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제는 내실을 기할 때

3. 이제는 내실을 기할 때

[ 특집 ] 9월 특집 - 한국교회 역사와 대형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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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9월 15일(수) 09:10
손인웅 / 덕수교회 목사

한국인들은 언제부터 대형집회를 시도하였고, 또 그것을 성공적으로 성취했는가? 한국인이 작은 나라에서 살았기 때문에 큰 나라를 사모하는 사대사상(事大思想)이 잠재되어 있어서, 그 콤플렉스로 인한 잠재의식을 부추기거나 자극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큰 것을 향해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의식에 영향을 준 중국과 미국은 한국인에게 큰 것을 좋아하도록 강한 영향력을 미친 것이 틀림없다.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일본은 작은 것을 아름답게 생각하는 의식구조가 정립되어서 작지만 강한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교회는 유럽교회보다는 미국교회의 영향을 받아서 비교적 크고 많은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크게 발전하는데 유익한 점이 있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영향을 받은 것은 유익한 일이었고, 자본주의 그리고 시장경제 제도를 받아들인 것은 성공사례 중 하나이다.

교육, 과학, 기술, 군사,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서방국가들로부터 받은 것들이 많다. 그러나 모두가 유익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교회가 미국교회로부터 선교를 받고 지도를 받아서 시작을 잘하였고, 부흥성장도 이룩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에게 복음을 전하고 선교방법과 교육을 가르쳐 준 미국교회나 유럽교회가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향후 30년이 지나면 유럽에는 교회를 찾아보기 어렵고, 미국도 주류 개신교회는 문을 닫고, 미국인들의 얼굴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게 되고, 남미 히스패닉계 가톨릭교인들과 무슬림들이 미국을 점유하게 될 것이라는 연구보고가 나오고 있다.

1960년 이후에 미국 대형교회의 종탑들이 우후죽순처럼 하늘을 찌르고 영국의 웨일즈 성령운동으로 영국교회가 대형화하여 그리스도의 왕국이 이루어지는 역사가 일어났지만, 지금은 대부분 문을 닫거나 시(市)에서 인수하여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동방교회들도 비잔틴 시대나 십자군 시대에는 그 위력을 떨쳤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관광자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한국교회는 세심하게 관찰하고 우리 자신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 서방교회나 동방교회가 쇠퇴한 원인을 여러가지로 분석하지만 중요한 몇 가지를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교회는 세상 가운데 서 있는 공동체이다. 그러므로 세상과 분리 될 수 없고, 세상과 타협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세상과 대적하여 싸우기만 해도 안된다. 교회는 세상 안에서 세상과 함께 살아가면서 세상을 구원해야 할 사명을 부여받았다. 예수 그리스도처럼 자기희생을 통해서 세상 사람들을 사랑하고 발을 씻기면서 세상 사람들을 섬기는 종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그리스도의 사람들이 태어나게 된다.

동방교회는 예배당을 잘 지어놓고 예배드리는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 예전적 예배 전통을 고스란히 지켜냈으나, 세상으로부터는 버림받게 되었다. 그들은 교회 밖에서 고통당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유럽교회도 예배당 짓는 일과 제국주의의 심부름을 하면서 십자군적인 선교를 통해 식민지 국가의 사람과 물자를 수탈해 예배당을 짓고 노동력을 확보하였다. 그 결과 세월이 흐르면서 도덕적인 흠결이 나타나게 되었고 그들의 다음세대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므로 서서히 교회를 떠나게 되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교회의 본질인 영성과 도덕성, 공동체성을 상실하면서 교회가 세속주의에 물들게 된 것이다.

현대의 미국교회도 세속주의적인 가치관이 교회를 병들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러한 병리현상이 미국에도 심하게 나타나서 작은 교회들이 사라져가고 몇몇 대형교회들만 성장하는 불길한 징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교회는 서방의 모든 교회와는 차별화된다는 점과 서방교회 시행착오를 답습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감사한 일이 되지만 우려되는 점도 없지 않다. 왜냐하면 지금 세계는 하나의 가족으로 모든 정보 전파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동안 한국교회가 대형집회를 많이 하는 것을 보고 또한 참여하면서 기대와 우려를 함께하는 것은 믿음이 부족한 탓일까? 1985년 한국교회 1백주년 잔치를 치르면서 흥분했던 그 다음 날부터 한국교회는 침체상태로 들어섰고 그 이후 교세가 감소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필자는 큰 대회를 준비하는 위원들에게 계속 조언하는 것은 준비하는 과정과 실행하는 과정은 열심히 잘 하는데 대회가 끝난 후에 후속단계의 발전 계획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회성 이벤트로 큰 잔치를 하고 나면 반드시 그 후유증이 따르게 되는데 그 후유증을 준비단계에서부터 계산해서, 그 요인을 최소화하고, 끝난 후에는 그 후유증을 분석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 대형집회의 열기와 효과가 식지 않고 한국교회와 사회에 큰 동력으로 작용하고 상승효과가 나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8.15성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온 국민들과 성도들의 기대가 그만큼 높아지고 사회적 관심이 커졌기 때문에 그들을 실망시키면 오히려 큰 손상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지도자들이 집회 인원을 많이 동원하는 열의와 그렇게 많이 모여주는 성도들의 순종하는 아름다운 믿음이 허공을 치는 메아리로 사라지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대회에 참여하여 단상에서 무릎을 꿇고 참회의 기도를 드린 모든 지도자들에게 분명한 변화의 열매가 나타나야만 할 것이다. 모든 가면을 벗어버리고 적나라한 모습으로 백성들 앞에 나아가서 참회하며 철저하게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할 것이며 구호로 그쳤던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반드시 실천해서 구체적으로 하나의 교회를 만들어내야만 할 것이다.

환경을 살리는 일을 구체적으로 실천함은 물론 남북통일문제를 위해서 실천적인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다. 다문화가족들과 새터민들을 위해서 모든 교회가 앞장서서 섬겨야 할 것이다. 그리고 10월13일부터 열리는 '기독교사회복지 EXPO 2010' 을 위해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참여해서 '나눔과 섬김의 교회'로 거듭나야만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열심을 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성도들이 이렇게 잘 순종하는 모습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훌륭한 지도자들이 바른 방향으로 백성들을 바른 길로 인도해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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