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아프리카선교대회-1. 빵 아닌 복음이 자생력의 원천

제4회 아프리카선교대회-1. 빵 아닌 복음이 자생력의 원천

[ 선교 ] 원조 위주 선교 부작용 경험, 자아 회복ㆍ신학적 기반 제공에 박차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2월 14일(월) 17:03
   
▲ 제4회 아프리카 선교대회에 참석한 본교단 선교사들.

【남아공=차유진차장】 차이의 극복은 낮은 자들의 몫이다. 이는 우월한 위치의 사람들이 좀처럼 낮은 자의 자리로 내려오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 아프리카를 처음 찾은 본교단 선교사들은 '토지, 경제력, 사회적 지위를 차지한 강대국'과 '오랜 수탈에 모든 것을 잃고 절망에 빠진 원주민들'을 보았다.
 
아프리카 선교는 이런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앙적 노력에서 시작됐다.
 
본교단 아프리카 선교 30년을 회고하는 제4회 아프리카 선교사대회가 지난 4~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됐다.
 
2001년 케냐 몸바사, 2004년 나이로비에 이어 7년만에 열린 이번 대회는 '그동안 복음과 기독교의 영성이 얼마나 현지인들에게 잘 전해졌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제국들의 식민지 쟁탈전 속에 전해진 기독교는 앞에서는 복음을 전하며 뒤로는 노예를 팔고 사는 이중적 모습을 지녔고, 이후 선교까지 원조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신앙 면에서도 많은 차이를 발생시켰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역사적 아픔 속에 고착화된 아프리카 교회들의 해외 의존성, 즉 '선교사를 무한한 물질적 후원자로 여기는 잘못된 인식의 개선'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한국교회가 세워준 교회에 물이 새자 현지인들이 찾아와 '당신 교회에 물이 샌다'고 말하더군요." 부룬디 안종렬선교사는 한국교회가 진심으로 현지인들의 교회를 세우려 한다면 과거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선교사들이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몇가지 교회 개척 및 지원 원칙은 이렇다. △교회 설립은 관계에 의한 개인적 접근이 아니라 현지 교단과의 협의를 통해 진행한다 △현지인 목회자의 사례는 현지 교인들이 부담하도록 유도한다 △도와주기 이전에 현지인들의 수준에 맞는 자립 방향을 모색해 본다.
 
또한 △한 교회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독립시킨 후 그 교회가 다시 작은 교회들을 성장시키도록 하는 방안 △선교사의 현지교회 지원을 매년 20%씩 줄여 5년 후에는 현지 교회가 재정적으로 독립하도록 하는 절충안 등도 소개됐다.
 
참석자들은 "현지 교회의 약속이 항상 잘 지켜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모금으로 교회가 세워지고 독립심을 가진 리더들이 배출되는 역사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현지 목회자들의 신학적 기반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우간다 김종우선교사는 "과거 '건물을 지어달라'던 현지인들의 요구가 이제는 '복음을 가르쳐달라'로 바뀌고 있다"며, 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영적 지도력에 대한 갈급함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이미 여러 선교사들이 목회자 훈련과 다음 세대 육성에 동참하고 있고, 교육은 향후 아프리카 복음화의 중요한 통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교사들은 "아직 90% 이상의 현지인 목회자가 중학생 수준의 학력에 머물고 있고 이단 침투 역시 급증하고 있는만큼 한국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신학적 토대를 넓히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번 만남에서 선교사들은 '차이의 극복은 아프리카교회가 한국교회를 닮아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현실에 맞는 자생력 있는 공동체를 이뤄가도록 돕는 일'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지나치게 의존적인 현지인들이 자아의식을 되찾도록 연단하는 것'이 선교사들의 역할이며, '이적과 빵이 아닌 온전한 복음만이 교회를 살아나게 한다'는 신학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프리카는 선교적 요충지다. 넓은 대지와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종교에 대해서도 비교적 우호적이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인구 증가와 함께 정치적 안정까지 이뤄내면서 무안한 잠재력을 표출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차이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남아공만 해도 인구의 11%를 차지하는 백인들이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역마다 백인과 흑인이 사는 구역이 나뉘어 있으며, 같은 규모의 주택이라도 구역에 따라 3배에 가까운 가격 차이를 보인다.
 
에티오피아 송의광선교사는 "이제 한국교회가 '이양'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말한다. 한국교회가 30년 동안 이룬 가치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며, 차이를 더욱 줄여갈 인재들을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또한 아프리카에서 복음의 본질을 지켜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이번 대회는 한국교회가 선교사들 앞에서 겸손해야 함을 말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심한 차이를 보고 그냥 지나쳤지만 그들은 자신을 낮추면서까지 위로자의 삶을 택했기 때문이다. 다음 회에서는 아프리카인들의 위로자로 나선 본교단 선교사들의 수고와 아픔을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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