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평화, 연평도에 임하기를"

"주님의 평화, 연평도에 임하기를"

[ 교단 ] 본교단, 총회 관계자들 연평도서 '평화 기도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04월 13일(수) 09:50

【연평도=표현모기자】"하나님, 이 땅 한반도에 평화를 허락하시고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는 기쁨을 주옵소서. 하나님, 우리가 겪어온 고난을 기억하사 더 이상 이 땅에 참화가 없게 하시고 분단 때문에 눈물 흘리고 탄식하는 슬픈 일이 없게 하소서."
 
지난 4일 연평도 연평교회(송중섭목사 시무)에서는 '평화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한 교인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어졌다. 지난 11월23일 포격을 경험한 이들의 '평화를 위한 기도'는 그 누구의 기도보다 절박했다. 촌노(村老)들은 주름을 따라 흐르는 눈물을 연신 훔치며 하루 속히 남북 평화가 실현되기를 바라며 기도의 목청을 더욱 높였다.
 
본교단 총회 임원단과 사회봉사부, 인천노회(노회장:이영선), 서울동노회(노회장:김우신) 관계자들 36명은 지난 4~5일 연평교회에서 교인 및 주민들과 함께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개최, 교인 및 지역주민들과 함께 평화를 염원했다.
 
총회 사회봉사부(부장:김점동, 총무 이승열)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은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서해 5도민의 평안을 위해 △지역사회에 평화를 만들어가는 교회가 되도록 등의 기도제목으로 함께 기도했다.
 
또한, 이날 기도회에서 김정서 총회장은 연평교회에 지역사회 선교활동비 및 기념품을 전달하고, 사회봉사부장 김점동목사이 포격을 맞은 연평교회의 수리를 위한 복구비를 전달했다. 함께 참석한 서울동노회 임원들도 교회측에 위로금을 전달하며 슬픔을 당한 지역사회를 위로하는 데 사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기도회가 진행되기 전 총회 방문단은 마을의 포격 피해현장을 방문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스럽기 그지 없어 보이는 작은 섬이었지만 마을 곳곳에는 포탄으로 처참하게 허물어진 건물들이 복구가 되지 않은 채로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지난 11월23일 북한이 발사한 1백70여 발로 인해 연평도에서 복무하던 해병대원 2명(고 문광욱 일병,고 서정우 하사)이 전사하고 민간인 2명이 사망하였으며, 민간인 3명과 해병대원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밖에도 주택 12동이 대파되고, 25동은 불에 탔으며, 차량 3대와 컨테이너 박스도 여러 채 파괴됐다. 이로 인해 연평도의 가옥들 19채가 파손되고 불에 탔으며, 산불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연평교회 또한, 그날 포탄 한 발이 교회 건물 바로 옆에 떨어져 언덕이 허물어지고 교회 벽 일부에 선명한 파편자국을 만들었다. 또한, 옆에 주차해 있던 교회차량은 거의 전파되어 쓸 수 없게 됐다.
 
송중섭목사는 "만일 포탄이 3~4미터 옆에 있던 교회 건물에 떨어졌다면 그날 당시 임직식을 준비하고 있던 교인들은 인명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며, "1백70여발의 포탄이 떨어지고 가옥 19채가 파손됐음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현지 주민들이 거의 없는 것은 그나마 주님이 기적적으로 지켜주시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총회 방문단을 함께 안내하던 정창권장로도 그날의 아찔한 기억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정 장로는 피격 당일 담임 송중섭목사의 위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는 인천노회 임원들을 맞으러 부두에 있었다. 그는 "2시 35분경 큰 폭발음이 연이어 들리고 마을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며 "북한이 포격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다가 연기가 나는 곳을 바라보니 집 근처여서 무작정 가족의 안전을 확인하려고 뛰어갔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확인 결과 포탄 한발이 정 장로의 집에 정통으로 맞아 지붕이 뚫리고 안방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아내가 집에 있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야말로 단 1~2미터의 차로 생과 사가 갈리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처참한 포격현장을 둘러본 총회 방문단은 검게 그을리고 무너진 잔해들 앞에서 하나님의 평화가 이 땅 가운데 실현되고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상처가 하루 속히 아물기를 바라며 기도했다.
 
피격의 현장에도 오후의 봄볕은 따스했다.

# 이번 방문이 더욱 특별했던 인천노회 임원들

 

이번 '평화를 위한 기도회'와 연평교회 송중섭목사의 위임예식은 인천노회 임원들에게 더욱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당일인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경 연평교회 송중섭목사의 위임예식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노회 임원 14명이 탄 배는 부두에 도착하고 있었다. 순간 큰 폭음이 들려오고 곳곳에 연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북한의 포격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터라 부두에 도착한 이들은 어리둥절하게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혼란 속에서도 포격이 계속되자 정박했던 배는 다시 승객들을 태우고 인천으로 돌아갔다. 이날의 기억을 인천노회 임원들은 생생하게 풀어놓았다.
 
노회장 이영선목사(단비교회)는 "당시 부두에 내린 후 계속되는 포격에 한동안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고 서 있었다"며 "정신을 차려보니 일행들은 다시 배를 타고 돌아갔고, 나만 덩그러니 남아있어 당황스러웠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인천으로 출발했던 배는 돌아와 다시 이 목사를 태우고 돌아갔다.
 
서기 박진철목사(대광교회)는 "당시 노회 임원들끼리 농담을 하며 신나게 왔었는데 포격을 당해 돌아갈 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표정만 굳어있었다"며 "오늘 이렇게 다시 와서 위임식을 가질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전 노회장인 손신철목사(인천제일교회)는 피격현장을 돌아보며 "우리가 묵을 예정이었던 여관 바로 옆 건물에 포탄이 떨어져 하마터면 방문했던 노회 임원 모두가 폭사 당할 뻔 했다"며 "하루 속히 남북 평화가 이뤄져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기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감격의 위임식을 가진 연평교회 송중섭목사는 "북한의 포격으로 위임식이 취소됐고 언제 다시 위임식이 이뤄질지도 모르는 가운데 4개월 여가 지났는데 오늘 이렇게 총회장님과 임원들까지 오셔서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지역주민들을 복음으로 위로하는 일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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