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온전한 인권ㆍ자유' 있을 날 올 것인가?

이란에 '온전한 인권ㆍ자유' 있을 날 올 것인가?

[ 선교 ] 최근 발생한 '이란 대선 사태'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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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24일(수) 15:04

이만석/이란인교회 목사ㆍ총회 본부선교사

지난 6월 12일 이란 이슬람 혁명 후 열 번째 대통령을 선출하는 국민투표가 있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4명의 대선 후보들이 정견발표를 할 때 타 후보를 비난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었기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일찍부터 감지됐다.

선거 후 뚜껑을 열어보니 오래 전 8년 동안 국무총리를 지냈으나 수년간 정계를 떠났던 미르호세인 무사비(Mir Hossein Mousavi)가 재선을 노리는 전직 대통령 아하마디 네젓(Ahamadi Nejad)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현직 아하마디 네젓이 63%의 득표로 34%에 그친 미르호세인 무사비를 누르고 재선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 3일 안에 발표하던 이란의 최고지도자 허메네이(Khamenei)의 추인이 이례적으로 즉시 발표됐다.

이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즉각 반발했고 아하마디 네젓은 발 빠르게 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온 세계에 자신의 재선을 알렸다. 그러나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시위가 잇따라 일어나고 강경진압 과정에서 7명의 시위대가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분노한 시민들의 구호는 '내 표는 어디 갔나?'이다. 시간이 지나도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최고지도자 허메네이는 '일부 재검표'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양보했다. 그러나 일부 재검표로 분노한 국민들을 진정시킬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나버렸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한 이란 정부는 핸드폰과 문자 메시지를 불통시켰다. 골목마다 뒤지며 위성방송 안테나를 강제 수거했으며, 주요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하고 외신기자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테헤란대학교의 철문은 용접했으며 중무장한 경찰들은 곤봉을 휘두르며 최루가스들을 쏘아대고 있다. 피투성이가 돼 뒹구는 부상자들이 속출했으나 시위대는 해산되지 않고 수가 증가되며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국민들의 요구는 '재검표'에서 '선거 무효'로 바뀌었다. 대선 후보 중 한 사람이었던 모흐센 레자이는 투표율이 95-140%가 되는 선거구 1백70 곳의 목록을 제출하면서 부정선거 조사를 촉구했다.(테헤란AFP^연합뉴스 6월19일)

이에 선거 후 처음 열렸던 테헤란대학에서의 정기 금요집회에서 이란의 최고지도자 허메네이는 대선 후폭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역사적 성명을 발표했다. 참고로 이란의 최고지도자(Supreme Leader)라는 직책은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의 권력을 다 합친 것보다 더 강하며 그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지는 것이 없고, 심지어는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가 된 법안이더라도 그의 명령 한 마디면 원천 무효가 가능하며,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더라도 그의 명령으로 석방시킬 수 있으며 그의 추인이 없으면 대통령도 취임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절대 권력자이며 그의 권력은 이란 뿐 아니라 전 세계 시야(Shiah) 이슬람권을 대표하는 최고 결정권자이다.

그런 엄청난 권력을 쥔 최고지도자 허메네이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연설한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선거는 공정했다 △85%의 투표율을 보인 것은 이 정권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는 이슬람식 민주정치의 영광스런 승리다 △아하마디 네젓은 대내외 정책이 나와 일치하며 국민들은 바른 선택을 했다 △이제 충분히 참았으니까 그만해라. 만일 계속한다면 더 이상 말로 하지 않겠다 △소란을 피우다 죽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위의 대가를 치른 것이다 △나는 이슬람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 △나는 가냘픈 목숨 하나와 불구가 된 몸뚱이 하나를 가지고 있다. 최소한의 체면이 있다면 백성들로부터 받은 체면뿐이다. 이 말을 할 때 그는 흐느꼈다 그러면서 '미친놈들(Ahamagh)'이라는 말이 그의 입에서 터져 나왔을 때 모두가 깜짝 놀랐다.

예상치 않았던 최고지도자의 눈물과 강연 도중의 욕설을 들은 지지자들은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계속 외치면서 강연을 끝냈다. 요약해 보면 결국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강경진압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맘 호메이니 묘역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를 무사비 진영의 행위로 몰아가고자 했으나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했고 시위는 계속됐다. 소문에 의하면 자살폭탄 테러범들이 무사비 지지자로 변장을 하여 시위대원들 중에 섞여 있다가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는 섬뜩한 소식도 들렸다.

그러나 강연 내용을 들은 무사비는 이에 위축되지 않고 이제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섰다며 평화시위를 계속하자고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이란에서 오는 소식들을 들으면 이는 관영 매스컴이 주장하는 대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간헐적인 시위가 아니라 죽음을 무릅쓴 이란 국민들의 전국적인 시위라고 한다.

이란 내부 뿐 아니라 해외에 흩어져 있는 각국의 이란 대사관 앞에서 '이란의 자유'를 외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한국과 이란의 월드컵 예선전이 있었는데 전세계 매스컴이 몰려올 것을 예상한 주한 이란인들은 기습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시위가 길어진다면 이란 국민들의 요구가 '이슬람식 통치 체제 거부'를 통해 '온전한 인권과 자유'를 요구하는 선까지 가는 것이 아닐까 상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슬람 체제를 옹호하고자 하는 무사비가 그런 길로 들어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일 거기까지 간다면 이슬람 체제수호를 위해 무자비한 집단 학살도 전혀 배제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주전 5세기 인류 최초로 국적과 언어와 피부색과 성별과 종교를 구분하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완벽한 인권선언문을 발표해 역사의 칭송을 받고 있는 고레스 대왕(Cyrus the Great B.C. 559-529)의 후손인 이란 사람들이 이런 일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이제 하나님만이 이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도하는 것 뿐이다.아래 제목들을 놓고 이란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너무 오랜 시간을 끌어 무고한 희생자들이 더 나오지 않도록
△이란 국민들의 인권과 자유가 보장될 수 있도록
△상처받은 사람들이 속히 치유될 수 있도록
△근시안적인 처방이 아니라 장래를 바라보고 근본적인 해결이 되도록
△이번 사태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합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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