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자기를 비우는 '연합사역'

<9>자기를 비우는 '연합사역'

[ 땅끝에서온편지 ] 파라과이 장로교신학교... 파라과이 임성익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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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28일(목) 10:49
선교 사역에 있어서 현지인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되지 않은 성도를 통해 교회가 확장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교사들마다 교회 개척과 더불어 현지인 지도자를 양성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현지인 지도자를 양성할 때, 문화와 언어의 장벽에 부딪치게 된다.

   
▲ 교단의 벽을 허물고 연합사역의 본보기가 되어 운영되고 있는 파라과이 장로교신학교 17회 졸업식 모습.
그런데 어떤 선교사들은 자신이 개척한 교회의 성도들을 직접 훈련시켜 어느 정도 리더로 양육되었다고 판단되면 그를 필요에 따라 새로 개척한 교회의 사역을 맡기기도 한다. 실제로 오순절 계통의 교회에서는 훈련을 받은 평신도 사역자들이 '목사'대접을 받으며 교회 사역을 한다. 그러나 선교사 자신의 제자 훈련만으로는 성숙하고 책임있는 사역자로 양성할 수 없기에 많은 선교사들이 자신이 세운 교회리더를 다른 교단이나 다른 선교사가 운영하는 신학교로 보내 지도자로 양성한다. 그런데 다른 교단의 신학교에 보낼 경우 자기와의 동역 관계가 약화될 염려가 있다. 그래서 어떤 선교사는 교회를 개척하면서 자신이 직접 신학교를 세우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교회개척 사역과 함께 신학교를 운영하는 것에 따른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파라과이의 선교환경에서는 타교단과의 동역이 쉽지 않다. 또한 파라과이처럼 장로교회가 그리 많지 않은 나라에서 장로교단의 신학교를 세우는 것도 쉽지 않다. 교회가 적어 신학교로 보낼 학생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파라과이에 장로교 선교사가 세운 신학교가 세 곳이 있는데 그 중 두 곳은 초교파 신학교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한 곳은 교단의 색채를 가진 신학교인데 이 신학교가 파라과이 장로교신학교이다. 이 학교는 지금 파라과이에 파송돼 있는 7개 교단의 선교사들이 연합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처음 이 신학교는 1985년 남미한인교회(박태종 목사)에서 시작되었다, 1986년 아순시온교회(김재창목사)와 연합으로 운영하다가 1987년 남미한인교회가 운영에서 손을 뗀 후, 1991년 신학교 명칭을 파라과이 개혁장로교신학교로 바꾸고 아순시온교회와 합동, 고신, 미주합동 등 세 교단의 선교사들이 연합으로 20년간 운영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 2006년 여러가지 상황과 필요에 의해 7개 장로교단 선교사들은 하나의 장로교 신학교를 세우기로 결의하고 파라과이 장로교신학교로 개명했다.

본 교단의 파라과이 장로교통합선교부에서는 장로교신학교를 연합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브라질장로교회와 연합해 2006년 8월에 독자적인 신학교를 설립하기로 합의하고 준비해오고 있었는데 개혁장로교신학교측에서 통합선교부에 같이 신학교를 운영할 것을 제의해왔다. 이에 본교단 선교사들은 기도하면서 파라과이 장로교의 발전을 위해서 하나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추진해오던 신학교 설립 계획을 백지화해 신학교 운영에 같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본교단의 참여를 계기로 파라과이에 있는 모든 장로교 선교사들에게도 동참의 문을 열어 같은해 4월 18일에 하나의 파라과이 장로교신학교가 세워졌다.

다른 교단보다 출발이 늦었던 파라과이 장로교는 소수 교단으로서 선교사들의 연합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에서 하나의 신학교를 운영하게 되었다는 것은 파라과이 장로교 발전을 위해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에 와서 보면 교단간의 신학의 차이로 인한 갈등, 교단 이기주의, 연합 사역으로 인한 주인의식의 결여 등으로 인해 연합 사역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일어나는 것을 숨길 수 없다. 지금까지 이 신학교는 학생들의 수업료와(학생들의 수업료도 대부분 선교사들이 지원해 준다. 그래야 이들이 신학교에 다닐 수 있다) 선교사 이사들의 일반 회비(1인당 1백달러)와 특별회비 그리고 현지 한인교회 및 현지인 교회의 특별 헌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필자는 현재 신학교 이사장의 책무를 감당하고 있는데,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신학교를 운영하기가 매우 어려워 한국교회의 후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그리고 현지 선교사들조차도 사역을 감당하기도 벅차하기에 신학교라는 연합 사역을 위해서 몸과 마음과 물질을 투자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결국 연합사역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선교사들만 남게 될지 모른다. 신학교 연합의 성패는 성육신되어 오신 예수님처럼 자신을 비우지 않고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간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이 얼마나 이 땅에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 파라과이 장로교신학교는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귀중한 시험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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