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선거철, 지구촌에서는...

5~6월 선거철, 지구촌에서는...

[ 선교 ] 교회들 예언자적 역할 감당, 정권 교체된 나라들 많아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06월 23일(수) 15:06

최근 한 달여 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선거들이 진행됐다. '선거'는 '선교'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또한 교회와 정부가 국민의 뜻을 살펴 선교전략과 국가정책을 세워 나가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일 지방선거 이후 정치인들의 변화와 소통을 요구하는 교계 기관과 단체들의 논평이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세계 교회들은 이번 선거를 전후로 어떤 예언자적 역할을 감당했을까.


#필리핀
 
필리핀에서는 지난 5월 10일 대선, 총선,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뤄졌다.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이노이 아키노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아로요 정권의 부패를 지적하는 개신교와 가톨릭의 대중 집회도 수차례 열렸던 만큼 교회들의 역할도 분명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에서는 보통 선거 기간 중 수십여 명의 정치적 사망자들이 발생한다. 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에서는 남부 마긴다나오 지역에서 53명이 학살당하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특히 인권운동가와 언론인들이 많은 핍박을 받았던 아로요 정권에서는 현지인 목회자만도 3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에도 필리핀 교회가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며 민중을 선도한 것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함께 본교단과 협력 관계에 있는 필리핀그리스도연합교회(UCCP) 신임 사무총장 말릭사목사도 교회가 가져야 할 시대적 사명을 강조하고 있으며, 새 정부도 부패와 특혜 척결에 나설 것으로 보여 향후 필리핀에서는 많은 변화가 전망된다.

 
#태국
 
지난 5월 19일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진압한 가운데 아피싯 총리는 11월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총선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정치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인구는 1%에도 못미치는 태국의 기독교인들은 정치적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빠른 안정을 위해 기도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불교를 국교화하려는 움직임에 항거하기도 했으나 전통적으로 태국기독교단(CCT) 등은 정치와 무관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유혈사태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차례 중재자로 나섰던 태국 국왕마저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외신들은 차기 왕위 계승 구도마저 분명치 않은 점을 근거로 태국 입헌군주제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왕 중심의 세계관 및 가치관이 몰락할 경우 종교계에도 적지 않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태국 교회의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 경제 등 대부분의 사회 문제가 복음전파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만큼 빠른 안정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영국
 
영국은 지난 5월 6일 총선을 통해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이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이끈 노동당을 누르고 연립정권을 이뤘다. 13년만의 정권교체다. 이는 영국도 지난 5년 간 국가 부채가 2배로 늘어남에 따라 유럽을 휩쓸고 있는 경제위기감이 선거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의 집권은 성공회를 중심으로 한 영국 교회들에게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그동안 정책적으로 외국인 입국 규제를 강조해 온만큼 국내 선교사들의 활동에는 장애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영종선교사는 "서구 교회는 여러가지 위기의식을 통해 하나됨을 배우고 있다"며 희망적인 기대를 전했다. 특히 10년 전에 실시한 인구조사에서는 기독교인이 70%에 달했지만 지금은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 현실 앞에서 영국 교회들은 신학적 논쟁이나 자리다툼을 버리고 일치와 연합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선교사는 "주변에서 매주 교회에 나가는 기독교인은 5%도 안 되는 것 같다"며 "WCC 총회를 앞두고 있는 한국교회도 늦기 전에 연합을 통해 아름다운 본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그리스에 이어 경제위기에 직면한 헝가리도 지난 5월 25일 총선을 치르고 중도우파인 피데스당이 8년만에 좌파로부터 정권을 가졌왔다.
 
여당인 사회당은 소수 야당으로 전락했으며 외신들은 몰락의 원인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자금을 요청할 정도록 악화된 경제사정을 꼽았다.
 
경제가 위축에 따라 교회와 교민들도 재정적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유럽에서 가장 큰 개혁교단인 헝가리 교회는 이를 영적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새롭게 선출된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지난 5월 28일 국회 연설에서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이라고 외친 장면은 공영방송을 통해 많은 교회들에게 희망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채화선교사는 "헝가리개혁교회의 4개 신학교에서 신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현재 17~18% 정도인 개신교회의 역할도 점차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9일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만큼 많은 교회들이 기도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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