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할로윈데이 문화, 교회도 대책 마련 필요

해외 할로윈데이 문화, 교회도 대책 마련 필요

[ 선교 ] 악마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 등 신학적 접근 준비해야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11월 03일(수) 15:00
   
▲ 할로인데이를 '홀리위(holy win)' 데이로 보내고 있는 미국 뉴욕 인투온누리교회의 모습. /사진 인투온누리교회 제공

"과자 안 주면 장난칠거야(trick or treat)" 흉악한 분장을 한 아이들이 문을 두드린다. 집 주인이 응대하지 않자 곧바로 유리창을 깨고 돌이 날라들어왔다.
 
지난 10월 31일은 할로윈데이였다. 국내에서는 '무섭기보다는 귀엽거나 재미있는 분장을 한 친구들과 이국적인 느낌을 맛보는 날' 정도지만 미국과 영국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미국에서는 할로윈데이가 국민적인 축제로 진행되면서 최근 교회에서 모임을 주최하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불건전한 일부 파티 문화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교인들끼리 교제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미국의 한 대학교는 올해 할로윈데이에 맞춰 학생들이 인종적 또는 문화적 갈등 소지가 있는 의상 착용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정 계층을 자극하는 의상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사회적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하려는 노력이었다.
 
지나치게 혐오스러운 의상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신체 일부가 훼손된 분장이나 피가 묻은 모습 등은 어른들이 보기에도 섬뜩하다. 영화나 게임 등의 폭력성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선진국들이지만 유독 할로윈데이에 대해서는 더 잔인하고 사실적인 분장을 하려는 국민들의 욕구를 막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절기가 상업주의와 손을 잡으며 여러 형태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매년 뉴욕에서 열리는 할로윈데이 퍼레이드를 보면 매년 의상의 종류가 다양해진다. 예전에 주류를 이뤘던 흉측한 분장은 줄어들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스폰지밥'이나 '토마스기차', 일명 '코스프레(costume play)'로 불리는 만화나 게임 주인공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정말 할로윈데이에 대한 입장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절기가 된 듯하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학생층을 중심으로 놀이공원이나 특정 장소에서 할로윈파티를 즐기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할로윈데이도 크리스마스처럼 보편화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차에 영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 선교사가 할로윈데이에 대한 몇가지 고민을 전해왔다.
 
첫째, 악마와 사탄의 이미지가 변하고 있는 현상이다.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고 있는 악마의 모습도 달라졌다. 때로는 착하기도, 순진하기도, 아름답기도 하다. 마치 악마 분장을 하고 과자를 달라고 요청하는 아이들처럼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잔혹하고 끔찍한 것들을 심각하지 않은 것들로 포장하는 현상이다. 영화 속의 온갖 흉악한 장면들을 형상화한 분장이 '재미' 또는 '장난'이라는 것으로 허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상업화에 밀려 성탄절같은 기독교 절기에 마져 교회가 설 곳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다.
 
그는 "한국교회가 '착한 악마도 존재한다'는 왜곡된 메시지에 맞서기 위해 지금부터 신학적 준비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할로윈데이를 전후해 한 주 이상 잠을 이루기가 어렵다고 한다. 밤새 아이들이 터뜨리는 폭죽 때문이다. 한국교회도 잠을 이루기 어려운 때가 오기 전에 다음 세대들을 지도할 가르침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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