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떠나는 일본 땅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떠나는 일본 땅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교단 ] 일본대지진 그 현장을 가다(下)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03월 30일(수) 09:43

【도쿄=표현모기자】 "지난 11일 지진이 발생했을 때 저는 동경신학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학장님이 설교를 하고 계셨고 저는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엄청난 진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진동은 제 인생 가운데 그동안 경험 할 수 없었던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지난 고베지진도 경험해보았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강도의 지진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 일본기독교단, 피해 파악 어려워

일본기독교단 총회장 이시바시 히데오 목사는 지진 발생 당일 동경신학대학교 졸업식 후 대중교통이 끊겨 4시간 30분을 걸어 총회 본부로 돌아와야 했다고 지난 11일의 일을 회상했다.
 
본교단 총회 사회봉사부 이승열총무와 안홍철간사, 본교단 일본선교사회 정연원(회장), 김병호(총무), 강장식선교사는 지난 16일과 17일 이틀 연속으로 일본기독교단 총회 본부를 방문, 본교단의 위로의 인사를 전하고 일본기독교단의 피해상황을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일본기독교단 총회장 이시바시 목사는 지진 발생에서 센다이 피해조사까지의 상황을 본교단 방문팀에게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쓰나미 피해가 있었던 동북지방의 피해 상황은 토요일이 되서야 파악해 연락을 취했지만 통신망이 두절되어 피해지역의 교회와는 전혀 연락을 할 수 없었다"며 "긴급하게 구호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직접 탐방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시바시 총회장에 따르면 현재 쓰나미 피해지역 교회의 피해는 완전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이며, 몇 곳의 교회가 완전붕괴되어 회복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비전문가들이 보기에는 건물의 상태가 괜찮은 것처럼 보여도 전문가들의 진단을 받으면 사용할 수 없는 건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정확한 피해상황은 전문가들의 지반 조사 및 건물 진단이 끝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지역에서는 일반ㆍ휴대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목사들의 생사가 확인이 되지 않고 있으며 방사능으로 인해 피해지역으로 들어갈 수 없어 정확한 피해 파악은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동북지역 일곱 교회가 피해를 많이 입었으며 피해지역의 교인 및 목회자들은 현재 식량과 옷이 절실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시바시 총회장은 "현재 교단적으로 기독교학교, 신학교, 교회, 관계 단체 등에 긴급모금을 요청해 총회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으며, 해외 형제교단들에서도 구호기금을 보내줄 것을 요청하는 등 피해상황 파악 및 구호에 모든 역량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본교단 방문팀을 향해 "모두가 도쿄를 탈출하고 있는 시점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위로 방문을 해줘 감격했다"고 본교단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NCCJ, 재일대한기독교회도 피해 파악에 총력

본교단 방문팀이 일본 내 6개의 회원교단을 두고 있는 NCCJ를 방문하자 총무 히로코 우에다 총무는 마침 한국에서 온 위로전문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위로 방문을 해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 감사드린다"며 "한국의 여러 교단 및 단체에서 따뜻한 위로의 뜻을 전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피해지역에서는 식수, 기저귀, 식류품, 의료용품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이지만 지금 당장 위험을 무릅쓰고 가기보다는 필요한 물자를 준비해두었다가 도로 사정이 낳아지면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히로코 총무는 "무엇보다 각 교회가 재건되는 것이 NCCJ가 염두에 두고 있는 가장 우선적인 일"이라며 "세계교회의 지원이 앞으로 속속 당도할텐데 소외되는 교회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이어 방문한 재일대한기독교회에서는 총간사 홍성완목사가 방문팀을 맞이했다. 그는 "헝가리에서 한 교단이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일본을 방문했는데 방사능 유출이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공항에서 돌아갔고, 독일의 한 교회에서도 일본에 도착 즉시 대사관에서 하룻밤만 묵고 본국으로 돌아갈 정도로 세계교회가 핵방사능 유출 위험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실제로 일본 내 한국 교인들은 거의 다 한국 혹은 남쪽 지역으로 피신을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본교단 선교사들 "교인 두고 떠나지 않겠다"

현재까지 확인 결과 본교단 선교사들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일부 선교사 중에는 지진 당시 교회 또는 사택의 물건이 파손되는 크고 작은 피해를 입기도 했다. 특히 일본선교사 중 최고 원로인 경혜중목사(시나가와교회 원로)는 지진 당시 캐비넷 위에 올려둔 물건이 평소 성경을 묵상하는 자리 위에 떨어져 자칫하면 큰 사고를 당할 뻔 하기도 했다. 본교단 방문팀이 일본에 체류한 16~18일까지 일본 원자력발전소의 피해상황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었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도쿄 시민들도 극도의 불안에 휩싸인 상태였다. 교인들도 대부분 한국으로 피신한 상황에서도 선교사들은 "교인들이 있는 한 선교지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도쿄 등 사역지에 남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들의 모습을 보며 기자는 '보내는 선교사'의 역할을 한 한국교회가 이들의 안전과 일본의 피해복구를 위해 기도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현재 총회 사회봉사부는 일본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모금을 진행 중이다. 신한 140-005-699499(재해구호), 국민 008-01-0368-107 예장총회, 우체국 010793-01-000499 예장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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