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CCM가수가 될래요."

"엄마, 나 CCM가수가 될래요."

[ 문화 ] 한국찬양사역자연, CCM공연문화살리기 일환으로 Plant Concert 개최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3월 15일(화) 13:31

   
▲ 채널은 부족하지만 '위대한 헌신'을 다짐하며 CCM가수를 꿈꾸는 크리스찬 청년들은 여전히 많다. 사진은 플랜트콘서트에서 공연중인 크라이젠 김브라이언.
서울의 한 중형교회에서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는 박 목사는 요즘 찬양단 리더인 형석이때문에 고민이 많다. 평소에 '노래 좀 하는 청년'으로 통하는 탓에 특송이나 결혼식 축가를 도맡아 해온 형석이가 대학 졸업을 앞두고 "CCM사역자가 되고 싶다"며 조언을 청해왔기 때문. 실용음악과에 재입학해야할지, 신학교에 가야할지 갈팡질팡하는 형석이에게 박 목사는 "기도해보자"는 것뿐,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었다.

요즘 공중파와 케이블에서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등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이 히트를 치면서 '가수되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 가수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나 기성세대 가수들의 스토리가 돋보이는'세시봉'의 선전은 좋은 음악에 대한 대중의 욕구가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준다.

비단 대중음악계의 흐름만이 아니다. 최근 CCM가수를 발굴하는 경연대회들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극동방송 전국복음성가경연대회, CBS 창작복음성가제 등 기존의 대회는 물론, 오는 26일 본선을 앞두고 있는 제1회 CCM루키 선발 경연대회의 예선에도 어김없이 많은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이런 대회에서 입상을 해도 무대에서 "축하드립니다"는 인사와 함께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비를 털어 음반을 발매해도 "하나님 일인데 왜 돈을 받고 음반을 파냐"는 인식에 부딪히게 될지 모른다. 인지도가 있는 기존의 CCM가수들이 콘서트를 열어도 "교회에서 듣는 것과 다르지 않은데 공짜로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듣는 실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CCM가수를 꿈꾸는 젊은 크리스찬들은 여전히 많다. '위대한 탄생'은 아니어도 '위대한 헌신'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몰려오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채널부족'을 문제점으로 꼽는다. CBS 라디오 CCM캠프 유재혁작가는 "1년에 1백장 정도의 새로운 음반을 소개하는 것 같다. 좋은 음악은 많지만 '채널'이 없다. CCM을 소개할 수 있는 TV, 라디오 프로그램도 부족하고 공개방송의 횟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찬양사역자가 공연을 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공연의 질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데 표값이 아깝다는 생각을 안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이 본래 목적과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교회용 음악인 복음성가(Gospel)와의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있다는 것. 기독교국가인 미국의 경우 CCM가수들이 드라마 사운드트랙에 참여한다거나 경쟁력있는 음악순위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문화적 풍토가 전혀 다른 우리나라에서 CCM 음악이 대중에게 어필하는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 '예수를 심고 문화를 심고 복음을 심자'는 모토로 지난해 3월 시작된 플랜트 콘서트(Plant Concert). 2011년 첫번째 콘서트가 오는 31일 오후 7시반 홍대 클럽 롤링홀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플랜트 콘서트 모습. 축복의 사람 The Blessing과 관객들이 함께 호흡하고 있다.

교회에서도 CCM가수 보다는 크리스찬 연예인을 초청하는 편을 택한다. CCM가수들에게는 높은 음악적 수준보다 '은혜를 줄 수 있는' 영성이 요구된다. 한국찬양사역자연합회 김성호회장(에이멘 멤버)은 "콘서트와 집회의 차이를 찬양사역자들 스스로도 못느낀다.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나면 정체성을 잃거나 음악적인 발전이 어렵다. 문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끌려가는 사람으로 도태되기 쉽다"며 "하지만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찬양사역자들 스스로 자기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31일 오후 7시반 홍대 클럽 롤링홀에서는 2011년 첫번째 '플랜트콘서트(Plant Concert)'가 열린다. CCM공연문화 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3월 첫선을 보인 콘서트는 올해도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마다 열릴 예정이다. 예수를 알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대학가 한복판에서 '예수를 심고 문화를 심고 복음을 심자'고 노래하는 문화사역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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