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홍역'의 교훈

'워낭소리 홍역'의 교훈

[ 기자수첩 ]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5월 19일(화) 17:02

2백9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삶의 소중한 무언가를 일깨워준 워낭소리. 하지만 흥행이 남긴 것은 사생활 침해와 자녀들에 대한 비난의 시선이었다.

경북도청은 최근 '봉화 워낭소리'를 관광상품화 하며 주말테마여행 프로그램에 추가했다. 안그래도 개봉 후부터 영화 촬영지인 경북 봉화군 하눌리에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인데, 앞으로 더 몰릴 기세다. 관광객들이 몰려가 소무덤을 파헤치는가 하면 영화 주인공 최원균 이삼순씨의 집에 불쑥 찾아가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자녀들에게는 늙은 부모를 고생시키니 불효자라는 네티즌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급기야 직장이나 거래처까지 이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고 한다.

이처럼 일반인이 유명세로 인해 홍역을 치르는 일은 처음이 아니다. 영화 '집으로'의 주인공 김을분할머니는 관광객들의 지나친 관심에 일평생 살아온 집을 떠나 타지로 거처를 옮겼고, '맨발의 기봉이'의 엄기봉씨 또한 고향을 떠났다가 올초 다시 돌아왔다.

기독교 다큐멘터리 영화 '소명'이 흥행하며 주인공인 강명관선교사에 대한 관심이 교계 내 무서울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안질환 치료를 위해 잠시 귀국했던 틈을 타 각종 언론에선 인터뷰 요청이 끊이지 않았고, 길거리에는 벌써 그를 알아보며 인사를 건네오는 인파들로 넘쳐났다. 다행히도 그를 만나러 3일간 비행기와 선박을 이용해 아마존까지 찾아가는 '용감무쌍한' 관객은 없겠지만, 하나님 안에서 온전히 헌신하려는 강 선교사의 사역이 행여나 피해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인터뷰 중 그는 선교사들을 만났을 때 따뜻하게 맞아주고 친구처럼 격려해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워낭소리 홍역'의 교훈을 기억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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