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에 빠지기 전 예방이 최선의 방법

어려움에 빠지기 전 예방이 최선의 방법

[ 특집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3월 23일(수) 15:25

때는 바야흐로 목회자 수난시대다. 최근 들어 부쩍 목회자들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바람직한 일로 주목을 받는다면 좋겠지만 대부분 목회자의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고 있다. 목회자의 성적 탈선도 그 중 하나다.

목회자는 영적 지도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남성과 여성으로 존재한다. 이것은 목회자 역시 성적 정체성을 가진 존재라는 말이다. 아무리 훌륭한 영적 지도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초월할 수는 없다. 이것은 목회자 역시 인간의 성적 측면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고 이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은 듯이 보인다. 많은 목회자들은 성적 탈선에 빠진 목회자에 대한 소식을 들으면서 막연히 '조심해야지!' 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조심해야 하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듯 보인다. 그렇다면, 목회자가 성 문제에 연루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영성과 성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를 통합적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영성은 거룩한 것이고 성은 세속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인간에게 성 정체성을 주신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위배되는 것이다.

최초의 두 사람이 남성과 여성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은 성이 타락의 산물이 아니라 타락 이전에 존재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창세기 2장 25절에는 아담과 하와가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하였다고 소개하는데, 이것은 영성을 상징하는 장소인 에덴동산에서 성의 긍정적 측면을 예시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현대 영성학자들은 영성과 성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영성과 성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회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둘째, 건강한 부부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어떤 이들은 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성을 억압하고 억누르는 것만이 참된 영성에 도달하는 길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결혼 내에서의 사랑의 관계에 대한 성서의 교훈과 배치되는 것이며, 기도할 틈을 얻으려는 때 외에는 부부가 분방하지 말라는 성경의 교훈과도 배치되는 견해다.

또한 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표면적으로 부부관계를 멀리하는 것이 더 깊은 영성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하는데 까지 나가가게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극단적인 성의 억압은 도리어 성 자극의 격화나 불가피한 폭발 혹은 성적 탈선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건강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부부관계란 육체적 측면만이 아니라 정서적 측면과 영적 측면을 모두 포함하는 전인적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 가족 구성원 및 동료들과의 친밀한 관계 또한 중요하다. 이런 관계들은 목회자로 하여금 성적 유혹에 대처할 수 있는 근원적인 힘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셋째, 금욕 훈련을 해야 한다. 영성신학자 루이 부이에는 배우자의 욕구를 존중하며 각자의 욕망을 잘 조절하며 경우에 따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다. 이것은 부부 사이라 하더라도 쉽게 이기적인 쾌락의 추구에로 빠질 수 있고 상대방의 기쁨을 빼앗는 것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말이다.

성적 욕구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잘 다스릴 때 건강한 영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영성훈련이 부족할 때 세속적 욕구를 제어할 능력이 약화되고 성적 탈선을 포함한 여러 가지 문제를 낳게 된다. 초대 기독교인들의 영성은 금욕적이었는데, 여기서 '금욕'의 의미는 엄격과 극기의 행동이라기보다는 덕의 실천과 성장이라는 의미로 이해되었다. 그러므로 목회자의 금욕훈련은 소극적 의미로서 인간의 기본적 욕구에 대한 절제 훈련과 함께 적극적 의미로서 덕의 실천이 동시에 필요하다.

넷째, 성윤리 지침이 필요하다. 이 지침은 목회자가 개인적으로 마련할 수도 있고 교단 차원에서 마련할 수도 있다. 제임스 맥도널드는 목회자로서 자신이 성적탈선에 빠지지 않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지침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어떤 상황 하에서도 나 혼자서 내 아내나 나의 직접적인 가족구성원이 아닌 여성과 차를 타지 않을 것이다. △나는 폐쇄된 공간에서 여성과 상담하지 않는다. △나는 홀로 호텔에서 밤을 지내지 않는다. △나는 내 아내가 내 곁에 있거나 없거나 간에 흔히 공개적으로 내 아내에 대한 나의 애정을 말한다. △인격이나 행동을 칭찬하고 머리장식이나 옷을 칭찬하지 않는다. 이 지침이 문화에 따라 다소 다르게 해석될 여지는 있지만, 목회자가 개인적으로 성윤리 지침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회 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목양실은 부교역자실이나 사무실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것이 좋다. 목양실이 고립된 공간에 위치해 있을 때,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고 목회자가 대처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으며, 헛된 소문이나 문제의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다. 또한 소위 꽃뱀이 교회 안에 들어와서 목회자를 유혹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경계와 대처 또한 중요하다.

일과 시간 이외에 목회자가 교회 내에 있을 경우 최소한 다른 동성 교역자 한 명 이상과 함께 있는 것이 좋다. 불가피한 경우라 하더라도, 이성 성도의 불시의 방문은 허락하지 말아야 한다. 목양실은 목회자 개인의 사적 공간이라기보다는 목회자의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이자 동시에 영적 상징성을 띤 공간이다. 그런 점에서 목회자는 교인들이 목양실을 출입하는데 있어서의 기본적인 에티켓을 교육해야 하며, 목양실 내에 성적 유혹이 될 만한 요소가 있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결국 어려움에 빠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김승호교수
영남신학대학교
목회윤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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