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문단 이끄는 '걸출한'문인으로 성장 기대

기독문단 이끄는 '걸출한'문인으로 성장 기대

[ 문화 ] 제12회 기독신춘문예 "쩌릿한 경련 같은 감동 전해지는 진실 돋보여"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1년 01월 26일(수) 15:44

기독교 여류작가 미우라 아야코는 개인사의 아픔을 '글쓰기'를 통해 승화시킨 대표적인 작가였다. 그녀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평생을 죽음과 마주하며 살아야 했지만 "하나님이 내게 병을 주시는 것은 나를 편애하기 때문"이라며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글로 담아낸 신앙인이면서도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

죽는 순간까지 기독교 신앙을 토대로 자신의 상처와 세상의 아픔을 소설로 표현해 낸 그의 작품은 그래서일까. 삶에 지친 마음에 위로함을 받는다. 한없이 움츠려든 어깨를 토닥토닥 거리며 위로받는 것 같다. 엄마의 품처럼 편안하고 따뜻하다.

지난 21일 본보 제12회 기독신춘문예시상식에 참석한 '신인 문인'들에게 한국 기독교문단이 거는 기대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수준높은 기독문인들의 등용문이 되고 있는 기독신춘문예가 해마다 주목받는 것은 '기독교'라는 한계에서도 문학성을 잃지 않아야 하며, 삶의 고통을 축복으로 승화시키는 작품으로 소외된 지친 이웃을 위로할 수 있는 '걸출한' 문인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영적 생활과 시 쓰는 것을 동시에 잘하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을 자주했다…주님을 드러나지 않고 감추면서 드러내는 시를 잘 쓸 수 있을까 시를 쓸 때마다 잘 할 수 있을까 늘 긴장됐다"는 소감을 전한 시 당선자 김은희씨(한마음교회 집사)의 고민처럼, '기독교 문인'들은 작가인 동시에 신앙과 문학의 어우러짐으로 대중과 복음으로 소통해야 하는 문화사역자의 책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앞으로 한국기독교 문단을 이끌며 '검증된' 신인 작가로 시 부문 김윤희집사의 '자작나무의 기도', 소설 부문 이근식씨(순복음갈릴리교회 원로목사)의 '물꽃', 희곡 부문 최영윤씨(예스 처치)의 '4일 간의 죽음', 동화 부문 박현숙씨(광현교회 집사)의 '길 위의 코코' 등 4개 부문의 당선자가 참석해 수상 했다. 이와 함께 가작으로 시 부문 배계남씨(미국 거주)의 '반달' 소설 부문 이성민씨(상도중앙교회)의 '페이퍼 커트', 동화 부문 이순남씨(미국 알칸사제자들교회)의 '사막의 강물이 흐를 때'가 확정돼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수상자들에게 한 심사위원은 "작품 구석구석에 쩌릿한 경련같은게 전해지도록 그려나가는 진실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했으며, 수상자들도 "이웃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한편 제12회 기독신춘문예 심사위원회(위원장:박이도)는 지난 연말 최종 심사회의를 가졌다. 예년과 달리 응모마감일이 앞당겨져 4개 부문 총 3백 여 편의 작품이 응모돼 지난 해보다 작품 수는 줄어들었으나 작품의 수준에 있어선 두드러진 향상이 있었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번 신춘문예의 심사는 시 부문에 박이도ㆍ김소엽 시인, 소설 부문에 유현종ㆍ이동하 작가, 희곡 부문에 오혜령 작가, 동화 부문에 김영자 작가 등 문단의 원로 중진 크리스찬 문인들이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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