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통일의 징검다리 될 '독도' 수호, 교회가 앞장

민족통일의 징검다리 될 '독도' 수호, 교회가 앞장

[ 교계 ] 독도 영토수호대책위원회 '이슈 현장'을 가다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3월 11일(수) 12:41

   
▲ 좌로부터 김중원목사(울릉동광교회), 김성도이장(독도리), 김의환목사(독도영토수호대책위 서기·포항연일교회), 임종훈목사(남양제일교회). /사진 정보미기자
【독도=정보미기자】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온국민의 염원과 애틋한 사랑이 담겨있는 독도.

9일 오후 2시경, 울릉도에서 독도로 출항하는 한겨레호에 몸을 실었다. 독도를 빨리 만나보고픈 마음을 눈치챘는지 쾌속정이 물살을 시원스레 가르며 속도를 더 높였다.

선박의 차창밖으로 푸른 망망대해가 펼쳐졌고 한시간 여가 지나자 그토록 염원하던 독도가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독도를 처음 본 순간의 감흥은 과히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모자랄 만큼 황홀했다. 그리고 아름다웠다. 깎아내린듯 가파른 절벽과 차가운 돌덩어리가 이토록 반가울 수가. 대한민국 국민임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독도운항은 3월부터 재개됐다. 때문에 이날도 관광객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배가 독도의 동도 선착장에 접안하자 "끼룩-" 괭이갈매기의 고향답게 정겨운 새 울음소리부터 들려온다. 2백여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저마다 탄성을 지르며 약속이나 한듯 "독도다"라고 일제히 외쳤다. 그간 일본의 억지주장에 누르고만 있었던 화를 토해내는 듯 했다. 챙겨온 태극기를 가방에서 주섬주섬 꺼내는 이들도 보였다. 그 태극기는 이리저리 관광객들의 손에 들리며 인기만점의 매력을 발휘했다.

배에서 내리자 '뱃사람' 답게 굵은 주름과 검게 그을린 얼굴의 한 노인이 아는체를 한다. 그는 아내 김신열씨와 함께 독도에 거주하는 유일한 민간인 김성도이장(70세)이었다. 어느덧 독도의 상징적 인물이 되어버린 그를 만나보고자 쾌속정 안에서 미리 연락을 취해놓은 터였다. 김 이장은 현재 서도 어업인숙소에 머물고 있다. 서도는 동도와는 1백50m가량 떨어져 있다. 때문에 동도로 나오려면 보트이용이 필수다. 이날은 기자와 일행을 만나기 위해 부러 나왔다.

어부인 그는 독도와 인연을 맺은지 40년이 지났다고 했다. 처음에는 고기를 잡기 위해 울릉도를 왕래하며 독도 어업인 숙소를 찾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예 눌러앉았다. 정확한 년도를 묻자 그는 하도 오래되서 기억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독도를 "기가막힌 자리"라고 평가했다. 수려한 아름다움과 지형적 조건, 풍부한 물적자원 등을 제외한다손 치더라도 '우리땅'이라는 사실 자체가 강한 자긍심을 안겨준다는 표현같았다.

"독도는 다녀간 사람만이 그 진가를 알아요. 일본인은 여기 선착장에 내리지도 못해요." 이제 교회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려 한다고 운을 떼니 "인제 하면 뭐해. 일본서 떠들면 하고" 라고 일침을 놓는다. 하지만 내심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서글서글한 미소를 띠며 독도 수호 운동에 많이 애써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날 독도 방문에는 제93회 총회서 만들어진 독도영토수호대책위원회(위원장:김태영) 서기 김의환목사(포항연일교회)와 울릉도선교백주년위원회 위원장 김중원목사(울릉동광교회), 울릉도선교백년사 분과위원장 임종훈목사(남양제일교회)가 동행했다. 이들 '독도방문단'은 독도의 몸체에 손을 얹고 잠시나마 주님께 기도를 올렸다.

"주님이 주신 우리 땅입니다. 언제나 이 땅을 지켜주소서."

독도경비대원 이기용일경(늘푸른교회 출석)은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라 그런지 하나님의 사랑을 더욱 느낄 수 있다"면서 독도 수호를 위해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현재 동도에는 40여 명의 경비대원들이 두 달에 한 번씩 근무를 교대하며 보초를 서고 있고, 길 잃은 오징어잡이 배들을 안전하게 비춰주는 등대지킴이가 있다. 또 서도에는 어업인숙소 및 독도관리사무소가 자리해 있다.

관광객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30분. '일평생 내 독도 땅만은 한번 밟고 가리라'며 굳은 의지로 이곳까지 찾아온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였다. 그래서인지 돌아나오는 길에 자꾸만 눈에 밟혀 독도가 보이는 창가쪽으로 다시 달려갔다. 여전히 위풍당당한 자세로 늠름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배가 멀어질수록 3개의 큼지막한 봉우리로 나뉘어져 있던 독도가 점점 하나의 모습으로 합쳐졌다. 나중에는 돌 기둥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혼연일체를 이뤘다. 마치 분열된 조국이 하나가 된 것처럼….

최근 북한도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영토를 사수하기 위한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만약 남한과 북한의 독도 수호운동이 장차 민족통일의 초석이 된다면 어떨까? 게다가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한국교회가 한다면? 생각만해도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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