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뜨고 무대는 아쉽고

영화는 뜨고 무대는 아쉽고

[ 문화 ] 2010년 문화결산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0년 12월 29일(수) 16:56
   

올 한해 교계 문화계를 떠들썩하게 한 이슈는 뭐니뭐니 해도 '기독교 다큐멘터리' 붐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신현원감독의 '소명'에 이어 올 초 김종철감독의 '회복'이 기독교 다큐멘터리로는 사상 최대의 관객을 모으며 제5회 모나코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최고의 영예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기독교 영화는 흥행할 수 없다'는 오랜 편견을 깨고 영화 시장에 새로운 '블루칩'으로 부각되고 있는 기독영화는 이러한 상승세를 타고 올 한해만도 '소명2-모르겐족의 월드컵' '잊혀진가방' '용서' '하쿠나마타타-지라니이야기' '용서'가 스크린에서 올랐고, 내년 초 신현원 감독의 '소명 3-히말라야의 슈바이처'가 또 한번 흥행을 올리며 기독 영화의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독영화 장르가 '다큐멘터리'에 한정되어 있고,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기독교의 특정 부분만 보여짐으로써 왜곡 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흥행 성적도 '소명'과 '회복' 외에는 이렇다 할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기존의 상업 영화와 차별된 종교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과 신선함이 최근 무분별하게 난립하면서 더이상 관객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재의 식상함이 낮은 퀄러티로 전락하면서 관객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는 혹평이 쏟아지기도 한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기독 영화에 밀려 공연 무대는 빛을 발하지 못한 한해가 되고 말았다. 기독문학 1백년사를 빛낸 1백인의 문학인으로 선정된 손현미작가의 정통기독연극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는가'와 문화행동 아트리의 1.1.1.프로젝트  뮤지컬 'Still', 뮤지컬 '우연히 행복해지다'를 제외하고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에 반해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 음반 시장은 조용하지만 부지런하게 새 음반 발매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송정미 강찬 천관웅 등이 오랜만에 새 음반을 발표하며 그들의 인기와 명성이 건재함을 과시했으며 나얼 이하늬 박기영 등 인기 크리스찬 연예인들과 골프 여제 신지애가 CCM 앨범을 발표하며 눈길을 끌었지만 '이름'만큼 관심을 모으지는 못했다. 가장 최근에는 90년대 초반 '유혹'으로 인기를 끌었던 가수 이재영이 CCM 앨범을 발표하고 대중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 밖에도 워십 앨범과 컴필레이션 앨범은 여전히 인기가 지속됐으며, 특히 마커스는 10회 연속 1위를 기록해 인기를 실감했다. 그러나 해마다 지적하는 워십앨범과 컴필레이션 앨범의 인기몰이는 신인들이 설자리가 좁아질 뿐 아니라 CCM이 교회 내의 한계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어 아쉽다.

무대도 활발했다. 가스펠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로 손꼽히는 커크 프랭클린이 내한 콘서트를 열고 국내 정상급 CCM뮤지션들과 함께 무대를 연출했으며, 일본 크리스찬들이 국내에서 서로를 축복하는 노래 '갓 블레스 유(God Bless You)' 콘서트를 열고 지난 과거사에 대한 용서를 청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지난 3월부터 '퇴폐 문화가 가득한 홍대에서 기독공연을 개최하고 기독 문화를 세상에 뿌리 내리자'는 취지 하에 매달 열리는 '플랜트 콘서트'가 매번 전석 매진행렬을 기록하며 CCM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문화의 트랜드를 이끄는 홍대에서 CCM 공연이 젊은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새로운 대중문화의 한 틀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는 좋으나 여전히 대중문화와 기독교문화의 폭은 좁혀지지 않다는 평가다. 언제쯤이면 십자가 문화가 대중문화와 어우러져 어색하지 않는 순간이 올 수 있을지, 교계문화가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문제다.

마지막으로 미술계는 지속적으로 개인전과 협회전을 개최하며 꾸준히 미술선교를 이어갔다. 무엇보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기독미술 단체 공모전에서 주제를 다양화 함으로써 대중들과의 소통을 시도한 점이다. '기독교'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기독교 세계관에 바탕을 둔 다양한 그림을 통해 대중문화와 어우러진 '문화의 상생과 공존'을 시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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