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영목사, "풍요로운 노년이 즐겁다"

김광영목사, "풍요로운 노년이 즐겁다"

[ 인터뷰 ] 정년 앞두고 예술사역 전환, 미술과 음악 통해 풍요로운 노년 보내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0년 01월 29일(금) 15:41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해하던 소년이 있었다. 가난은 미대 진학의 발목을 잡았고 직업전선에 나서게 했다. 그 소년은 훗날 신학대(장신대 71기)에 진학해 목회자가 되어 성화와 신앙 동역자들의 초상화를 그리며 접었던 꿈을 다시 펼쳐가고 있다.
 
김광영목사(평양노회 전도)는 칠순의 나이에도 한 번 붓을 잡으면 8시간 정도는 내리 그림을 그린다. 그의 화폭에는 신앙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도에 전념하고자 정년을 3년 앞두고 시무사임을 자청한 후 예술사역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광영목사를 28일 수원 자택에서 만났다. 화실이기도 한 자택에는 그의 손을 거친 성화와 초상화들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노년이 이렇게 즐거울 수가 없어요.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간 듯 합니다. 재능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 예능적인 달란트를 활용하며 풍요로운 노년을 맞고 있는 김광영목사. 정성스레 붓질을 하는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집안 한쪽 벽면에 걸린 성화는 김 목사가 가장 아끼는 작품.

김 목사는 학창시절 예체능의 달인이었다. 중고등학교를 축구 특기생으로 다니면서 그림도 곧잘 그렸고,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기타 등의 악기도 다루며 교내에서는 유명인사였다. 그러나 경제적 형편에 그 많던 재능을 묵혔던 그다.
 
목회를 하면서도 틈틈히 그림은 그렸다. 목회에 전념하다보니 많은 그림을 그려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목회여정의 후반부를 전도목사로 지내면서 재능을 맘껏 발휘하고 있다.
 
김 목사는 현재 청소년과 주부를 대상으로 바이올린과 첼로를 가르치면서 신앙 동역자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사역을 하고 있다. 기자에게 그림 그리는 시범과 연주를 보여주던 김 목사의 얼굴에서는 행복이 묻어나왔다.
 
그에게 있어 그림은 무엇일까? 김 목사는 "죽을 때까지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두뇌운동과 치매예방은 차순위다. 그림 자체가 좋은 것이다. 김 목사는 "꿈을 포기하지 않으니 풍요로운 노년이 기다리고 있다. 설렌다"고 말했다.
 
정규 미술수업을 받은 적이 없다지만 전문 화백의 솜씨 못지않다. 그에게 초상화를 받고 싶은 지인들이 예약을 해둘 정도다. 그가 특별히 애착을 갖는 작품들은 모두 성화다. 말로 표현 못하는 감동이 있다는 이유다.
 
앞으로의 계획은 성서의 욥과 세 친구들의 대화 장면, 그리고 소속된 평양노회의 역대 노회장들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 김 목사는 또 작은 바람으로, 노년을 그림과 음악으로 함께 보낼 선교동역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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