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11월 24일(화) 11:53
서정오/목사ㆍ동숭교회

부산 사직 야구장 앞에 '하기원'이라는 음식점이 있다고 한다. 얼마 전 부산에 다녀온 목사님으로부터 들었는데, 얼마나 콩국수를 맛있게 하는지 손님들이 자리를 잡지 못할 정도였단다.

난데없이 웬 음식점 소개냐 생각할지 모르지만, 음식점 주인의 신앙이 너무도 아름답고 또 그 열매가 귀해서 소개하고 싶었다. '하기원'이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음식점'이라는 뜻인데, 음식점 이름을 이렇게 지은 것부터가 범상치 않다.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복'이란 글자도 없고, 요즘 튀기 위해서 이상한 말들을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이 음식점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기를 기도하면서 '하기원'이라 이름 지었다 한다.

부산은 신앙이 아주 보수적인 교회들이 많은데, 이 분도 음식점을 시작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리고 힘든 것이 '주일성수'였단다. 야구장 바로 앞에 있는 음식점으로 주일 매상이 평일보다 두 배나 넘게 팔리는데, 그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망하면 망하리라'는 각오로 주일에는 무조건 문을 닫아걸었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 집 콩국수를 먹고 싶은 사람들이 주일에는 문을 닫아 못 먹으니까, 토요일에 미리 먹으러 오는데, 토요일 수입이 주일보다 세 배 더 많다는 것이다.

요즘 복음서를 다시 묵상하면서 자꾸 눈에 띄는 구절이 있다. 제자들이 주님을 만난 후, 한결같이 "모든 것을 버려두고 일어나 주님을 쫓았다"는 구절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누가복음 5장에서 시몬이 오랜만에 대박을 터뜨린 그 엄청난 물고기들, 그물이 찢어지고 두 배가 가라앉을 만큼의 엄청난 물고기들, 어느 누구의 글을 보니까, 두 주일을 잡아야 잡힐 수 있는 엄청난 어획량이었다 하는데, 시몬은 그 모든 것을 제쳐 두고 주님 앞에 엎드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나를 떠나소서." 회개하고 있었다는 말씀은 우리의 신앙의 본질을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며칠 전 기독교 윤리실천 운동 바른교회 아카데미가 주최하고 여러 단체가 후원한 2009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세미나가 있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지난 해 보다는 부정적인 수치가 줄어들고 긍정적인 모습들이 보여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하지만, 그러면서도 우리 한국교회가 궁극적으로 의식해야 할 것은 한국사회의 여론이 아니라, 우리 인생을 있는 그대로 판단하시고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회적 시각은 다분히 환경과 조건, 그리고 그들의 가치관이나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그것에 장단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만일 우리가 우리의 본질적인 삶의 자세나, 믿음의 본질을 찾아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며, 교회가 교회다운 모습을 회복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음식점은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 고객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본질이다. 맛 좋고 몸에 좋은 음식을 최고의 서비스로 제공한다면, 개점하는 날짜나 위치에 상관없이 고객들은 몰려들 것이다.

격변하는 세상 한 복판에서 현대인들은 온갖 스트레스와 격무와 오염된 환경과 조건 속에서 방향감각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왜 이토록 피투성이로 달리고 뛰어야 하는지 목적도 이유도 모른 채 뛰고 달리다가 지쳐 있다. 병들어 있다. 당황하고 있다. 그들에게 깊은 산 옹달샘처럼 맑은 영성을 제공해 주기만 한다면, 그들은 결코 하나님의 교회를 멀리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도 위치도 문제가 될 수 없고 어떤 불편도 상관없이 생명수를 마시기 위해 하나님 앞으로 나아올 것이다. 이제 다시 '복'이 아니라 '하기교'(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교회)들이 되도록 본질을 회복해야 하겠다. 그러면, 여론조사가 필요 없는 한국교회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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