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단순구호 보다 주거 지원 원한다

노숙인, 단순구호 보다 주거 지원 원한다

[ 교계 ] 전국 노숙인 실태조사 발표, 교회간 지원 네트워크 필요성 대두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3월 03일(화) 18:34

   
▲ 한국교회봉사단 주최로 열린 노숙인실태조사 발표 및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이 결과 분석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정보미기자
1997년 IMF 경제위기 당시 사회 선교 과제로 급부상했던 노숙인 문제가 최근 경기침체와 금융한파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한국교회는 지난 10여 년간 쉼터, 무료급식, 의료진료 등 노숙인들을 돌보기 위한 갖가지 사역을 펼쳐왔다.

하지만 노숙인 지원 교회 및 민간단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며 한 곳으로만 지원이 몰리거나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단적인 예로 서울역에만 16개의 노숙인 지원단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리급식을 실내로 바꾸고 노숙인 지원체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중복지원을 줄이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5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교회봉사단(대표회장:김삼환 단장:오정현)과 서울시노숙인복지시설협회 주최로 전국 노숙인 실태조사 발표 및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사회복지전문가 및 노숙인 지원 단체 실무자들이 참석한 토론회에서는 기독교 노숙인시설 연합체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기독교 노숙인 선교협력과 방향 모색'을 주제로 발제한 이봉재교수(서울신학대학교)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노숙인 복지에 참여하고 있는 교회들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할 것"을 주문하며, 노숙인 욕구에 부합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행할 것을 지적했다.

또한 시간과 형편을 고려한 수요자 중심의 급식 제공과 풍부한 물적자원을 활용해 대형교회들이 주거지원사업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노숙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 2월 현재 전국 67개 쉼터와 11개 상담보호센터를 통해 조사된 노숙인은 총 5천4백6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2년전(4,544명)보다 9백19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노숙인들은 주로 서울역과 용산역 인근(52.8%)에서 무료급식을 이용하고 있었다.

또 하루 평균 두 끼(57.2%)를 먹으며, 단순구호 보다 주거 및 자활 지원(79.6%)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쉼터 입소를 꺼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입출입 및 기상취침시간의 제한(33.3%)을 가장 우선으로 꼽았으며, 쉼터 내 개인공간의 부족(27%)과 종교활동 강요(13.2%)라는 답변도 나왔다.

경기 양평에서 노숙인 자활쉼터 '해돋는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김원일목사(신생교회)는 "오랫동안 준법정신 없이 자유분방한 생활에 노출되어온 노숙인들은 최소한도의 규칙 없이는 원래대로의 생활로 돌아가기 쉽상이다"면서 "음주문제를 해결하고 쉼터의 다른 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규범이나 제약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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