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회 장소가 변경됐다고?"

"수련회 장소가 변경됐다고?"

[ 교계 ] 이단 운영 수양관 인기, 장소 선정에 면밀한 검토 필요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1월 11일(화) 11:29

인천동노회 중고등부연합회 회장 김세년집사(남촌교회)는 겨울 연합수련회를 불과 4일 앞둔 지난 6일 난감한 전화를 한통 받았다. 수련회 장소로 예정된 수양관이 이단에서 운영하는 곳일 수도 있으니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의 전화였다.

중고등부연합회 설립 3년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연합수련회에는 이미 3백여 명의 학생이 등록을 마친 상태. 전문가에게 문의한 결과 김 집사는 O수양관이 다락방 계열의 Y교회가 운영하는 곳임을 알게 됐고 대체할 장소를 수소문한 끝에 수련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지만 주말 내내 가슴을 졸여야했던 것은 물론 1백만원의 계약금은 포기해야 했다.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소재의 O수양관은 저렴한 가격에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어 '각광받는' 수련회 장소로 통한다. 하지만 수양관의 홈페이지에서는 Y교회나 다락방의 '다'자도 찾아볼 수 없어 주의가 요청되고 있다. 김세년집사는 "Y교회가 O수양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홈페이지에서는 알 수 없었지만) 전화로 직접 확인했다. 계약이나 홍보가 다 된 상태에서 갑자기 그런 사실을 알고 수련회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었지 의문이었다"고 당시의 막막했던 심정을 전했다.

그나마 사전에 장소를 변경한 인천동노회의 사례는 다행한 경우다. 지난해 여름 행사를 앞둔 5월 장신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웬만한 기독교 사이트마다 O수양관이 나오고 홈페이지에 가서 보니 많은 통합측 교회들이 그곳에 다녀왔더라. 몰라서 다녀온 교회들은 수양관에 전화해서 교회의 사진을 삭제해달라고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교회 행사의 장소 선정에 있어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대종교 편집장 탁지일교수(부산장신대)는 "자신들의 교리가 분명히 드러나는 교회와 달리 수양관의 경우 운영주체를 확실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시설이나 가격만을 따져서는 안된다"며 "정통 교단 교회에서 운영하는 곳이나 시간이 촉박할 경우에라도 재차 검증하고 답사를 거쳐 장소를 선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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