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소리로 연합과 일치 추구'

'한목소리로 연합과 일치 추구'

[ 선교 ] 기고 / 에딘버러 1백주년 기념대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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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6월 24일(목) 10:00
진영종 / 총회 파송 영국선교사

최근 영국에서는 '닥터 후'(Doctor Who)라고 하는 60년대에 이미 방영된 프로그램을 새롭게 각색하여 재방영하고 있는데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 프로그램의 컨셉은 바로 '타임슬립'이다. 역사의 중요한 현장들 속으로 주인공들이 끌려가 그 당시 역사를 나름대로 오늘 동시대의 의미로 재해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우리네 신앙인들이 당연히 다시 가고 싶은 역사의 현장은 바로 2천여 년 전 팔레스타인 지역이라 감히 확언한다.
내친김에 그곳으로 달려가 목도하고 싶은 곳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도 지나친 만용이라고 욕을 먹을지도 모르겠다.

내게 있어 그렇게 꼭 다시 돌아가고 싶었던 역사의 현장 중 한 곳이 바로 1910년 6월의 에딘버러였다. 세계선교의 분수령이 되었던, 전 세계에 흩어진 개신교의 유수한 선교인들이 모여 동시대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땅끝까지 완전히 전해지기를 기대했다. 그 에딘버러 선교대회의 1백주년을 기념하는 또 다른 동시대 역사의 중요한 한 자리에 이번 만큼은 함께 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2010 에딘버러 세계 선교대회에 참석하면서 느낀 점은, 영국에서 현지인들을 목회하며 선교하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나의 견해처럼 서구교회의 뼈저린 고민들이 그대로 이 대회에 반영되었다는 점이다. 지금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구교회는 그 사회의 가장자리로 내몰려 존재마저 위협받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교파나 신학의 차이를 따질 형편이 못된다. 각 도시별 교회연합 모임에는 가톨릭교회를 포함하여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혹시 이단쯤 될 것 같은 교회들도 함께 참여한다.비록 신학적으로 또한 교파정치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어도 연합하지 않으면 교회의 존재가 희미해져가는 현실이 이들을 결속시키고 있다.

이번 에딘버러 대회에서 참으로 감격스러운 점 역시 소위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 로만 가톨릭, 동방정교회 그리고 개신교, 북방교회와 남방교회 등 지역과 교파에 상관없이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정치와 신학을 접어두고 모두가 입을 모아 일치하고 연합하여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재차 확인하였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2013년 WCC 총회 개최로 인하여 해묵은 갑론을박이 한창이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복음주의연맹과 세계교회협의회 대표가 편견 없는 하나의 목소리로 선교를 향한 일치를 주장하고 교황청과 정교회를 대변하는 이들이 21세기를 향해 연합을 외치는 그 자리, 피부색깔과 빈부의 구분이 없는 그곳에서 함께 손을 맞잡고 예수 그리스도를 찬미하는 그 역사적 자리에 한국의 교회에서 더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하여 그 감격을 함께 나누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깊은 여운이 남았다.

1백년 전 에딘버러에서는 선교에 대한 매우 긍정적이고도 밝은 미래의 소망을 가지고 모였다. 1백년이 흐른 지금에는 존재 자체에 불안함과 절대적 위기감 속에서 다시금 역사의 현장에 함께 모였다. 교회의 역사가 가르쳐 주듯이 교회는 언제나 위기와 핍박 가운데서 성장했으며 그 가운데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의 가치가 더욱 조명되어왔다. 한국교회가 지금 누리는 강건함과 부유함에 대한 호사는 서구교회들이 몇 백 년을 통해 굳건히 전유해 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바라기는 한국교회는 이러한 서구교회의 역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지금껏 양적으로 성장해 온 것보다 더욱 질적으로 성숙한 모습으로 내실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스도의 복음 앞에서 우리를 갈라 놓을 그 어느 것도 있을 수 없고 그 복음을 전하는 선교의 터전 가운데 뜻을 모으고 힘을 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교회의 위상은 세계교회로부터 주목을 받을 만큼 대단했다. 인적, 질적, 물적 모든 면에서 한국교회만큼 적극적으로 공헌한 교회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우리들만의 자위적 평가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 세계교회가 명실공히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진정한 성숙함으로 우리 스스로 거듭나야만 하며, 그 원대함을 위해 우리 스스로 국내 교회들의 끊임없는 복음 앞에서의 갱신과 진리 앞에서 하나됨을 촉구하는 마음 간절하다.

복음 앞에서 연합과 일치를 통해 한국교회는 하나가 되어야 하며 이것이야말로 세계교회를 향해 가장 경쟁력 있는 한국교회의 위상을 확보하는 길이라는 중요한 교훈을 이번 대회를 통해 확인하게 되었다. 오늘도 우리는 역사의 한 면을 써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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