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아프리카선교대회-2.현지인, 선교사 모두 위로의 대상

제4회 아프리카선교대회-2.현지인, 선교사 모두 위로의 대상

[ 선교 ] 복음화 가능성 높지만 인력ㆍ지원 태부족, 교인들 이끌 영적 모델 절실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2월 14일(월) 18:02
   
▲ 선교사들을 격려하고 있는 세계선교부장 고만호목사.

【남아공 케이프타운=차유진차장 】 한국 선교의 미래를 예상하기란 쉽지 않다. 선교사들의 미래조차 예상하기가 힘든 상황이니 말이다.
 
아프리카 선교사들은 자주 좌절감을 느낀다고 한다.
 
현지인들의 상처가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엔 너무 크기 때문이다. 강대국의 식민지 쟁탈전, 지속되는 내전, 극심한 빈곤, 에이즈 등에 일평생 시달려 온 사람들이니 그럴만도 하다.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선 먼저 넉넉한 사랑과 위로로 현지인들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야 했다.
 
다행히도 한국 선교사들은 서양인들과 달리 식민지 생활과 민족 차별에 대한 정서적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위로자의 역할을 감당할만한 충분한 에너지를 한국교회로부터 공급받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이번 제4회 아프리카 선교대회에서 기자는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선교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 선교사는 최근 후원교회의 담임목사가 바뀌면서 조만간 후원이 중단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심지어 분명한 이유도 없이 갑작스럽게 후원이 끊긴 선교사도 있었다. 몇몇 교회들은 달러 가격이 높아지자 생활비를 원화로 지급해 선교사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었고, 자녀 교육, 비자 문제, 정부나 무슬림의 박해, 건강과 노후 대책 등도 이들의 어깨를 누르고 있었다.
 
더욱이 아프리카 선교사들은 모두들 수차례씩 현지인들에게 금품을 빼앗기거나 생명을 위협받은 경험이 있었다. 자신과 가족을 위협하는 사람들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 이들의 삶이었다.
 
현재 총회에서 본부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광국목사의 경우도 지난 2005년 우간다에서 현지인 운전수와 내통한 강도들에게 총상을 입었다. 현지인들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그들은 총구를 겨눴으며, 이제는 후원하던 교회마저 조금씩 지원을 줄여가고 있는 형편이다.
 
그의 소망은 처음 아프리카 선교사로 헌신했을 때처럼 위로자의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 "선교사로서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말한다.
 
성경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현지인들에게는 선교사의 삶은 그 자체가 복음이며 영적인 모델이다. 그래서 선교사들의 삶과 미래는 해외선교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선교 전문가들은 "선교사의 삶이 훌륭한 영적 모델이 되도록 지원할 책임이 후원교회에게 있다"고 말한다. 또한 "선교사를 돌보는 한국교회의 모습 역시 현지인에게 중요한 모델이 됨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프리카 선교사가 위로자가 되기 힘든 또 한가지 이유가 있다.
 
아프리카 대륙은 한반도보다 훨씬 크고 인구는 6억명이 넘는다. 그러나 본교단 아프리카 선교사의 수는 총 80명, 44가정으로, 아프리카 46개국 중 불과 15개국에 파송돼 있다. 1개 파송국 평균 선교사 수는 5명 정도로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매우 적다.
 
한 명이 수 만 명을 위로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번 대회에서 선교사들은 "아프리카에 더 많은 선교 인력이 충원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안타깝게도 많은 교회들이 '6시간 한계선'을 준수한다. '비행기로 6시간 거리를 넘어서면 후원을 꺼린다'는 의미다. 자주 방문하고, 비전트립팀도 보내려면 아시아권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아프리카는 세계 열강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마지막 기회의 땅이다. 최근에는 알제리와 리비아 등 북부 이슬람 지역에도 복음의 열매가 맺히고 있다고 한다. 내전과 대량학살에 대한 교회들의 회개 움직임도 보고됐다. 기독교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이며 강력한 민족종교도 없지만 이들을 이끌 영적 모델은 턱없이 부족하다.
 
세계선교부장 고만호목사(여수은파교회)는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이 시대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지만 교회는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위로와 복음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선교사들을 보내고, 선교사들에게는 지속적으로 넉넉한 사랑을 공급해야 합니다. 예수님만 우리를 위해 피흘린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많은 선교사들 중에 필요에 따라 선택해 쓰면 된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한 때 그들은 우리를 대신해 피흘렸던 사람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현지인과 후원교회로부터 외면받은 선교사들이 매달릴 곳은 하나님 밖에 없었다. 한 선교사는 이러한 삶을 '다니엘의 포로생활'에 비유했다. 하나님만 바라보며 어려운 환경 속에도 스스로 믿음과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삶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자는 선교사들이 교회와 총회로부터도 많은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다음회에는 선교의 주체인 교회, 선교사, 총회의 소통 문제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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