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하나될 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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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빈탄생5백주년 특집 ] ⑮칼빈의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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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4월 30일(목) 09:25

칼빈의 저작 가운데 중요한 것은 '기독교강요'와 '칼빈 주석'인데, 그 중 그의 윤리사상에 대한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 책은 '기독교강요'이다. 그의 윤리사상을 다루면서, 크게 3가지의 과제로 나누어 살피려 한다. 선(good)의 문제, 법(law)의 문제와 덕(virtue)의 문제이다. 선의 과제는 우리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덕의 문제는 도덕적 행위자의 인격적 준비에 대해 다루며, 법의 문제는 한 상황에서 도덕적 규범을 적용하는 문제를 기술한다.

선의 문제
칼빈도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을 선으로 보았다. 그는 인간의 참된 행복이 세상적이며 감각적인 것에서 도출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세상적 부요, 권력, 명예 등은 다 헛된 것이다. 행복된 삶은 미래의 영원한 세계에서 성취된다. 오늘의 삶은 순례적 삶일 뿐이다. 행복된 삶은 하나님과의 하나 됨에서만 가능하다. 그 하나님에 대한 응답은 우리의 개인적인 삶의 영역과 사회적인 삶의 영역에서의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을 포함한다. 우리는 하나님께 영광을 드림으로써 행복하게 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은총에 우리가 응답할 때 우리는 그에게 영광을 돌리게 된다.

그러면 이 지복의 삶(the beatific life)을 어떻게 알고 가질 수 있는가? 이 지복의 삶은 오직 계시와 신앙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우리의 이성은 타락 후 심각히 훼손되었기 때문이다. 그 같은 하나님과의 하나됨은 우리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와 같이 칼빈은 성부 하나님 중심의 윤리사상을 전개한 토마스 아퀴나스와는 달리, 성자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Christocentric) 윤리사상을 말하고 있다.

법의 문제
그는 율법의 세 가지 사용에 대해 말한다. 제 1사용은 신학적 사용(usus theologicus)으로 죄를 고발하는 것으로서의 영적 사용(usus spiritualis)이다. 제 2사용은 정치적 사용(usus legis politicus)으로, 악인으로부터의 공동체 보호 유지하며 죄를 억지함으로, 악인들로 하여금 벌이 무서워서 악을 행치 않게 한다. 제3사용(usus legis tertius)은 적극적 사용으로 죄를 고발하거나 억지하는 것으로서의 소극적인 사용이 아니라, 선을 권면하는 기능으로서의 적극적인 사용을 언급한다. 칼빈은 특히 율법의 1, 2 사용뿐 아니라 율법의 제 3사용도 강조하였다.

칼빈은 자연법을 "인간을 창조할 때 인간의 마음속에 새겨놓은 내면적인 법"으로 정의한다. 죄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는 어느 정도 이성과 양심의 파편이 있다고 그는 말하였다.

하지만 자연을 통해 우리는 신 인식 및 신의 법을 간여할 수 있는 가능성(possibility)은 있으나 실재성(reality)은 없다고 말하였다. 타락 후엔 이 자연법이 희미해져, 정당히 고려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을 주신 이유는 우리가 나중에 핑계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자연법의 가능성이 인정되어야, 인간에게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법을 자기 안에서 들려주는 양심은, 인간에게 올바른 삶에 대한 충분한 지시를 하지 못한다. 성경의 계시를 통해 우리의 양심에 새롭게 되어야 자연법이 올바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 자연법의 모습이 십계명으로 나타났다고 하였다. 우리는 자연법을 나타낸 십계명을 통해, 자연법의 내용을 바르게 읽게 되는 것이다.

덕의 문제
칼빈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에 의해 인간이 의롭다 여김을 받기 전까지 그에게서 어떠한 선행도 기대할 수 없다고 하였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화목이 바르게 이루어지기까지는 어떠한 마음도 옳지 않으며, 중생하지 않은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어떤 행함도 선이 아니라는 것이 칼빈의 확신이었다. "인간의 행함이 아무리 아름답고 훌륭하게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그런 행함이 마음의 생생한 근원에서 연원되지 않는다면 그런 행함은 단순한 외식보다 나은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칼빈은 인간이 변화하는 단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교제(신비적 연합)-중생-믿음으로의 칭의-회개(그는 회개를 본질적으로 마음의 문제로 보았다.)-성화(선행)-영화이다. 그는 하나님과의 관계로서의 수직적 경건이 먼저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이후 우리의 행동을 변화하게 한다고 말하였다. 칼빈은 마음의 변화의 문제를 기독교인의 삶의 스타일(Christian life style)의 형성으로 설명한다.

먼저 그는 경건(piety, pietas)을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로 보면서, 그 경건을 경외 곧 하나님을 아버지로서 생각함하며 하나님의 아버지로서의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 같은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사랑으로서의 경건은 우리에게 그를 향한 복종과 감사의 마음을 생기게 한다.

이같은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로서의 경건은 먼저 기독교적 삶의 스타일을 형성하게 한다. 칼빈은 그 기독교적 삶의 스타일을 자기부인, 십자가를 짊, 순례적 삶의 세 가지로 설명한다. 이에 있어 자기부인은 십자가를 지는 것과 연결되는 것으로, 위 세 가지를 자기부인과 순례적 삶으로 요약할 수도 있겠다.

자기부인은 일면에서는 죽임(mortification)을 다른 한 편으로는 갱생(vivification)을 의미한다. 그것은 자기중심성의 죽임과 동시에 이웃사랑을 위해 다시 사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선 자기의 욕심을 버리는 것이 자기부인의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십자가는 우리가 받는 고난을 의미한다. 그것엔 훈련, 징계, 핍박의 세 요소가 있다. 십자가 또한 부활이다. 고난은 우리에게 겸손 및 순종과 인내를 가르친다. 내세에 대한 묵상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개혁에 눈뜨게 한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에 안주하지 않도록 하며, 이 세상에서의 고난을 이기게 한다. 이 같은 기독교인의 3가지 삶의 자세는 우리로 하여금 선을 행하게 하는 동인이 된다.

칼빈의 사회윤리 상의 공헌
칼빈의 사상은 그간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서구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두 이념이 모두 칼빈의 사상에서 유래하였다는 주장도 있다. 유명한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는 그의 책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서구 자본주의가 칼빈주의의 금욕주의 정신에서 유래하는 것임을 입증하려 하였다. 또한 서구 시민민주주의 정치체계, 그것의 사상적 기반인 로크와 루소 등의 자연권사상 및 근대의 시민혁명이 칼빈의 신학과 연관된다는 견해들도 있다. 하지만 칼빈의 사상을 이러한 이념들과 직접 연결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그들 사이에 내용적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 정도로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노영상
▲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윤리학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T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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