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사랑 품고 고통받는 이들 섬기는 월드비전

뜨거운 사랑 품고 고통받는 이들 섬기는 월드비전

[ 아름다운세상 ] 창립60주년 맞은 국내 최대 국제개발NGO '월드비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0년 11월 24일(수) 09:42

전세계 1백여 국에 설립되어 4만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세계적인 기독교 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 전세계에서 고통받고 있는 약 1억 명의 어린이들을 돌보며 수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는 거대한 국제 기독교 NGO의 시작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 땅에서 시작됐다. 더 정확히 말해 한국을 방문한 미국인 밥 피어스목사와 영락교회의 한경직목사가 고통받는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함께 품으며 거대한 기적이 시작됐다.
 
1953년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 세계 최빈국에 속하는 전근대적인 농경국. 전쟁으로 인해 사회 기반시설은 대부분 붕괴됐으며, 길거리에는 팔과 다리가 없는 수많은 전쟁고아들이 구걸을 하고, 판자집들이 즐비한 모습. 6ㆍ25 직후 한국의 모습이 그러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전쟁으로 인해 5백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1천만 명의 이산가족이 발생했다. 그로 인해 휴전 당시 전쟁고아의 수는 20만 명에 달했다.
 
월드비전의 창립자 밥 피어스목사가 처음 한국을 방문한 것은 6ㆍ25전쟁 직전인 1949년이었다. 그는 남대문교회에서 부흥집회를 하고 1만 달러의 원호금을 한국교회에 전해주었고 이듬해 5월에는 한경직목사와 만나 영락교회에서 부흥집회를 열면서 한국과의 깊은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그해 9월 프랭크 필립 박사와 함께 월드비전을 창설, 다음달인 10월 종군기자로 자진해서 한국을 다시 방문해 한경직목사와 함께 피난민 구호사업을 시작했다. 영화제작자이기도 했던 그는 당시 한국전쟁의 잔인성과 고아들의 비참한 상황을 영상에 담아 '안식년의 사자', '38선', '화염', '휴가병의 죽음' 등의 기록영화를 제작해 이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모금운동을 전개했다.
 
밥 피어스목사는 전쟁으로 인해 급격히 늘어난 전쟁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1951년 백선육아원과 다비다모자원을 비롯한 구호시설들을 세웠다. 전쟁 후반기에는 한국인 여성과 외국 군인 사이에 태어난 아동들이 버림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들을 위한 일시보호소도 세워 지원했다.
 
1953년에는 정식으로 서울 종로의 연지동 장로교선교부 사무실을 얻어 '한국선명회(현 한국월드비전의 전신)'라는 이름의 간판을 걸고 사무실을 열었다. 초대이사장은 한경직목사, 중국에서 40년 동안 선교사역을 한 어윈 레이츠목사가 초대회장을 맡았다.
 
이후 한국월드비전은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월드비전이 한국에서 펼친 사역은 크게 전쟁고아 구호, 전쟁미망인 구호, 한센병 환자 구호, 장애아동 구호, 아동결연사업 등이었다. 이러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월드비전은 1954년에는 대구 동산병원 내 아동병원을 개원, 영세민 아동들을 무료로 진료하고 장애아동들의 진료사업을 전개했으며, 1960년에는 월드비전에 가입된 시설마다 '어린목자회'를 조직, 시설아동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토대로 한 생활교육과 기독교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서울역 앞에서는 선명회 특수피부진료소를 개원, 한센병 환자를 무료로 치료하는 등 본격적인 의료봉사활동을 진행했다.
 
1960~70년대에는 경제가 조금씩 성장하며 생애주기에 적합한 교육과 인격 형성 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자 장학사업과 선명회여자직업보도소와 광주, 대전직업보도소 등을 설립, 직업교육을 실시했다.
 
