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피해에 지방 교회들도 울상

구제역 피해에 지방 교회들도 울상

[ 교계 ] 바이러스 옮길까봐 교회 출석 마저 자제, 교계 관심 시급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01월 12일(수) 09:50
   
▲ 지난 9일 명성교회에서 열린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기도회.
구제역으로 온 국토가 신음하는 가운데 가축사육 농가뿐 아니라 그 여파가 교회와 노회로까지 연쇄적으로 퍼지고 있어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가 절실하다.
 
경북, 강원, 충남, 경기 등지의 교회들은 교회내 구제역 피해를 입은 이들이 여러 명 있어 교회 분위기가 무겁고, 헌금감소로 인해 교회 운영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바이러스 전염을 우려한 교인들은 교회 출석도 자제하고 있는 실정. 이로 인해 교단 산하 노회나 평신도 단체 등은 예정된 모임을 취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구제역이 발생한 경북 안동 지역은 지역에서 사육하던 소, 돼지의 80~90%가 구제역 양성반응을 보여 살처분한 실정이며, 돼지농가의 경우 안동 전체의 가축사육 농가 중 두 곳의 농가를 뺀 전체 농가의 돼지가 살처분 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경안노회 풍산교회 장세문목사는 "우리 교회만 해도 구제역으로 가축을 살처분한 가정이 10가정 정도 된다"며 "우리 교회뿐 아니라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의 교회들은 지금 모두 구제역의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역 정서가 흉흉해져 있고 피해를 입은 이들이 출석하는 교회가 가난한 시골교회들이라 재정적으로도 어려워졌지만 구제역 피해를 당한 교인들의 상처가 훨씬 크기 때문에 이들을 위로할 뿐 어려운 티낼 수도 없는 상태"라며 "도시 교회와 총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지난해 12월 11일 키우던 돼지 5백40두를 살처분한 경안노회 예안교회의 김성환장로는 본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구제역 확정 판정이 나기 전 1주간 조바심과 불안함이 심했다"고 고백하고 "살처분 후 처음에는 실망감이 커서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믿음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장로는 "살처분 후 2주간의 통제기간이 있어 통제요원이 집을 지켰었다"며 "구제역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시내도 안나가고 집에만 있으며, 특히 가축을 키우는 농장주들은 스스로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며 거의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봉천면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재현장로(풍산교회)는 비상근무 체제 때문에 최근 교회 예배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24시간 3개조로 나눠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정 장로는 얼마 전까지 가축 살처분하는 일에 참여했다. 그는 "약품이 모자라 돼지는 안락사를 시키지 못하고 살처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리를 지르고 발악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며 "살처분 작업에 참여한 동료 공무원들 중에는 하루 종일 짐승들 우는 소리가 떠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제역 확산이 누그러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교계에서도 성명서를 발표하거나 단체 및 교회에서 특별기도회 등을 열어 교인들의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본교단은 오는 17~22일을 '구제역 확산 방지 금식기도주간'으로 정하고 한 주간 동안 집중적으로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기도할 것을 전국교회에 촉구하고 있다. 김정서총회장은 담화문을 통해 "지금은 하나님이 맡기신 피조물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인간 스스로 더 많은 소비와 향락을 위해 하나님의 피조물이 희생되는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전국교회는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스스로의 죄악과 잘못을 돌아보며 새로운 영적 각성과 갱신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계기로 삼자"고 독려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대표회장:김삼환)은 지난 9일 명성교회에서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특별기도회'를 개최, 교계 지도자들과 교인들이 함께 기도에 동참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이후 정부와 지자체 및 방역당국과의 긴밀한 협력 가운데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분담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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