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교회 인질극, 58명 사망

이라크 교회 인질극, 58명 사망

[ 선교 ] 죽고 떠나고, 기독교인구 절반 이상 감소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11월 03일(수) 14:24
지난 10월 31일 주일은 이라크 바그다드의 기독교인들에게 잊지 못할 날이었다.
 
가톨릭 교회(Sayidat al-Nejat Church)에서 일어난 인질극으로 성직자를 포함해 58명이 사망했으며, 6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이슬람국가(ISI;Islamic State of Iraq)'라는 조직이 사건 발생 하루만에 다시 "이집트에 억류돼 있는 무슬림 여성 2명을 석방하지 않으면 이라크의 모든 기독교인을 몰살하겠다"는 협박을 해온 것이다.
 
알카에다 관련 조직으로 알려진 이 조직은 자신들의 테러를 '우상의 소굴'에 대한 행위로 정당화하고 있는 한편, 협박에서 거론된 이집트는 전혀 응대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라크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추가 테러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올라프 픽세 트베이트(Olav Fykse Tveit)총무는 지난 1일 이번 사건을 '테러이자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여성, 아이들, 성직자까지 희생된 이번 테러를 강력히 규탄했다.
 
사건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 경 미사를 마치고 교인들이 밖으로 나오는 시점에 갑자기 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하면서 일어났으며, 4시간 여의 인질극 끝에 진압됐다.
 
올라프 총무는 "세계교회는 이번 테러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기독교인들에 대해 깊은 애도를 전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라크에서 고통받고 있는 기독교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박해 속에서도 그들이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의 증언자가 될 수 있도록 함께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에서 기독교인이 목표가 된 테러는 처음이 아니다. WCC는 "각국 정부가 국민, 특히 사회적 약자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전하며 이번 사건의 책임도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픈도어 선교회가 지난해 작성해 유엔 인권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라크 내에서는 소수집단에 대한 테러와 '종교청소'로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있으며, 특별히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정부 규제 때문에 종교활동에 많은 제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인들은 집회의 자유가 없으며 모임을 공식적으로 등록할 수도 없다. 따라서 교회에서 결혼식이나 장례식을 합법적으로 거행할 수도 없으며 개인이 자유롭게 종교를 선택하거나 개종하는 것도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1991년 두번의 걸프전 이후 이라크의 기독교 인구는 약 85만 명이었다. 그러나 2003년 세번째 걸프전이 시작되면서 기독교인구는 55만 명으로 감소했으며, 이어지는 전쟁과 테러로 기독교인들의 탈출이 이어지면서 지난해까지 약 38만 명이 이라크 내에 남은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이들 중 10만 명 이상이 안전과 종교적인 문제로 고향을 떠났으며, 이로인해 직장을 잃고 의료와 교육 등의 국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이라크 기독교인들은 앗시리아 동방교회, 칼데아 가톨릭교회 소속이며 소수의 복음주의 교회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테러가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6월 말 미군이 철수하면서 증가하기 시작해, 올해 3월 총선을 앞두고도 기독교인들에 대한 살해와 폭력이 이어지는 등 박해는 계속되고 있다.
 
알려진 박해 유형으로는 △살해를 위협하며 지역을 떠날 것을 요구하는 협박 편지 △공포감 조성을 위한 기독교 지도자 살해 △이슬람 개종 압력 △가족 내 여성 또는 어린이 납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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