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본질의 문제 깊게 다룬 심리극,추측 가능한 반전이지만 극적 통쾌감 자아내"

"인간 본질의 문제 깊게 다룬 심리극,추측 가능한 반전이지만 극적 통쾌감 자아내"

[ 제12회 기독신춘문예 ] 희곡 심사평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1월 18일(화) 15:58
주옥같은 글들이 쏟아져 들어오길 바랐지만, 2011년도 신춘문예 희곡부문의 작품들은 예년에 비해 현격하게 응모수가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심사기준이 까다롭다고 생각했는지, 당선작을 번번이 내지 않은 것이 실망스러웠는지, 희곡 쓰기를 포기한 것 같아, 나의 책임을 통감하며, 몹시 죄송한 마음이다.

   
응모작 중, '가시나무'는 시나리오여서 예심에서 제외했다. 또 작년에 출품했던 작품을 제목만 바꾸어 응모한 '무지'도, 별로 유쾌하지 않은 심정으로 제쳐 놓았다. '기쁨의 나라'는 주제도 빈약하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장면, 성경 이야기의 삽입이 부자연스러워, 역시 예선에서 고르지 않았다. 제법 희곡의 형식을 갖춘 '다녀왔습니다'도 1880년대의 이야기를 꿰어 맞춘 것이 어색하고, 제목과 주제의 관련성과 선명성이 뚜렷하지 않아, 본선에서 탈락시켰다. '삭개오는 없다'는 재미있게 읽혀지는 작품이며, 무대를 현대화하여, 현대인의 심리에 맞게 그리려고 했으나, 삭개오를 지나치게 희화화하고 비약이 심하며 메시지가 없어서, 재능은 인정되나 본심에서 내려놓았다.

올해는 가까스로 당선작 한 편을 뽑았다. '4일간의 죽음'을 쓴 당선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물론 평자의 마음에 꼭 드는 작품은 아니다. 희곡의 구성도 탄탄하지 않고, 고린도전서와 로마서의 성구들을 자기의 말처럼 인용한 것은, 이 작품의 또 하나의 흠이다. 다만, 심리극이라는 데만 초점을 두고 뽑았다. 죽음과 두려움과 슬픔의 문제를, 지성ㆍ정서ㆍ의지를 나타내는 '나'라는 존재가 직면하며 탐구하는 과정과, 처음부터 추측할 수 있는 반전이긴 해도, 이야기의 반전에서 죽음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승리로 끝맺은 것은 극적인 통쾌감을 자아낸다. 인간 본질의 문제를 깊게 다루며, 강한 메시지를 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 희곡의 형식에 대한 공부를 하여, 더 좋은 작품을 써내기 바란다.
 /심사위원 극작가 오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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