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교회, '그리스도의 몸', '교인들의 어머니'

(25) 교회, '그리스도의 몸', '교인들의 어머니'

[ 칼빈탄생5백주년 특집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7월 23일(목) 11:00

칼빈은 교회를 우리의 어머니라고 불렀다. 칼빈은 이 어머니가 "우리를 태속에 품고 낳고 그의 가슴 속에서 우리를 기르고 마침내 우리가 가사적인 육체를 벗고 천사들처럼 될 때까지(마 22:30) 그의 지킴과 지도 아래 우리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생명으로 들어갈 다른 길이 없다"라고 말하였다. 우리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나며 어머니의 가슴 속에서 자라난다. 이와 꼭 마찬가지로 우리는 교회에서 새 사람으로 태어나며 교회 안에서 날마다 신앙이 자라나고 거룩해진다고 칼빈은 본 것이었다.
 
그래서 칼빈은 이사야 49장7절을 주석하면서 "그런 위대한 복음의 참여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스라엘, 즉 교회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그것 밖에는 구원도 진리도 있을 수 없다"고 말하였다. 또한 그는 '기독교 강요'에서는 교회의 품을 떠나서는 "우리는 죄의 용서나 구원을 받기를 희망할 수 없다"라고 말하였다. 칼빈이 교회 밖에 구원이 없다고 말하였지만 그것은 교회가 그 자체로 구원의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시고 교회의 두 가지 표지인 말씀과 성례를 통해 구원하시는데, 이런 하나님의 구원의 방편에 참여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구원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칼빈은 교회를 신자들의 어머니로 묘사하기도 하지만, 또한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교회는' 가톨릭적 혹은 보편적이라고 말해진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가 나누이지 않는다면 - 그것은 일어날 수 없다 - 둘 혹은 세 '교회가' 나타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선택한 모든 자들이 그리스도 안에 연합하여, 한 머리에 의존한 것처럼 한 몸을 형성하며, 몸의 지체들처럼 연합되고 결합된다"고 칼빈은 말하였다.
 
칼빈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보았기 때문에 교회의 일치를 강조하고 분열을 정죄하였다. 칼빈에 의하면 하나님께서 교회 안에서 구속 활동을 하는 두 방편은 말씀과 성례이다. 그러므로 말씀이 순수하게 전파되고 성례가 바르게 집행되면 하나님의 교회가 존재한다. 칼빈은 삶의 순수성의 문제로 분리해 나가는 것도 잘못이지만 교리에 다소 불순성이 개입된다 하더라도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더욱이 교리들에 있어서나 성례들의 집행에 있어서 어떤 잘못들이 들어올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를 교회내의 교제로부터 분리시켜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참된 교리의 모든 조항들이 동일한 종류에 속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것들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것으로서 모든 사람들은 그것들을 종교의 고유한 원칙들로 확정하고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것들은 하나님이 한 분이라는 것, 그리스도는 하나님이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 우리에게 있어서 구원은 하나님의 자비에 의존해 있다는 것 등이다." 칼빈에 의하면 교리들 가운데 본질적인 것이 있고 비본질적인 것이 있다.
 
그런 본질적인 것이 부정되면 참된 교회일 수가 없다. 그러나 "교회들 중에는 신앙의 일치를 깨뜨리지 않는, 논쟁이 되는 다른 것들이 있다." 즉, 비본질적인 것들이 있다. 칼빈은 빌립보서 3장15절을 인용하고 나서 "이것은 이런 비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불일치가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분열의 자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지적해 주지 않는가?"라고 말하였다. 환언하면 칼빈에게는 본질적인 교리들과 비본질적인 교리들에 대한 구별이 있다. 그리고 비본질적인 교리들이 다르다고 해서 교회를 분열시키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
 
칼빈은 이런 본질적인 교리들 이외에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는 의견의 차이를 인정하였다. 칼빈에게 있어서는 비본질적인 교리의 차이 문제보다는 교회의 일치 문제가 더 중요한 관심사였다고 할 수 있다. 칼빈은 영국교회의 대주교인 크랜머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 교회의 일치를 논하는 자리라면 - "그것은 내게 대단히 중요하므로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일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열 개의 바다라도 건너가기를 싫어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칼빈은 루터보다는 26년, 츠빙글리보다는 25년 후에 태어난 종교 개혁의 2세대였다. 칼빈이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이미 루터파, 츠빙글리파, 영국 국교회 등이 나누어져 있었다. 칼빈은 이렇게 나누어진 교회들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일종의 세계적 교회 연합체를 구성하려고 하였다. 그런 점에서 칼빈은 교회 일치 운동의 선구자였다.
 
