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약자다

'환자'는 약자다

[ 문화 ] '히말라야의 슈바이처' 강원희선교사의 삶 다룬 '소명3' 개봉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4월 05일(화) 11:43
   
▲ 오는 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소명3'의 포스터.
얼마전 고 이태석신부의 삶을 그린 '울지마톤즈'가 전국민에 커다란 감동을 선사하면서 교계에는 '우리에게도 감동적인 스토리가 많은데 왜 못만들까'라는 아쉬움과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져나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천주교재단 학교의 청각장애인 야구단 이야기를 다룬 '글러브'와 천주교 탄압의 사회상을 그려낸 '조선명탐정'이 흥행을 거둔데 이어 오는 21일에는 고 김수환추기경의 일대기를 다룬 '바보야'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히말라야의 슈바이처'로 불리우는 어느 노(老) 선교사의 삶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와 기독교인들의 영화에 대한 갈증을 씻어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마존과 태국 모겐족의 선교사역을 그린 전작에 이어 소명 시리즈 3탄이 나온 것. 가톨릭영화와 달리 고인의 삶을 추억한 것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는 '환자는 약자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난 7일 개봉한 '소명3'의 주인공은 강원희선교사(78세)와 부인 최화순씨다. 강원동노회 남선교회연합회의 조끼를 입고 등장하는 주연배우 강 선교사는 세브란스 출신 1호 의료선교사다. 한국전쟁시 이북에서 피난내려와 어렵게 의학공부를 마친 그는 전기를 통해 알게된 '슈바이처'와 광주의 성자 카딩턴선교사의 삶에 매료돼 무의촌(의사가 없는 지역) 진료를 시작했다. 지난 1982년 잘되는 병원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선교의 길에 뛰어든 그는 히말라야,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에티오피아 등 오지만을 찾아다녔다.

의료봉사현장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최화순씨도 3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강 선교사와 늘 함께 했다. 간호사 출신의 최 씨는 "처음에는 말려보기도 했지만 어느날 '내 삶이 물고기라면 머리나 꼬리가 아닌 가운데 토막을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더라"며 "지금은 분신이지요 분신,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다 안다"고 회고했다. 영화 속에서 강 선교사에게 주사를 놓아주고 머리를 깎아줄 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 약을 조제해주는 일도 최 씨의 몫이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네팔 현지와 한국에서 촬영을 진행한 신현원감독은 "나이 60이 되어도 현장에서 예수님을 닮아가려는 사람들을 찍고 싶다. 오늘날 교회가 정말로 낮아지고 있는지, 섬기고 있는지 의문이다. 강원희선교사님과 같은 믿음의 사람들이 나오려면 이러한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한다"며 "울지마톤즈를 매우 감동적으로 봤지만 비교하면서 만드려고 한 것은 아니다. 이 영화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한사람 한사람 정성껏 진료에 힘쓰는 강원희선교사.

이번 영화의 내레이션 작업에 참여한 탤런트 신애라씨는 지난달 29일 용산CGV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해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다. 이런 분들을 알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다"며 "누구나 다 소중하고 존귀하게 태어나는데 그 가치에 맞게 살고 있나 싶다. 소명을 보는 사람들마다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돌이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강 선교사님처럼 아름다운 향기를 품은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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