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휴식은 재충전의 기회

③ 휴식은 재충전의 기회

[ 특집 ] 7월 특집/ 한국교회 목회자, 휴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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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월 15일(목) 11:43

김해수 / 일산동안교회 목사

어느 자리에 있든지 지쳤다면 쉬십시오

30여 년 전에 목회 현장에서 경험한 일이다. 어려서부터 바다에서 일 해오신 분이 있었다. 그분의 직업은 해녀이다. 해녀들에게는 직업병이 있는데 그 분도 마찬가지로 늘 두통에 시달렸고 매일 두통 약을 먹고 힘들게 일했다.

남편은 예수 믿기 전에는 술을 좋아해서 가정이 어려웠으나 예수 믿고 난 후 열심히 일하게 되면서 가정에 여유가 조금 생기게 됐다. 그러면서 한번은 육지여행을 다녀오기로 하고 모든 계획은 남편이 세웠다. 그리고 부부가 함께 여행을 떠났고 며칠 후 아내는 만족한 얼굴로 나타났다.

아내 집사가 전하는 말은 "육지에 간다기에 당연히 배를 타고 갈 것으로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시외버스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공항에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왔고 서울에서는 처음 타보는 기차로 부산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카페리로 제주도로 돌아왔습니다."

평생을 물속에서만 일하시던 분이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고 기차로 육지를 달렸고, 배를 타고 다시 돌아온 것 이다. 난생처음 가진 남편과의 나들이를 통해 그동안에 가졌던 남편에 대한 모든 불만을 떨쳐 버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바다로 출근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담겨져 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일하는 존재로 창조하셨고 휴식이 필요한 존재로 창조 하셨다. 일하는 사람이 육체적인 일에 종사하든지 정신적인 일을 하든지 영적인 일에 종사한다 할 지라도 휴식이 필요한 존재로 사람은 창조된 것이다. 사람이 휴식이 필요한 존재로 창조했다는 것은 어린아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태어나서부터 죽는 시간까지 매일 사람의 하루 삶 중에서도 약 삼분의 일인 8시간은 잠을 자는 것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

일하는 시간 보다도 휴식시간은 유혹이 찾아오는 위험한 시간이기도 하다. 다윗도 한가한 시간에 지붕 위를 거닐다가 유혹을 받아, 나라의 부름을 받아 싸움터에 나가있는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범하고 우리아를 싸움터에서 죽게 하는 평생을 후회 할 죄를 범했다. 휴식 시간에는 유혹도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부지런하게 일한 사람이 휴식시간을 잘 못 보냄으로 큰 시험에 빠지기도 하는 것이다.

계절의 영향이기도 하지다만 우리나라의 7, 8월은 휴가의 계절로 알고 직장인만 아니라 목회자들도 이시기를 휴가의 시기로 잡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휴가에 대한 역사가 길지 않은 우리들에게는 휴가에 대한 잘못된 기대가 있다. 그것은 휴가는 멀리 가면 갈수록 더 좋은 휴가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보내는 휴가가 더 좋은 휴가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게 된다.

돈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더 좋은 휴가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래서 자기 집도 시원한 시설이 잘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급호텔에서 피서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가족을 떠나 낯선 사람과 함께 보내는 것이 더 즐거운 휴가가 될 것 이라는 기대도 있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보내면 더 즐거울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휴식에는 다양한 목적을 가질 수 있으나 그리스도인의 휴식은 회복이 그 목적이 될 것이다. 육체적으로 피곤한 사람은 쉼을 통하여 육체의 피로를 풀고 건강한 몸으로 다시 가정과 일터로 돌아오기 위하여 휴식을 가질 것이다. 또 가족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건강한 가족관계를 위하여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가지므로 바쁜 직장생활 관계로 소홀했던 가족관계를 회복하여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회복을 위해서는 그리스도인의 휴식은 재충전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특별히 목회자들에게 있어서도 재충전이 필요하다.

열정적으로 일하였음에도 열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이고 반복적 일 때 적절한 휴식의 기회를 가지지 못하므로 탈진 되는 경우가 있다.
목회자의 탈진은 교회의 위기를 가져 온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이 탈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탈진은 여러 가지 증상으로 나타나고 영향을 미치게 된다.

탈진의 증상들 중에는 몸에 피곤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이 사라진다. 새 신자가 등록을 했는데도 전처럼 기쁘지가 않다. 사람만나기가 점점 싫어지기도 한다. 아내로부터 화를 낸다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화를 내는 줄도 모른다). 가족들과 대화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도 한 증상이다.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면 이미 탈진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해야 한다.

목회자에게 탈진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회복을 위하여 휴식이 필요하다. 목회자에게 위로는 재충전의 큰 힘이 된다. 본인의 경험으로 두 번의 큰 위로를 경험했다. 한번은 개척교회를 시작했던 여름 그 해는 무척 더웠다. 모두가 휴가 계획을 세웠지만 휴가 계획없이 교회를 지키고 있을 때 전에 섬기던 교회 집사님이  휴가 못떠날 줄 알고 오셔서 우리 가족과 함께 식사한 것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큰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교회를 건축한 후 탈진 증상들이 나타난 일이 있다. 어느 목회자 세미나에 참석 하였을 때 어느 젊은 목회자가 나를 위하여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이 보여 주시는 환상을 보았는데 큰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의 모습을 보았다고 이야기를 했다. 신학적으로는 내가 가진 신학배경과 다른 기도의 응답이지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나는 믿었던 건강도 나빠져서 이제는 패잔병 같은 마음으로 세미나에 참석 했는데 하나님은 나를 승리한 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말은 큰 위로가 되었고 내 속에 새로운 회복이 일어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한 세분의 목회자들이 특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을 보면서 부러웠던 적이 있다.
각각 교단 배경이 다른 분들인데도 여름 한 주간을 기도원에서 모여 삼일동안 금식을 하고 미리 각각 가지고 온 설교 한편씩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성경 한권을 택하여 연구하는 특별한 휴식을 취하는데 내가 만난 그때는 이미 여러 해 동안을 함께 해 왔다고 했다. 모두가 안정되고 큰 교회를 목회하시는 분들 임에도 휴식을 재충전의 기회로 삼고 있었다.

21세기에 그리스도인으로 목회자로 살고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큰 축복이다. 그러나 많은 변화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목회자로 살아가는 데는 반복되는 긴장이 있다. 목회는 긴 기다림을 통해서 열매를 맛보기 때문에 열매를 보기 전에 탈진하기도 한다. 세상의 사람들의 기준으로 보면 휴식을 위한 휴가는 계획할 수 없을지라도 하나님의 위로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경험하면 어느 곳이든지 휴식은 재충전의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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