하나님은 말씀과 성례라는 두 방편에 의해 성도들을 양육하신다. 그런데 하나님이 직접 양육하시는 것이 아니라 사역자들을 통해서 양육하신다. 그래서 하나님은 교회에 네 직임자들을 세우셨다. 첫째는 목사이다. 목사의 직임은 공적으로, 사적으로 가르치고 훈계하고, 권면하고, 책망하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과 성례를 집례하는 것과 장로들 및 동역자들과 함께 형제로서의 교정을 하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 혼란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아무도 부름이 없이는 이 직책을 맡을 수 없다. 부름에는 두 가지, 즉 내적 부름과 외적 부름이 있다. 내적 부름은 목사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의식하는 것으로 본인 이외에 아무도 그가 하나님으로부터 부름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을 참으로 두려워하며 교회를 세우려는 욕구가 있는지를 봄으로써 그의 내적 부름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외적 부름은 교회가 목사로 부르는 것인데 여기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즉, 건전한 교리와 거룩한 삶을 구비했는가 하는 것이다. 칼빈은 성서에서는 감독과 목사가 같은 직임을 가리킨다고 보았기 때문에 감독 제도를 폐지하였다.
 
교회의 두 번째 직임은 교사이다. 그런데 "교사들의 고유한 직임은 복음의 순수성이 무지나 유해한 견해들에 의해 부패되지 않도록 건전한 교리로 신자들을 교육하는 것이다." 칼빈은 교사의 직임을 중시함과 함께 교회의 교육적 기능을 강조하였다. 그는 제네바 교회의 교리 문답 서문에서 교회는 항상 아동들을 기독교 교리 안에서 바르게 교육하는 일을 힘써 행해 왔으나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이것을 전복시켰다고 비판하고 교회 교육의 회복을 강조한다. 교리문답 3백8항에서 목사가 "그리스도인은 자기 목사로부터 한 번 교육을 받는 것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평생 동안 이 과정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묻고 아동은 "계속하지 않는다면 시작한 것으로 별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혹은 더 낫게 말해 끝없이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여기서 칼빈은 평생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교회의 세 번째 직임은 장로이다. 그런데 "그들의 직임은 모든 사람의 삶을 감독하고, 잘못되거나 무질서한 삶을 사는 자들을 보았을 때 다정하게 훈계하고 그리고 필요한 경우, 형제로서의 교정을 위해 파송될 회합에 보고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형제로서 교정을 하는 것이다."
 
교회의 네 번째 직임은 집사이다. 집사에는 두 종류가 있다. "초대 교회에는 항상 두 종류가 있었는데, 하나는 불우한 자들을 위한 물질을 받아 나누어 주고 보관했는데, 매일의 구제금뿐만 아니라 재산, 세, 연금 등도 맡았다. 다른 하나는 병자들을 보살피고 간호하며 불우한 자들을 위한 구제품을 관리했다." 중세 교회에서는 '데콘'(deacon)이 사제 수련을 받는 부제(副祭)였다. 그러나 칼빈은 성서 연구에 근거하여 사회사업가로서의 'deacon'의 역할을 회복하였다. 칼빈은 교회 안에 집사직을 둠과 동시에 교회 예산의 적어도 절반은 가난한 자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칼빈은 교회는 교리를 제정하는 교리 제정권, 법을 만드는 입법권, 법에 따라 치리하는 사법권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런 권한은 항상 하나님의 말씀에 그 근거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양 호
▲연세대 신과대학장 겸 연합신학대학원장
▲연세대(신학사, 신학박사)
▲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신학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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