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하지 않는 일'하는 들무새교회 이야기

'남이 하지 않는 일'하는 들무새교회 이야기

[ 교단 ] "이런 곳에 예수님 계실 것" 장신대 신임총장 장영일교수 위로차 방문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1월 18일(일) 23:00

"아 하나님의 은혜로 이 쓸데 없는자 왜 구속하여 주는지 난 알 수 없도다~"

18일 서울 노원구 상계2동 들무새교회(김홍기목사 시무). 4층 교회 예배실 문을 열자 익숙한 찬양 멜로디가 흘렀다. 30명이 채 안되는 교회 본당에는 사람들이 듬성듬성 앉아 있었다. 교인 대부분은 흰머리 수북한 노인들이었다. 순우리말로 '몸을 던져 남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란 뜻의 들무새교회. 이날 장신대 신임총장 장영일교수(구약학)가 추운 겨울을 힘겹게 나고 있을 들무새공동체 쉼터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방문했다. 들무새공동체는 노숙인들에게 식사 및 잠자리를 제공하고 갱생의 삶을 걷게 해주는 노숙인 자활공동체다.

"얼마나 고생이 많으세요." 한 노인의 손을 부둥켜 잡고 장 교수가 위로의 말을 건네자 건너편에서 금새 눈물이 고였다. "제자를 통해 4개월 전쯤 알게 됐습니다. 여기는 소리없이 빛도없이 약자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입니다. 이런 곳이 바로 예수님께서 계신곳이죠."

장 교수의 제자라는 김현수목사는 들무새공동체 대표 김홍기목사의 일을 도우려 신대원시절 휴학까지 감행했다. 작년 추석, 쉼터에 "쌀이 떨어졌다"는 제자의 애달픈 목소리를 듣고 스승으로서 가만있을 수가 없었다. 당장 후원을 작정했다. 들무새공동체는 당시 장 교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이날 장 교수는 들무새교회 저녁예배에 참석해 '찬양의 기쁨과 능력'을 주제로 설교를 전했다. 그는 "두 사람 이상 목소리 높여 찬양하는 곳엔 하나님이 계시다"고 운을 뗀 뒤 "하나님께서는 양을 치던 목동으로 볼품없던 다윗의 찬양을 받으시고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게 하셨다"면서 역경가운데서도 하나님을 믿고 찬양할 것을 권면했다.

담임 김홍기목사는 "교수님의 방문 자체가 우리에겐 큰 위로이자 선물"이라면서 "이곳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곳"이라고 전했다. 김 목사는 지난 2001년 들무새공동체를 세우며 노숙인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허름한 빌딩의 4층에 교회를 세우고 한 켠을 막아 임시 숙소를 시작하던 것이 이제는 5층과 옥탑에 방을 따로 마련해 20여 명의 식구들과 생활하고 있다. 또 쉼터 식구들의 건강과 자립을 위해 서울장신대 신학생 8명으로 구성된 기도팀이 중보기도로 돕고 있다.

김 목사는 "노숙인들이 스스로 자기 보금자리를 찾고 새 삶을 찾는 것"이 소원이다. 알콜중독자로 쉼터에 입소했다가 지금은 인근 임대아파트에 거처를 얻어 자활에 성공한 6가정이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했다. 근처 독거노인들에게는 매일 세끼 도시락지원에 나선다.

들무새공동체는 △노숙가족복지관 알콜중독치료 센터 건립 △재생 자활 자립위한 공동체 일터 운영 △청소년 대안공동체 설립 등의 비전을 갖고 있다. 또 특수선교에 관심있는 일꾼들을 보내달라며 기도중이다.  

"서울 시내에만 노숙인이 6천명쯤 돼요. 종교단체에서 이들을 동등한 가족으로 생각하고 돕는다면 충분히 자립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문제는 이들에게 다가가 얼마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김 목사에게 그들은 도와야 할 대상만이 아닌 '가족'이다.

경제한파가 불어닥치며 공동체 살림도 어려워졌다. 몇 안되던 소액 후원자도 절반으로 줄었다. 당장 오늘 내일 먹을거리부터 걱정이다. 장 교수는 "예수님의 정신을 구현하려는 공동체 가운데 하나로 어려운 형편에서도 항상 즐겁게 일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후원을 독려했다. ☎02)933-1007 (후원계좌:국민 849-01-0032-464 예금주 들무새공동체 김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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