1970년대 들어서는 한국의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한국월드비전 또한 서서히 자립을 준비하게 됐고, 이에 더 나아가 수혜국에서 후원국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1978년 5월 월드비전 창립 25주년 행사에서는 월드비전 시설출신 1만8천여 명이 미화 1만 달러를 모금해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을 위해 써 달라고 국제월드비전 본부에 전달하면서 이제 시각을 외국에까지 넓히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 후원자 결연운동을 시작, 해외 후원자를 국내 후원자로 대체하기 시작했으며, 지역사회개발을 통해 가난한 이들의 수익증대를 꾀하고 가정복지사업을 통해 도시 빈민지역의 영세가정이 자립할 수 있도록 사역을 펼쳐나갔다.
 
또한, 1991년은 한국월드비전의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해다. 바로 해외로부터 받던 원조를 스스로 멈추고 도움이 필요한 세계이웃을 향해 도움을 주기 시작한 해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기에 한국월드비전을 통해 후원하던 아동들은 전세계 2~3천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전세계 3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아동후원사업에 있어 20년이 채 안되는 기간동안 1백배 이상이 성장한 것이다.
 
최근 한국월드비전은 올해 예산만 약 1천2백51억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국제구호개발NGO로 성장해 국내외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 10월 11일에는 국제월드비전 창립 60주년을 맞아 영락교회에서 전세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60년을 뒤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을 갖기도 했다.
 
밥 피어스목사와 한경직목사의 섬김과 열정. 이 두 거목의 땀과 열정은 지금 전세계 1억 명의 아이들에게 입을 옷과 먹을 빵, 그리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 생명의 복음을 접하게 되는 것으로 그 열매를 맺고 있다.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로 내 마음을 아프게 하소서." 설립자 밥 피어스목사의 성경에 씌여있던 그의 자필 기도문은 하나님 앞에서 그가 어떠한 자세로 살고 있었는가를 말해준다. 그리고, 그 진실한 기도의 울림은 전세계로 더 멀리 더 크게 퍼져가고 있는 중이다.

 

# "받은 사랑 40년, 주는 사랑 20년

소외된 이웃 돌보기 멈추지 않을 것"

한국월드비전회장 박종삼목사

"60여 년 전 전쟁으로 처참해진 이 나라의 모습을 보았던 그 누구도 2010년 지금 한국의 모습을 감히 그려보지는 못했을 겁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전해지는 손길로 겨우 삶의 희망을 품을 수 있었던 한국인들은 이제 고통받는 이웃이 있는 곳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는 책임있는 훌륭한 세계시민으로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죠."
 
지난달 11일 창립 60주년을 맞은 자리에서 한국월드비전 회장 박종삼목사는 "우리나라는 40년간 받던 외국 원조를 멈추고 스스로 우리의 이웃과 세계의 이웃을 돌보기 시작한 지 20년이 되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며 "우리의 이러한 성장은 지난 40년 동안 한국을 향해 내밀었던 전세계 도움의 손길이 결코 헛되지 않았으며, 지금 다른 나라를 돕고 있는 우리의 노력 또한 헛되지 않을 것임을 확신케 하는 증거가 되고 있다"고 감격에 겨워하며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월드비전은 한국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굶주리고 헐벗은 전쟁 고아와 미망인을 보고 긍휼의 마음을 실천에 옮긴 밥 피어스목사와 조국의 비참한 현실과 슬픔, 그리고 어려움을 전세계 교회에 알려 이들을 돕고자 했던 한경직목사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고, 이제는 국내외 30만 명이 넘는 아동들에게까지 그 영향력이 확대됐다"며 "이제 받은 사랑을 우리가 과거 겪었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욱 그 긍휼함을 확대시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실천하는 한국 국민이 되었으면 한다"며 나눔에 함께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끝으로 박 목사는 "지구상에서 전쟁으로 파멸됐던 한국이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과 같이 발전된 나라가 된 것은 세계에 유래가 없는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가난한 이웃을 돌보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서 월드비전의 깃발을 높이 들고 계속해서 섬김을 실천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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