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빚을 갚아야죠"

"이제 빚을 갚아야죠"

[ 인터뷰 ] 정대협 윤미향대표, 위안부 문제해결 촉구 서명 일본에 전달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12월 01일(수) 18:22
   
▲ 정대협 윤미향 공동대표.
"빚을 갚아야죠. 우리 어차피 다 '빚진 자'들이잖아요."

20주년 기념 행사를 모두 마치고 위안부 문제의 입법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걸음에 일본을 방문, 지난 주말 갓 돌아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대표를 지난달 29일 정대협 사무실에서 만났다.

"연평도 포격 이후 오히려 일본이 더 긴장하고 있더라구요.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는 말부터 먼저 들었어요." 국내 41만8천15명(국회의원 1백77명 포함), 36개 광역ㆍ기초 지방자치단체 결의문, 일본 내 15만5천6백21명, 해외(일본 제외) 8천여 명…. 이번에 일본 정부에 전달한 서명운동의 결과다.

윤미향대표는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대답도 들었고 "조선의 매춘부가 왜 사죄를 요구하냐"며 피켓과 확성기를 들고 반대 시위하는 일본의 극우 청년들도 만났다고 했다. 그는 "이제 첫 걸음을 띠었을 뿐 앞으로 실질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돌아왔다"며 교회가 물심양면으로 후원하며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세상, 할머니들의 희생으로 가능한 것 아닌가요? 그들이 역사의 가장 아픈 밑바닥에서 대신 고통의 대가를 치뤘으니 기독교 신앙으로 보면 대신 십자가를 진 것이에요. 이제 교회가 나서야 할때입니다. 손 한번 더 잡아주고 난방비라도 보내주고… 전 이런 것이 '전도'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할머니들을 녹이는거죠."

윤 대표는 "위안부 피해자 중 기독교인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한테는 털어놓아도 교회에서는 털어놓지 않겠다는 분들이 많다"며 '간음한 여자'라는 교회내 차가운 시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교회가 이들에게 사랑과 해방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죄의식과 억압을 줬다면, 마지막 삶이라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인권주일, 광복절, 3ㆍ1절 등에 위안부 피해자들의 희생을 되새겼으면 한다고.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요구,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 마련 등 아직도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산적하게 쌓여있는 상태. 분주한 중에도 그는 최근 이야기체로 쉽게 풀어쓴 '20년간의 수요일(웅진주니어)'을 펴내고 다음세대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이 모든 일이 "한국에 사는 기독교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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