가지 행태를 바라보시면서 탄식하실 것만 같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온갖 비난과 조롱을 아무 저항없이 받으셨다. 때로 침 뱉으심을 당하고, 뺨을 얻어맞고, 채찍에 살이 찢기시면서도 억울해하지 않으셨다. 왜 그러셨는지 우리는 잘 안다. 예수님이 그렇게 죽으셔야 우리가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은 이후 온 인류의 구원의 비밀이 되셨다. 하늘의 비밀이 되셨다.
 
이 사회가 한국교회를 심지어 죽이려 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죽을 수 있어야 한다. 저항하지 말고, 회피하지 말고, 예수님처럼 철저하게 죽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교회는 다시 부활할 수 있다.
 
교회는 비밀스러운 곳이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하늘의 비밀이 있는 곳이다. 이 비밀 외에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다른 비밀이 있다면, 죽어야 한다. 기꺼이 죽고 다시 살아나야 한다.
 
사순절과 부활의 절기를 지나면서 하나님이 주시는 강력한 선언이다. "네가 죽어라." "아멘. 제가 죽겠습니다. 성령이여, 오셔서 우리를 새롭게 하옵소서."

김영철
목사ㆍ월드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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