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두 달 앞둔 지구촌의 월동준비

성탄절 두 달 앞둔 지구촌의 월동준비

[ 선교 ] 선교사들 "추위보다 외로움이 견디기 힘들어"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10월 27일(수) 14:31

   
▲ 영국 상점들에 등장한 성탄절 장식./진영종선교사 제공
지구촌엔 이미 겨울이 시작됐다.
 
영국의 쇼핑센터들은 이미 이번달 초부터 크리스마스 장식용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겨울은 많은 비가 내리는 저온다습한 계절이다. 교민들은 이런 날씨를 '으슬으슬하고 축축하다'고 표현한다. 한국처럼 온돌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라디에이터로 난방을 하다 보니 발과 머리가 춥다. 그래서 영국 드라마를 보면 두꺼운 양말이나 모자를 쓰고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종종 등장하나 보다.
 
총회 파송 진영종선교사(빌스톤교회 시무)는 본격적인 추위를 앞두고 최근 교회 처마에 달린 배수로를 청소했다고 한다. 계속되는 비로 늘어난 지붕의 이끼들이 배수로를 막으면 피해가 커지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해 놓는 것이다. 이와함께 노후된 라디에이터를 새 것으로 교체했다. 보일러도 교체할 때가 됐지만 3천만원이 넘는 견적이 나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영국에는 '보일러 보험'이라는 것이 있는데 한 달에 2~3만원 정도만 내면 유사시 저렴한 비용으로 수리가 가능해 조금 더 버티기로 했다.
 
이처럼 영국교회가 겨울철 난방에 힘쓰는 것은 교인의 대부분이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조시간도 점점 짧아져 오후 2시30분에 어둠이 찾아오기도 한다.
 
춥고, 어둡고, 비마저 내리는 영국의 겨울 날씨는 우울증의 주된 원인이다. 영국 교회들은 외로운 노인들의 따뜻하고 포근한 안식처가 되기 위해 항상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통상의 문제로 이번달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지만 많은 지구촌 사람들은 거의 매년 이런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겨울은 10월부터 시작된다. 국가 통제를 받는 난방 시스템이 지난 15일부터 온수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미 채소류의 가격은 2배 이상 올랐다. 농산물의 저장과 유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웬만한 집들은 지하창고에 겨울 동안 먹을 감자나 소금에 절인 음식들을 저장한다.
 
총회 파송 강희영선교사(샘명의길교회 시무)는 난방이 시작되기까지 보름 이상 추위에 시달리면서 많은 감기환자들이 발생했다고 전해왔다. 최근 강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신학교도 학생들을 위해 겨울 동안 먹을 식량을 비축해 놓았다.
 
본교단 선교사들이 섬기는 교회는 대부분 마을회관 등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어 중앙난방을 이용하지만 시골 교회들은 이맘때면 석탄난로를 준비한다. 또한 갑자기 난방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어 중앙난방 건물도 난로를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겨울철 많은 눈이 내리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동이 힘들기 때문에 출석 교인이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확률은 높지만 러시아 정교회와 개신교의 교회력이 달라 보통 두번의 성탄절이 있고, 성탄절에는 러시아어로 '욜까'라고 부르는 전나무를 구입해 장식하는 것을 즐긴다.


   
▲ 소똥을 연료로 쓰고 있는 몽골 시골마을의 게르./황선국선교사 제공
성탄절에 쉬지 않는 나라도 있다.
 
몽골의 성탄절은 공휴일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선교사들은 12월 25일에 가까운 주말에 성탄절 예배를 드리게 된다.
 
겨울 평균 기온이 영하 25도고, 15일 정도는 영하 40도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저녁 시간에 모임을 갖기는 쉽지 않다.
 
총회 파송 황선국선교사(바가노르은혜교회 시무)는 "몽골은 오히려 춥기 때문에 난방 시설이 비교적 잘 돼 있다"고 말한다. 겨울철 상하수도 시설이 동파되지 않도록 항상 난방 파이프를 함께 설치하기 때문이다.
 
과거 난방 공장에 문제가 생겨 마을 전체가 얼어붙은 적도 있지만 몽골의 중앙난방은 방 3개 가정집의 경우 월 1만5천원으로 난방이 가능하다. 몽골의 물가가 한국과 비슷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편. 그러나 교회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난방비는 높은 편이어서 황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는 매월 40만원 정도의 난방비가 들어간다고 한다.
 
11월에는 낮에도 영하 5도 안팎으로 온도가 더 떨어진다. 중앙난방이 들어가지 않는 지역의 교회들은 땔감으로 사용할 석탄이나 소똥 말린 것 등을 준비해야 한다. 다행이도 몽골의 학교들은 대부분 겨울철 활동을 위한 실내 체육관을 갖추고 있어 신앙인들의 친교 장소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취재중 만난 선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추운 겨울철 이겨내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정신적인 외로움"이라고 말했다. 춥고 외롭고 습하며 만남도 적어지는 지구촌의 겨울철, 우리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을 위해 후원교회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선물을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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