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비극이 슬플 뿐"

"분단의 비극이 슬플 뿐"

[ 인터뷰 ] 민족화해상 수상한 유진벨재단 인세반대표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12월 01일(수) 18:32
   
▲ 유진벨재단 인세반대표.
유진벨재단 인세반(Stephen W. Linton)대표가 지난달 23일 오전 '민족화해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매년 1차례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인 대표는 지난 14년간 북한 결핵퇴치를 위해 힘써온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수상자(개인 부문)로 선정됐다.

인 대표는 호남지역에서 활동한 미국 남장로교 유진벨 선교사의 외종손자로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자랐다. 아버지 휴 린튼은 평생을 한국에서 선교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어머니는 '순천기독결핵재활원'을 설립해 30년간 결핵퇴치운동에 앞장서왔다. 4대에 걸쳐 한국을 섬기며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것.

하지만 수상소감을 묻자 그는 "내 자신이 빛을 받을 때가 가장 괴롭다. 과연 내가 그 상을 받을 적합한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며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유진벨은 처음부터 끝까지 후원자를 대신해서 일하는 기관이고 남의 사랑을 관리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라고. 자신은 어디까지나 '심부름꾼'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정부 지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개개인의 자원이 중요하다. 민간 교류가 더욱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며 "신앙으로 정신적 장벽을 뛰어넘어 북한 주민들에게 조건없는 사랑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 것에 감동을 받는다"며 후원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지난 14년간 유진벨재단은 북한 전역 80개 이상의 의료기관에 결핵 퇴치, 일반 보건의료 지원사업을 전개해왔으며 최근에는 다재내성 결핵환자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일반 결핵은 약 6개월에 걸쳐 치료가 되는 반면 다재내성은 2년 반에서 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만큼 "더 어려운 환자를 맡겨준다는 것은 그만큼 신뢰가 쌓였다는 뜻이니 감사하다"고.

공교롭게도 시상식이 있던 23일은 연평도 인근에 북한 해안포 수십발이 발사된 날이었다. 인 대표는 이번 사태와 관련, 최대한 말을 아꼈지만 "'분단의 비극'이 슬플 뿐"이라며 "어서 빨리 아무도 다치지 않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죽을 병을 앓는 사람들은 북한이나 남한이나 결국 다 같다. 외교 관계가 좋던 나쁘던 치료는 계속돼야 한다"고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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